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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독서]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by 만술[ME] 2008. 2. 28.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 자체에 대해서도 제법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마 매킨토시를 쓰면서 DTP에 대해 잠깐 알게 되었던 것, 폰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었던 것, 그리고 마케팅 일을 하면서 책은 아니지만 직접 인쇄물을 제작하는 과정에 참여 했던 경험 등이 이런 취향에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들중에도 단지 책 읽기 말고도 책을수집한다거나, 출판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니콜 하워드(Nicole Howard)의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가 정말 좋은읽을 거리가될 듯합니다.


사실 이책은 작년 가을에 출간 되었는데 출간 되자마자 위시리스트에 올려 놓았다가 작년말에 구입해 두었고 얼마전에야 읽기 시작해서 끝냈습니다. 다 읽고 나니 늦게 시작한게 좀 아쉬울 정도로 알차고 즐거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는 제목 그대로 문명과 지식의 담지자로서의 책의 발생과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르는 영향들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책 자체와 함께, 활자, 인쇄술, 종이 등 책과 연관된 각종 도구나 물건들, 기술들에 대해서도 잘 다루고 있죠. 물론, 분량이 300쪽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책의 역사에 대한 개론으로야 적당한 분량일지 모르겠는데 조금 더 두터운 책에 더 상세한 내용을 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한200~300쪽 분량만 더 늘어 났다면 좀 더 지적 풍만감을 느낄 수 있었겠다는게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이런 아쉬움은책 말미의 참고문헌들을 찾아 읽는 것으로달래야 겠지요.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들어가는 말 | 책, 지식에 형태를 부여하다
제1장 책의 조상 : 책 같지 않았던 책들

1. 인쇄기 이전의 세대
파피루스와 양피지를 문자판으로 | 이슬람을 거쳐 종이가 들어오다

2. 두루마리에서 코덱스까지
중세의 책 제작 | 활자 없는 그림책 목판본 | 장식과 삽화, 더 이해하기 쉽고 더 화려하게 | 서체, 글자에 개성을 불어넣다

3. 책의 소장시설과 소수의 선택된 독자들
도서관 | 이슬람사원 모스크 | 대학 | 개인의 서재

4. 르네상스를 맞기 직전의 책
제2장 유아기에 접어든 책 : 15세기 후반 초기 인쇄 시대

1. 인쇄기의 할아버지 구텐베르크
새로운 인쇄법을 시험하다 | 동업을 청산하고 모든 것을 잃다 | 구텐베르크 성서 | 푸스트와 셰퍼
2. 기술혁신을 이끈 핵심 테크놀로지들
조립식 활자의 제조 | 포도 짜던 압착기에서 활자 찍는 인쇄기로 | 종이와 금속활자용 잉크 | 종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다 | 15세기 첨단기술들

3. 책의 탄생을 도운 산파들
식자공 | 잉크공 | 인쇄공 | 제본공

4. 초기 간행본 인큐너블스
마인츠의 인쇄기, 유럽으로 퍼지다 | 독일의 인쇄업자 | 이탈리아의 인쇄업자 | 프랑스의 인쇄업자 | 영국의 인쇄업자 | 네덜란드의 인쇄업자 | 스페인의 인쇄업자 | 요람을 벗어나며
제3장 청년기를 맞은 책 : 16세기 종교개혁 시대

1. 사회를 반영한 종교개혁 시대의 책
루터를 전파하다

2. 새로운 포맷과 다양해지는 주제
새로운 활자 | 거장 활자 디자이너의 등장 | 크기를 줄여 종이를 절약하다 | 예비 페이지의 실용성 | 인쇄소 로고로 마케팅을 하다 | 우아해지는 삽화 | 제본, 외형도 아름답게 | 주제, 종교를 넘어서다

3. 인쇄산업의 팽창

4. 도서박람회로 시장을 키우다

5. 금지된 책들

6. 책, 번식하여 식민지를 개척하다
북아메리카 | 남아메리카
제4장 마침내 성인이 된 책 : 17~18세기 현대 초기

1. 인쇄소 마스터의 하루

2. 대량생산의 산파들
저자, 생각과 비전을 활자로 | 편집자, 책을 책답게 | 출판업자, 인쇄업자, 서적상 | 엘제비어 가의 사례

3. 저작권과 해적판이라는 동족

4. 신랄하고 재치 넘치는 매력적인 저자들의 시대
제5장 더욱 더 성숙해지는 책 : 19세기 자동화 시대

1. 속도의 시대를 준비하다

2. 철제 인쇄기, 인쇄술의 혁신을 이끌다

3. 산업혁명을 업고 자동화로 갈아타다
좌절과 혁신의 드라마 증기동력 인쇄기 | 제지 | 식자 자동화 | 물과 기름의 성질을 이용한 석판인쇄 | 빛으로 그린 그림 포토그래피 | 저렴하고 실용적인 제본

4. 현대의 기술에 과거의 예술
제6장 미래의 책 : 20세기와 그 이후

1.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20세기 초반의 책
도서관을 나와 페이퍼백으로 갈아입다 | 50년을 보장받다

2. 개인 출판이 가능해진 20세기 말의 책

3. 미래세계 전자시대의 책
e-북 | e-테크놀로지 |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부록
용어해설
연보
참고문헌
찾아보기

이책의 내용을 정리할 필요는 없겠고, 책을 읽을지 말지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힌트를 드리고자 제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한 분야의 지식들을 나열해 볼까 합니다. 그 한분야란 책과 관련된 용어들의 기원에 대한 내용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대 두루마리 모서리에 작은 꼬리표를 달아서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했는데 그 이름이 Sillybos 였고, 이로부터 syllabus(개요)라는 말이 파생되었으며, 로마 시대에는 이를 titlus라고 불렀고 여기서 title이란 단어가 나왔다.

*12세기 대학은 스스로를 일종의 길드라고 인식했고 당시 길드를 뜻하는 일반적 용어였던 university라는 말로 스스로를 지칭했고, 이것이 오늘날에도 이어졌다.

*이 당시 책의 크기는 엄청나서 사실 들고 다니거나 하기는 힘들었고, 또 워낙 귀해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학생들은 그것을 받아 쓰는게 강의의 주요 내용이었다. 이 때 읽기라는 말의 라틴어인 lectura에서 lecture라는 말이 파생했다.

*인쇄소에서 식자공들은 하단 케이스에는 자주 사용하는 소문자를, 상단 케이스에는 가끔 사용하는 대문자를 넣어두고 작업을 진행했는데, 여기서 uppercase와 lowercase라는 것이 대소문자를 뜻하게 되었다.

아마 이런 지식들에 흥미를 조금이라도 느끼신다면 이 책을 읽으시면 많은 즐거움을 얻으 실 수 있을 듯합니다.

MF[ME]
*플래닛 미디어 / 303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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