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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MF Award 2003] - 최고의 연주자 부문

by 만술[ME] 2003. 12. 11.
연일 계속되는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MF 어워드 2003 최고의 연주자를 발표하겠습니다~! 두둥~!!

올해 최고의 연주자는 손가락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내놓은 음반마다 평단과 소비자 모두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머레이 페라이어가 되겠습니다. 페라이어는 올해 3종의 음반을 냈는데 모두 뛰어난 연주와 음질을 자랑하고 있으며, 세 음반 모두 그래모폰에서 Editor's Choice에 선정됨은 물론, 쇼팽 연습곡집의 경우는 올해 가장 뛰어난 기악곡 연주음반으로 그래모폰상까지 수상했습니다.

페라이어는 작년 우리나라에 내한 했을 때 실황으로도 들어 봤는데, 지치고 빈틈이 많아 보이는 모습과 달리 연주는 매우 타이트 하면서 각각의 음을 만들어 내는 수준은 페라이어의 지명도와 인기가 허명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페라이어의 연주 스타일은 연습곡을 뛰어 넘어 단순한 기교나 값싼 센티멘탈리즘을 배제한 쇼팽의 진정한 예술세계를 보여준 연습곡 음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음반은 핫트랙스 행사를 통해 라이센스반을 공짜로 얻었었는데, 라이센스의 음질이 좀 문제가 있어서 결국은 SACD로 재발매 되자마자 구입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현재 매장에 풀려 있는 음반은 주로 라이센스인데, 가능하면 SACD로 구입하시거나, 수입반으로 구매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초기 발매 버전에는 작품 25의 11번째 곡에서 한마디가 빠져버린 편집상의 오류까지 있습니다.)


페라이어의 두번째 음반은 슈베르트입니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소나타 세곡을 두장의 CD에 담아 한장가격에 나온 이 음반은 부상전에도 잘하던 슈베르트에 성숙함과 통찰력을 가미한 매우 훌륭한 연주입니다. 그동안은 라이센스로 밖에는 구할 수 없었지만, 최근 수입이되어 수입으로도 구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수입으로 구하시는게 좋겠습니다. 현재 이 음반은 SACD로는 나와있지 않은데, DSD 방식으로 녹음되었으므로 조만간 SACD버젼도 출시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과거의 장기던 쇼팽과 슈베르트 음반을 내서 성과를 거둔 페라이어는 복귀와 함께 연주함으로써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던 바흐의 음반을 다시 내놓습니다. 이번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의 음악을 맡아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를 지휘까지 하면서 바흐의 플룻, 바이올린,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BWV1044,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과 함께 이탈리안 협주곡까지 한장에 담았습니다.


연주와 해석의 스타일은 시대 연주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물음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음악적인 즐거움이나 완성도에서는 페라이어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음부터 심장의 박동을 빠르게 하는 페라이어와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의 호흡, 그리고 페라이어의 피아노 연주는 바흐의 악보에서 음악성 하나하나를 끌어내는 통찰력 있는 연주를 들려줍니다. 아울러 소니의 녹음역시 탁월해서 SACD로 듣는 사운드는 첫 음부터 엄청난 정보의 양을 느끼게 해줍니다.

페라이어의 신보는 원전 연주의 수많은 교훈속에서도 바흐를 여전히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음반입니다. 참고로 이 음반역시 현재는 라이센스로만 구할 수 있으며 (팔릴만한 음반은 항상 라이센스로 나옵니다) 그게 싫으면 현재로는 SACD로 구할 수 있지만, SACD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SACD플레이어가 있어야 재생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올해 세종류나 되는 음반을 내놓고도 모두 최고의 음반으로 만들어낸 머레이 페라이어를 올해의 MF Award 최고의 연주자로 선정하는 바입니다.

MF[ME]

*제가 수입품 옹호론자는 아니지만 그간 몇몇 라이센스 음반에 당한 것을 생각하면 라이센스 음반의 음질은 신뢰할 수 없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전반적인 품질의 문제 보다는 아이템별 문제입니다.) 따라서 음질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수입반을 구하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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