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항상 연주되는 곡중에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 붕괴의 현장에도 이 합창 교향곡이 함께 했던건 잘알려져있고요.
오늘은 이 베토벤 교향곡 9번 음반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헌데, 그냥 일반적인 음반을 소개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좀 특별한 음반을 소개해 볼까요?
바로 "니벨룽의 반지"와 같은 오페라로 유명한 바그너가 피아노와 네명의 솔로, 그리고 합창을 위한 곡으로 편곡한 편곡판을 세계최초로 녹음한 연주입니다. 원래 이 합창 교향곡의 피아노 편곡판으로는 리스트의편곡이 유명하며, 이 리스트의 편곡에 대해서는 몇종의 음반이 나와 있지만, 아무리 편곡의 달인인 리스트가 편곡했다고는 해도 4악장의 합창, 솔로, 교향악단이 함께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바그너는 이런 한계점을 인식하고 아예 4악장에 네명의 솔로와 합창은 그대로 두고, 피아노곡으로 편곡했죠.물론, 교향악단의연주와 상대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합창의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이렇게 성악을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간결한 방식으로 4악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바그너 편곡의 "합창" 교향곡은 1998년에 가서야 첫 녹음이 이루어집니다. (아직 그 이후에 이곡이 또 녹음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장담은 못하겠네요) 피아니스트 노리꼬 오가와가 뛰어난 기교와 음색으로 피아노 파트를 연주하고, 바흐 칸타타 녹음으로 유명한 마사키 스즈키가 지휘하는 바흐 콜레기움 저팬의 합창 및 일본 솔리스트들의 연주로 BIS에서 발매된 음반이죠.
베토벤의 칼라 초상화가 바그너의 흑백 초상화로 몰핑되어가는 모습을 담은 표지가 꽤 의미심장한 이 음반은 오가와의 피아노 연주 및 스즈키 지휘의 합창이 매우 훌륭합니다. 물론, 성악부분이 원곡만큼 파괴력 있지는 않지만, 세부의 디테일까지 군살을 빼고 들어본다는 점에서는 더 합창 교향곡을 잘 알게 해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BIS의 녹음은 언제나 처럼 투명하고 깨끗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4악장에서 합창과 피아노의 조화도 잘 되어져 있어, 균형감 있게 녹음되었고요. 몇년전에 나온 음반이고 마이너 레이블인 BIS음반이긴 하지만 전문적인 음반매장에서는 큰 어려움은 없이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들으며 2003년이 흘러가네요...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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