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올리는 음반 리뷰(?) 시리즈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음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들어볼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예전처럼 음반을 소개하기 위해 긴 글을 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몇 개의 음반을 묶어서 간략한 소개를 중심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대충 적는 글이라 빠진 음반도 있습니다.
스티브 라이히 - 라이히/리히터
스티브 라이히의 <라이히/리히터>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인 <Moving Picture 946-3>에 영감을 받아 그 작품에 음악을 입힌 것으로 리히터의 작품과 별개로 작업된 곡이죠.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은 아래 첨부한 동영상에서 맛보기로 볼 수 있는 것처럼 하나의 선이 점점 펼쳐지다가 다시 모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라이히의 음악은 이 과정을 음악으로 재현했습니다. 리히터의 작품을 보면서 들으면 더 좋겠지만 혼자 있을 때 이 음악을 틀어 놓고 있으면 음악만으로도 그냥 모든 상념을 잊게 됩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을 맛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 (동영상의 배경음악은 라이히/리히터가 아니니 유의하세요)
베주이덴호우트, 헤라스-카사도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 3번
현대적 연주이건 시대연주이건 (이 음반은 그라프 피아노의 복각 포르테피아노를 사용했습니다) 아직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이렇게 새로운 곡으로 들려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클래식 음악의 세계는 무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두 연주자와 프라이부르크 연주단원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리누스 로스 - 바흐 솔로 바이올린 파르티타 전곡
2020년대에 그야말로 시대연주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듯한 (시대연주 운동에 따른 <공부>는 했습니다) 비브라토 가득하고 서정적인 멜로디 중심의 바이올린 연주로 바흐의 솔로 파르티타를 연주했는데, 이 친구 때가 어느 때인데 이런 연주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왜 이런 연주의 맛을 잊고 살았지 하는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냥 그 시도와 그 찬란함만으로도 이 음반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키안 솔타니 - 첼로 언리미티드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격리가 의외의 음악적 성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 솔타니의 이 앨범도 그런 경우 중 하나입니다. 솔타니는 팬데믹 기간 중 협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베를린 12첼리스트 같은 연주를 혼자서 해냅니다. 편곡도 혼자 했죠. 수록곡들은 한스 짐머의 <캐러비안의 해적>, 하워드 쇼어의 <반지의 제왕>의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편곡도 좋고 연주도 좋고 녹음도 좋습니다. <무제한>이라는 제목처럼 첼로라는 악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소리와 음악의 향연입니다.
테사 우이스, 벤 쇠만 - 베토벤 교향곡 2집
두 연주자의 베토벤 교향곡 듀오 피아노 버전 시리즈 두번째 음반입니다. 편곡자는 한때는 잊힌 작곡가였지만 이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낭만주의 피아니즘의 대가 샤르벤카입니다. 표지에 크게 쓰인 대로 이곡의 최초 녹음입니다. 들을 만큼 들었고, 음반도 가지고 있을 만큼 가지고 있는 베토벤 교향곡 중에서 그것도 5번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토벤에게 미안하지만) 이 곡이 더욱더 명확하게 이해되게 만드는 편곡과 연주입니다. 아울러 피아노로 이런 음향의 팔레트를 만들어 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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