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14년간 와이프와 그리고 저와도 10년 넘게 함께 해왔던 다운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치 못한 몸이었지만 지난 세월 제법 건강하게, 그리고 저희 부부에게 정말 많은 즐거움과 추억을 남겨주고 떠났네요.
같이 키우고 있는 아름이 보다 1년 늦게 태어난 다운이는 흔히 말하는 충무로 출신입니다. 원래 애견을 고를 때는 활발한 녀석을 고르는게 정석이지만, 와이프는 활발하게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하는 아기들 틈에서 한쪽에서 그냥 젖은 눈망울로 와이프를 처다만 보고 있던 다운이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하네요. 데려온지 3일만에 장염에 걸려 거의 죽을뻔 한 것을 어렵게 어렵게 살려낸 뒤, 다운이는 늘 건강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릴 때는 손바닥에 올려 놓을 정도로 작았지만 잘 성장해 주었죠. 털도 순종 말티즈 답게 대회에 나가도 될 정도로 잘 자랐습니다. 실제로 대회에 내보내란 제안도 받았구요. 걸을 때도 믹스종인 아름이와는 출신이 다르다는 듯 고개를 꼿꼿이 들고 당당하게 걷곤 했죠.
저와 결혼 뒤에 긴 털을 관리하기 싫어 짧게 잘랐지만 오히려 그 짧아진 털 적에 좀 더 명랑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 뒤로는 저희 부부를 제법 잘 따랐죠. 특히나 까칠한 성격에도 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따라서 와이프도 의외라 했으니, 저와의 인연도 제법 컷던가 봅니다.
시우가 생기기 전에는 늘 자식 같이 지냈고, 10주년을 기념해서 남들 돌잔치 하듯 파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었지만 올사람이 없을 듯 해서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와이프가 시우를 임신 했을 때는 아름이와 함께 뒷동산 산책의 든든한(?) 동무였고, 산에서 잠깐이지만 실종되어서 걱정을 끼치기도 했었죠.
시우가 태어난 뒤에도 집에서 시우와 함께 놀면서 시우에게 "다운이형"으로 불리곤 했었습니다. 아름이와 다운이가 나이가 많았기에 저희 부부는 늘 시우가 평생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를 조금 더 먹을 때까지만 살아주기를 바랬는데 시우가 어려 다운이를 기억하고 살아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제 오늘 다운이를 시우가 찾는걸 보면 어쩌면 시우의 마음속에서 제법 오래 살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다운이가 태어날 때 부터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은 몇개월 전입니다. 어느때 부터인가 목에 뭐가 걸린듯 기침을 하기에 병원에 갔었는데, X-레이를 찍어본 선생님이 심장이 건강한 상태 보다 많이 비대해져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선천적인 질환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특별 사료를 처방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기침을 하면서 좀 불편한 삶을 살기는 했지만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가족 모임이 있어 좀 늦게 집에 왔는데 어딘지 눈망울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둘다 피곤해서 그냥 무시했는데, 따뜻하게 안아주기라도 할껄 그랬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숨소리가 예사롭지 않더군요. 거의 코고는 수준의 숨소리. 황급히 와이프를 깨웠고, 와이프가 안아주니까 와이프에 안겨서 힘들게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는 듯 몸의 힘이 빠지더군요. 그리고 서서히 잠들듯 숨을 거두었습니다.
현행법상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뒷산에 웃가지, 평소에 좋아하던 사료 등과 함께 묻어주었습니다. 시우가 "형아를 숨겨주는 것"이란 표현을 할 때 코끝이 시큰해 지더군요. 평소에 저녁에 자러 가면서 아름이에게는 "잘자 내일봐" 그리고 다운이에게는 "잘자 내일봐, 아프지 마"라고 인사하던 시우가 토요일밤 자러가면서 "형아는?"하고 물어 볼 때도 그렇구요.
우리 부부, 그리고 시우에게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을 함께 해준 다운이가 하늘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운아 고맙다!
MF[ME]
같이 키우고 있는 아름이 보다 1년 늦게 태어난 다운이는 흔히 말하는 충무로 출신입니다. 원래 애견을 고를 때는 활발한 녀석을 고르는게 정석이지만, 와이프는 활발하게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하는 아기들 틈에서 한쪽에서 그냥 젖은 눈망울로 와이프를 처다만 보고 있던 다운이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하네요. 데려온지 3일만에 장염에 걸려 거의 죽을뻔 한 것을 어렵게 어렵게 살려낸 뒤, 다운이는 늘 건강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릴 때는 손바닥에 올려 놓을 정도로 작았지만 잘 성장해 주었죠. 털도 순종 말티즈 답게 대회에 나가도 될 정도로 잘 자랐습니다. 실제로 대회에 내보내란 제안도 받았구요. 걸을 때도 믹스종인 아름이와는 출신이 다르다는 듯 고개를 꼿꼿이 들고 당당하게 걷곤 했죠.
저와 결혼 뒤에 긴 털을 관리하기 싫어 짧게 잘랐지만 오히려 그 짧아진 털 적에 좀 더 명랑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 뒤로는 저희 부부를 제법 잘 따랐죠. 특히나 까칠한 성격에도 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따라서 와이프도 의외라 했으니, 저와의 인연도 제법 컷던가 봅니다.
시우가 생기기 전에는 늘 자식 같이 지냈고, 10주년을 기념해서 남들 돌잔치 하듯 파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었지만 올사람이 없을 듯 해서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와이프가 시우를 임신 했을 때는 아름이와 함께 뒷동산 산책의 든든한(?) 동무였고, 산에서 잠깐이지만 실종되어서 걱정을 끼치기도 했었죠.
시우가 태어난 뒤에도 집에서 시우와 함께 놀면서 시우에게 "다운이형"으로 불리곤 했었습니다. 아름이와 다운이가 나이가 많았기에 저희 부부는 늘 시우가 평생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를 조금 더 먹을 때까지만 살아주기를 바랬는데 시우가 어려 다운이를 기억하고 살아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제 오늘 다운이를 시우가 찾는걸 보면 어쩌면 시우의 마음속에서 제법 오래 살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다운이가 태어날 때 부터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은 몇개월 전입니다. 어느때 부터인가 목에 뭐가 걸린듯 기침을 하기에 병원에 갔었는데, X-레이를 찍어본 선생님이 심장이 건강한 상태 보다 많이 비대해져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선천적인 질환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특별 사료를 처방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기침을 하면서 좀 불편한 삶을 살기는 했지만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가족 모임이 있어 좀 늦게 집에 왔는데 어딘지 눈망울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둘다 피곤해서 그냥 무시했는데, 따뜻하게 안아주기라도 할껄 그랬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숨소리가 예사롭지 않더군요. 거의 코고는 수준의 숨소리. 황급히 와이프를 깨웠고, 와이프가 안아주니까 와이프에 안겨서 힘들게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는 듯 몸의 힘이 빠지더군요. 그리고 서서히 잠들듯 숨을 거두었습니다.
현행법상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뒷산에 웃가지, 평소에 좋아하던 사료 등과 함께 묻어주었습니다. 시우가 "형아를 숨겨주는 것"이란 표현을 할 때 코끝이 시큰해 지더군요. 평소에 저녁에 자러 가면서 아름이에게는 "잘자 내일봐" 그리고 다운이에게는 "잘자 내일봐, 아프지 마"라고 인사하던 시우가 토요일밤 자러가면서 "형아는?"하고 물어 볼 때도 그렇구요.
우리 부부, 그리고 시우에게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을 함께 해준 다운이가 하늘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운아 고맙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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