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들은 과연 지금처럼 연주되는게 맞는 일일까요? 최소한 베토벤의 시대에는 지금처럼 연주되지는 않았습니다. 하다못해 피아니스트가 우측면을 관객에게 보여주면서 연주하는 관행은 상대적으로 극히 최근(?)의 일이죠.협주곡의 경우는 피아니스트가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그 주위를 악단들이 둘러싸는 스타일로 연주했습니다.
당시의 시대적 여건을 보면 이 피아니스트를 둘러쌀 악단의 편성도 한계가 있어서 악기별로 거의 한명 정도의 연주자가 배정될 뿐이었죠. 사실 베토벤의 피아노곡이나 관현악곡들을 당시의 악기와 편성으로 연주한 음반들이 새롭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협주곡3번과 6번이 담긴 2집을 내놓은 스혼데부르트(Arthur Schoonderwoerd)와 크리스토포리(Cristofori) 앙상블의 연주와 같이 악기당 한명의 연주자로 된 음반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나온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6번의 음반은 작년에 나온 4번과 5번을 묶은 음반에 이은 두번째인데 나머지 1번과 2번을 담은 음반은 내년에 나올 예정이라 합니다. 제가 이 음반에 주목하게 된 동기는 기존 4+5번의 음반이 좋았기도 했지만 협주곡 6번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베토벤의 정식 피아노 협주곡은 다섯곡입니다. 여기 녹음된 6번은 클레멘티의 요청에 의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베토벤 자신이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한 것이죠. 헌데 이 곡을 듣는 맛이 원래 피아노를 생각하고 작곡된 것처럼 자연스럽고 좋습니다. 특히나클라리넷 버전 등으로 편곡된 것이나 원래 바이올린 버전에 비해서 상큼함과 통통 튀는 생기 발랄함에 있어서는 월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르테 피아노와 최소편성을 이용한 것, 그리고 알파의 뛰어난 녹음이어울어져 정말 맛깔스러운 음반이 되었더군요.
제 기억에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이 음반만큼 즐겁게 (물론 다른 감정으로 들었던 기억은많습니다만) 들었던 적은 없는 듯합니다. 특히나 3악장에 있어서는 제가 최고로 생각하던 후베르만(Bronislaw Huberman)의 연주보다 더 뛰어나더군요. 바이올린과포르테 피아노를 비교하는게 좀 우습습니다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건 한마디... 빨리 구입하시고 4+5번 음반도 재고가 있을 때 서둘러 지르세요.^^
MF[ME]
*이런 즐거움은 정말 음반을 통한 음악 감상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국내에서는 이런 연주가 실황으로 있다고 해도 연주홀 등의 문제로 음반 보다 시시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외트뵈스(Peter Eotvos)가 베토벤 5번 교향곡을 앰플리피케이션(amplification)을 통한 녹음을 하면서 말한 것처럼 이제 현대의 기술은이런 소규모 악단을 이용한 연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자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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