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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2017.02.13 16:30

게으른 블로거이자 게으른 SNS 사용자를 겸하고 있는데, 이미 수차례 했던 것처럼 블로그를 접었던 기간에 SNS에 올렸던 글 중 몇개를 친절한(?) 해설과 함께 올립니다. 



[CEO는 아니지만, 여름 휴가용 책 추천]


CEO는 아니지만, 여름 휴가용 책 추천.


몇년전 부터 여름마다 한 두권씩 읽고 있는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의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 제목을 보면 떠올릴 <편견>과는 전혀 다른 소설이라는 게 매력.


①<탐정 소설>이 아니라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②매혹적이고 섹시한 미녀탐정이 아니라 도둑이 침대 밑에 숨었다가 주인공이 침대에 눕는 순간 압사할 위기에 빠지게 만드는 몸매를 지닌 아주머니 탐정이 주인공 ③엄청난 범죄가 아니고 주로 바람난 남편 뒷조사와 같은 <진짜> 탐정 이야기 ④뉴욕이나 런던 같은 휘황찬란한 대도시가 아닌 남아프리카의 보츠와나가 배경.


이 시리즈를 시작한 건 순전히 표지 때문인데, 아프리카의 느낌이 솔솔 풍기는 표지들이 아름답다.


뜨거운 여름에 부담없이 미소지으며 읽을 수 있는 시리즈다. 현재까지 원작은 16권까지 발표되었고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으며, BBC의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 국역은 7권까지. 마지막 국역본이 2011년 11월에 나온 뒤 8권 소식이 없으니, 이글을 읽는 분들이 좀 사주시면 8권이 나올지 압니까?^^


이렇게 시리즈물을 출간하다 흐지부지 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니 어쩌겠냐만은, 자기계발에 대한 책이 매년 엄청난 양이 출간되고 또 팔리는데, 그 자기계발서에서는 독서가 중요한 자기계발의 수단이라는 이야기는 쏙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만으로 자기계발이 된다고 믿어서 그런 건지, 자기계발서와 영어 학습서적 외에 책이 안팔리는 건 의문. (자기계발서에는 영어공부하라고만 써있나?^^)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는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몇권이라도 팔아서 (몇년째 안나오고 있는) 신작번역의 촉매가 되어보자는 생각에서 올린 글입니다만, 아마 판매에 기여한 정도는 0으로 수렴할 듯합니다. 일단 사람들이 책을 잘 안보고 장르소설은 더 안봅니다. 어머니께서 연세가 드시더니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르소설을 종종 보시던데, 올 여름에는 슬쩍 추천해봐야겠습니다.



[불멸의 오페라, again!]


작년 8월쯤 <불멸의 오페라> 프로젝트라는 것을 시작한다고 올린 적이 있다. 첫 작곡가인 베르디를 얼마전 끝냈는데, 베르디의 오페라 26편 중 주요작품 19편을 보고 들으면서 1년여 동안 보고 들은 영상물, 음반, 실황 음원의 숫자를 대략 따져보니 100종이 넘는다.


다음 작곡가는 도니체티. 9편 밖에 안되고 그나마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는 손에 꼽을 정도라 영상물, 음반, 실황음원도 별로없어서 금방 끝날 듯하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온 디맨드 아카이브에도 고작 38 종의 영상과 음원이 있을 뿐^^.


몇번 <불멸의 오페라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언급했습니다. 오늘 현재 <로베르토 데브뢰>를 듣고 있습니다. 여왕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데, 박종호 선생은 이 작품을 가장 높히치셨으나, 저는 <마리아 스투아르다>가 더 좋습니다. 엘리자베타와 마리아의 만남 장면은 들을 때마다 긴장감이 넘치고, 마리아가 참다 못해 "앤 볼린의 천박한 딸, 비열한 사생아"라고 되받는 장면에서는 전율을 느낍니다. 


