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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2018년 음악 듣기 프로젝트

by 만술[ME] 2018. 2. 22.

매년 이런 저런 프로젝트를 만들어 음악을 들어왔기에 올해도 몇몇 프로젝트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연초에 올리는 것이 옳겠지만, 얼마 전 설날이었으니 지금 올리는 것도 문제는 없지 않냐는 핑계로 제 게으름을 덮고자 합니다.)

 

1. 불멸의 오페라 프로젝트

 

제법 오래된 프로젝트입니다. 박종호 선생의 책을 우연히 입수하게 되어 뭔가 활용할 방안을 찾다 나온 프로젝트인데, 베르디, 도니체티, 벨리니를 마치고 푸치니를 한참 보고 듣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영상물과 음반, 그리고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유명한 오페라의 경우는 감상할 물량이 10여 종이 훨씬 넘어가는 경우도 제법 있어 한 오페라를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립니다. 

  

평소에 보거나 듣지 않던 오페라를 접하게 되고,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게 이 프로젝트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데, 부가적으로 인기는 있지만 제가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라보엠> 같은 오페라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같은 오페라를 연속해서 감상하기에 아무래도 고전적인 연출보다는 현대적이고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출에 점수를 더 주게 됩니다만, 음악적 완성도에서는 오히려 옛 연주들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2. 빌헬름 켐프 솔로 박스, 리빙 스테레오 3번 박스

  

다음은 박스 세트 듣기 프로젝트입니다. 두 개의 박스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하나는 연주자 박스, 다른 하나는 레이블 박스입니다. 빌헬름 켐프의 박스를 들으면서 노먼 레브레히트가 말한 DG가 전략적으로 키워 준 녹음에 최적화된 연주자라는 평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지만, 비록 실황에서의 켐프와 녹음에서의 켐프가 다른 면이 많아도 여전히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며 (실황과 녹음의 연주가 똑같다면 오히려 음반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못한 연주자죠) 레브레히트의 독설은 그의 여느 독설들처럼 타블로이드 풍 비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켐프 이후에는 블로그에서 가난한 자들을 위한 헤블러를 포스팅 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부자들을 위한 헤블러를 듣기로 했습니다. 

 

 

  

레이블 박스는 리빙 스테레오의 세 종의 박스 중 세 번째 박스를 진행 중입니다. 세 종의 박스 중 가장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박스라 생각됩니다. 우선, CD로는 처음 나오는 녹음들이며 연주자들도 당시는 음반을 내기에 적당한 지명도나 기대를 얻었지만, 지금은 거의 잊힌 경우가 상당수인지라 한 장 한 장을 들으며 새로운 발견을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3. 작곡가별 ABC 듣기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입장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수 천장의 음반들에 음반을 추가하는 건 금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음반 구매를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가지고 있는 음반들을 한 번이라도 더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곡가별 ABC 순서로 음반 듣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음반을 작곡가별 / 장르별(다수의 작곡가+연주자가 섞인 경우) / 연주자별 (다수의 작곡가가 섞인 경우)로 구분해 놓고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작곡가별로 구분되어있는 음반을 처음부터 ABC 순서로 듣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한 작곡가의 같은 곡을 연속해서 들어야 하니, A에서 순서대로 한 장을 들은 후 B에서 한 장, 그리고 다시 C에서 한 장을 듣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알파벳에 따라 음반의 숫자가 차이가 나니까 듣다가 다 들은 알파벳은 건너뛰게 되어 결국에는 B의 음반들만 듣는 날이 오겠지만, 그때까지는 다음 알파벳에서는 어떤 음반을 만나게 될까를 기대하면서 풍요로운 음악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듯합니다.

  

더불어 음반 내지도 다시 한번 읽는 것을 병행하기에,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되고, 내가 이런 음반이 있었지 하는 색다른 발견의 기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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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지난 6개월 가량 여유 있는 삶을 즐겼기에 이런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살았는데, 다시 빡빡한 삶으로 복귀한지라 생각했던 만큼의 속도로 이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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