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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살인자들의 섬 (Shutter Island) - 데니스 루헤인

by 만술[ME] 2007. 9. 11.


오늘 소개드릴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 (Shutter Island)는 아마 제 블로그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하는 소설이 아닐까 싶은데 아마존이나 각종 서평을 통해 충분히 추천받고 있는 책입니다. 흔히 장르소설의 범주에 드는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 보다는 심리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혹시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살인자들의 섬>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범죄자들이 수용된 셔터 아일랜드에서 실종된 환자를 찾기 위해 파견된 두명의 연방 보안관, 특히 테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헌데, 사건이 진행되는 줄거리가 초보수준의 암호가 가끔 나온다는 것, 그리고 병원이 무엇인가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논리" 보다는 심리적 전개가 중요하기에 결코 추리소설이라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일번적인 추리소설과 달리 <살인자들의 섬>은 증거물과 상황, 그리고 증언들을 짜맞춰 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 보다는 주인공 테디와 함께 섬에서의 모험과 그가 느끼는 환상과 꿈을 쫒으며 감정이입이 된 채 결말을 맞이 해야 되는 종류의 소설이죠. 또 이렇게 "테디와 함께" 결말에 당도해야 그 유명한 "반전"이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구요. (미리 반전을 알 수 있었다는 분들이 있다면 테디와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겠고 이런 "객관적" 관점에서 책을 읽으면 반정도 읽고 나면 반전을 알고도 남습니다.)

이점에서 루헤인의 문체는 호흡이 느리지만, 그리서 초반에는 솔직히 지리한 감이 있지만 읽어 나갈 수록 독자를 테디와 함께 곁에서 같이 숨쉬고, 고민하고 고통받게 해주는 재주가 있습니다. 이렇게 작가의 인도를 따라 테디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 나중에 결말을 알게 된 뒤 중간중간에 나왔던 표상과 꿈, 그리고 대사 등이 하나로 짜맞춰지는 느낌은 최고의 문학적 쾌감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에 대한 스포일러는 결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자체입니다. "반전"을 자꾸 생각하고 책을 읽으면 아무리 루헤인의 문장이 독자를 테디에 몰입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도테디와 하나가 되게 하지 않고, 그러면 그럴 수록 소설의 재미는 줄어드니까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와 어찌 보면 뻔한 반전, 그리고 심오하지 않은 미스테리들을 엮어 놓아도 500쪽이 결코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히는 문학이 된다는 것 - 이것이야 말로 데니스 루헤인이란 작가의 힘이라 할 수 있죠.
복잡하고 정교한 추리소설을 기대하신 다면 비추, 문학적 쾌감 자체를 좋아하신 다면 강력 추천입니다.

MF[ME]

*저는 솔직히 마지막 에필로그가 맘에 들지 않습니다만 결국 우리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란게 늘 있게 마련이죠.
*밀리언셀러 클럽의 디자인과 원서의 표지 디자인을 비교해보면 암울합니다.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03 / 493쪽 / 1만2천원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저 l 김승욱
황금가지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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