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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이야기

[오디오]파워 케이블 또는 오디오 이야기

by 만술[ME] 2007. 7. 31.
[마이커피님의 블로그로 부터의 트랙백 : 파워 케이블 이야기]


이 포스트를 통해 "과학적" 논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혹시 있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오디오에 대한 제 "입장"을 간략하게 먼저 정리하는게 좋을 듯합니다.

저는 오디오 자체를 취미 활동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음악"이 아닌 "소리"가 주는 쾌감을 알고는 있지만 그리 그에 집착하지는 않으며, 사진을 찍으며 좋은 장비를 탐내는 정도의 미미한 장비병을 오디오에 대해서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즉, 오디오 자체를 바꾸고 업그레이드 해서 얻는 기쁨 보다는 음악에서 얻는 기쁨이 더 큽니다.

이런 취향상의 특성 때문에 중도 실용 오디오파 정도로 불리면 될 정도의 오디오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이엔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실제로는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으며, 오디오판이 좀 더 합리적인 기준에서 짜여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있어 소비하겠다는 사람을 말릴 필요는 없지만 그것과 그 투자 된 돈 때문에 소리가 더 좋아진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니까요.다시말해 1,000만원짜리 스피커 케이블을 쓰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 때문에 소리가 더 좋아졌다고 이야기를 하려면 (꼭 수치에 의한 것이 아닌최소한 집단 최면에 의한 것이라도) 충분한 실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 중도실용적 생각 때문에 인티 앰프를 쓰고 있으며 (같은 가격으로 분리형 쓰는 것 보다같은 가격의 인티앰프가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공간을 생각하고 스피커의 성능을 생각한다면 저역이 제대로 안나오면서 붕붕 대기만 하는 대부분의 3웨이 스피커 보다는 일반적인 가정 환경에서는 똘똘한 2웨이에 믿을 만한 서브우퍼를 달아주는게 더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각종 선재의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안전과 안정성을 위해 적절히 케이블에도 투자를 했죠.

그럼 과연 파워 케이블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는 할까요? 그리고 그 가격을 합리화 할까요? 스피커 케이블이나 인터커넥터는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그나마 소리를 변화시키고 좋게 만드는 어떤 마법이 있을 수 있지만 파워 케이블은 그야말로 기기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것에 불과한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믿기 힘듭니다.

제가 파워케이블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전입니다. 파워 케이블은 다른 신호선과는 달리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을 합니다. 절대로 대충 만들면 안될 물건이죠. 헌데 대부분의 케이블 업체들은 영세하며 솔직히 선재를 가공할 시설을 갖고 있지도 못합니다. 이런 곳에서 대충 꼬아 만들거나 납땜해서 만든 케이블은 아무리 비싸도 안전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일반적으로 오디오용 케이블은 별도의 안전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에 안전만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기기에 딸려나온 안전한 케이블을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안전이 확보 되었거나 제작 업체가 믿을만 하다면 그 다음이 음질입니다. 파워 케이블을 바꾸면 소리의 변화가 있을 수 또는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같은 부분을 반복 재생해가며 비교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소리에 대한 기억은믿을 수 없고 파워 케이블을 바꿔 끼우는 절차도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비싸고 새로운 것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감 때문에 처음 새 케이블로 들을 때 좋은 점만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차라리 새로운 케이블을 장착 한 뒤 며칠 정도 음악을 열심히 듣고, 어느날 예전 케이블로 바꾸어서 느낌을 비교해 보는게 좋을 듯합니다. 케이블을 예전으로 돌리니 뭔가 허전하다면 새 케이블을 쓰시면 되고, 아니면 그냥 예전 것을 쓰면 되죠.

솔직히 남의 시스템에서 또는 오디오 쇼에서 케이블 소리를 듣고 XXX케이블이 소리가 죽인다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평소에 들어 보지도 않은 시스템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케이블의 영향을 판가름 해 낼 수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케이블 또는 오디오 시스템의 파트에 대한 평가는 평소에 자신이 즐겨 듣던 환경에서 그것만 변화 시켰을 때의 결과로 이야기 해야 합니다. 물론, 스피커는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의 특성의 80% 이상을 좌우하기 때문에 오디오쇼에서 들어 본 소리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이야기 할 수도 있겠죠.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1. 신비스러운 일이지만 파워 케이블을 바꾸면소리의 변화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전기에 관한한 늘 가변적이고 사람의 청각에 대한 기억이 부정확 하기에 확언을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변화를 파워 케이블에서 기인한다고 말하는 것이 큰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다만, 그 변화가 좋은쪽인지, 그리고 가격을 합리화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판단입니다.

2. 신호선이야 아무래도 좋지만 파워 케이블은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기기에 딸려나오는 케이블은 안전과 음질에 대해 제법 보장 받은 제품입니다. 특별한 자신감이 있기전에는 그냥쓰십시요.

3.발전소에서 집안 콘센트까지 들어오는 전기의 질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마당에 1.5미터 정도의 파워 케이블이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의문이시라면 댐에서 부터 수많은 배수관을 타고 들어오는 수돗물이라 하더라도 걸러먹는게 안심이 되기는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케이블이 정수기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지만 수도꼭지라도 깨끗하면 기분이라도 좀 낫겠죠.

4. 오디오에서 아무리 이런 저런 튜닝을 해봐야 공간의 튜닝이 최고이듯, 아무리 케이블 비싼 것 써봐야 전원자체가 충실하게 들어오는게 최고죠. 헌데 전기의 질은 결국 팔자소관에 가깝기 때문에...^^
대충 적어본 파워 케이블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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