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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도밍고와 카레라스에 대한 진실 (The True Story of Two Tenors)

by 만술[ME] 2011. 3. 25.
플라치도 도밍고(Placido Domingo)의 공식적 70세를 기념하는 해를 맞아 개인적으로 도밍고의 음악을 들으며 이런 저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도밍고와 카레라스(Carreras)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시작되어 책에도 실린 내용이라는데 "두 테너에 얽힌 진실"(The True Story of Two Tenors)이란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이글은 함께 노래를 불러 전세계를 감동시켰던, Luciano Pavarotti, Placido Domingo, 그리고 Jose Carreras 세 사람 중, 뒤의 두 사람에 대한 실화이다.

카타로니아지역 사람들이 스페인을 다스렸던 마드리드지역 사람들로 부터 자치권을 쟁취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두 지역출신이 적대관계가 된것은 잘 알려져있다.  그래서 마드리드지역 출신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카타로니아 지역 출신인 호세 카레라스도 이러한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1984년에 앙숙이 되었다.

그들이 각각 대단히 유명해지고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노래하게 되자, 그들은  서로가 상대방이 초빙되지 않았을 때에만 음악회에 나가기로 약정(約定)하였다.
 
1987년, 카레라스는 그의 라이벌 플라시도 도밍고 보다도 더 받아들일 수 없는 적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그의 백혈병과의 투쟁은 고통스러운 것이어서 골수이식과 수혈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매달 미국으로 가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노래를 할 수 없었고, 그는 약간 부유했었지만 미국에서의 치료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그의 재산을 고갈(枯渴)시키고 말았다. 그의 경제적 능력이 바닥났을때, 그는 마드리드에 오직 백혈병 환자만을 위한 재단(財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카레라스는 그 "Hermosa"재단의 후원에 감사하며 투병하고,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다시 재기하였고, 경제적 형편이 나아지게되자 그 재단에 가입하려고 재단의 정관(定款)을 읽고 나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그 재단의 설립자이며 기여자의 리더이고, 또한 이사장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후에, 이 재단이 애당초 그의 치료를 돕고자 설립되었으며, 앙숙인 자기로부터의 도움을 창피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도밍고가 익명(匿名)으로 기부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정점은 마드리드에서의 만남으로, 도밍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카레라스는 도밍고의 연주회를 찾아가 그의 연주회를 중단시키고, 겸손하게 도밍고의 발 아래에 무릎 꿇고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도밍고는 그를 잡아 일으키고 꼭 껴안아, 그들의 위대한 우정의 시발(始發)을 확고히 하였다.
 
플리시도 도밍고는 한 인터뷰에서, 그의 앙숙에게 이익을 주는 것뿐인 "Hermosa재단"을 그때에 설립하게 된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다만 자신의 경쟁자인 다른 예술가를 도우려 한 것" 뿐이라고 대답하였다.

감동적이죠? 무려 이런 저런 책에도 인용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창의력은 없으면서 남의 글 펌질하는 걸 좋아하는 블로거들에 의해 또 인용되어 여기저기 블로그에 떠다니고 있죠.

내용은 정말 그럴듯 합니다. 카레라스는 백혈병에 걸렸고 또 나았습니다. 사실이죠. 카탈로니아는 진짜로 마드리드쪽과는 앙숙이고 언어도 달리 쓸 정도죠. 사실입니다. 주역인 두 테너가 같은 무대에 설 일도 사실 거의 없습니다. 파바로티도 도밍고나 카레라스와 함께 무대에 설 일이 얼마나 자주 있었겠습니까?^^

문제는 나머지는 다 거짓입니다. 도밍고와 카레라스는 카레라스가 백혈병에 걸리기 전부터 친숙한 관계였고, 카레라스가 백혈병 치료를 위해 도밍고의 도움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아예 "Hermosa"라는 재단도 없고 오히려 카레라스가 바로 그런 재단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재단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떠도는 이야기가 거짓임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두 테너에게 이런 뒷이야기가 있다면 얼마나 감동적이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거짓 없이도 세 테너의 공연은 감동적이었고, 도밍고의 무대던 카레라스의 무대건 그들의 예술적 존재감 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입니다. 거짓이 개입할 필요가 없이 말이죠. 이게 바로 두 테너에 대한 진실입니다.

MF[ME]

*사족 : 이제는 테너가 아닌 바리톤인 도밍고 옹이 "리골레토"에서 리골레토를 부르는 것도 모자라 메트에서 그의 데뷔작이던 "라 트라비아타"에서 제르몽을 부르고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백작도 부를 예정이라 하네요. 도밍고의 바리톤 아리아집이 나올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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