오페라에 따라서는 영상물과 음원을 가려 보고 들어도 한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해서 이런 속도로 감상해 나가면, 당초의 예상과 달리 10년짜리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10여년만의 롤랑 바르트]


10여 년 만에 롤랑 바르트를 다시 읽는데, 재미있는 사실 두 가지를 발견했다.


1. 뒤표지의 가격표를 보니 이 책을 산 곳이 무려 동네 서점(규모는 제법 컸다)이다. 동네 서점임에도 한쪽에는 당시 발간되던 <동문선>의 롤랑 바르트 전집이 주르륵 꽂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시는 안 올 것 같은 문화적 정취가 느껴지는 풍경이다. 앞으로 이 땅에서 바르트 전집을 동네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이 또 올 수 있겠는가!


2. 책 뒤편 색인 부분부터 면지까지 여백에 오시이 마모루의 영화 <아발론>에 대한 리뷰가 빼곡히 적혀있다. 아마 바르트를 읽다가 <아발론>을 보고는 영감을 받아 바르트식의 평론을 시도했던 것 같은데, 영화 <아발론>에 대한 평론이라는 내용과 바르트의 책이라는 장소성이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아울러 10여 년 전만 해도 이렇게 무엇이건 질주하는 듯한 사고의 궤적을 담아낼 장소가 나에게도 필요했다는 것이 아련하게 느껴진다.



10여년전만 해도 동네 서점에서 바르트의 전집을 만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열심히 조성해 놓은 동네 도서관도 독서실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네 책방을 살리겠다고 나온 대책이 정가제였다는 건, 정말 현실감이 없다는 것이죠. 문제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고 읽을 필요도 못느낀다는 것, 그리고 어린시절 부터 책읽는 습관 조차 배우지 못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걸 치유하지 못하면, 어떤 대책도 (동네 책방 보호령으로 국비로 운영비 지원을 하지 않는 이상)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돌싱]


올해 두 번째로 한 달간 돌싱이 되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데, 봄에는 호주로, 가을에는 이탈리아로 한 달씩 놀러 가고 중간중간 홍콩, 필리핀, 앙코르 유적 등을 쏘다녔는데도 아직 아이들의 결석에 의한 유급에는 여유가 있나 보다.


아내나 나나 [국정 교과서 따위를 가르칠] 공교육(학원 교육은 더욱더!)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는 그냥 놀러 다니는 게 최고의 공부라는 생각이고, 부족할지 모르는 부분은 매주 내가 직접 (전에 올린 커리큘럼으로) 한 시간 반 정도를 아이들과 이런저런 인문학 수업을 하는 것으로 땜빵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들 녀석을 불러 놓고 심각하게 그냥 학교 때려치우고 검정고시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그 녀석이 나와 아내의 정신상태를 걱정해 주더라. 결석은 할지언정 제도권을 이탈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보다. 대통령도 제도권을 벗어나서 나라를 다스리는 <창조정치>의 시대인데, 크게 되긴 좀 그른 것 같다.


학원에 안보내고, 쓸데 없는 브랜드 옷 안 입히고, 애들 기죽을 까봐 남의 집 아이들 하는 것 따라하지 않아도 이 정도 여행경비는 나오는 듯합니다. 물론 최대한 비수기에 예약하고, 최대한 싼 호텔을 뒤져야하지만 말이죠. 아울러 학원을 안보내니 저녁이나 주말에 애들 공부 봐주는 건 덤이랍니다.^^



[맥베스와 현실의 묘한 일치] 


묘한 일치.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서울시오페라단은 이달 말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를 공연한다. 묘하게 나는 지난 달 같은 취지로 Oxford 에디션 <Macbeth>를 내가 이짓을 왜 또하는 지 자괴감이 든다며 툴툴 대며 읽었다. 만약 <맥베스>로 해시태그를 만든다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왕위에 오르기

#소통의 부재

#여인의 꼭두각시

#마녀의 주술적 예언에 휘둘리기

#국민적 저항

#끝까지 버티기

#비참하게 자리에서 쫒겨남


저는 그냥 셰익스피어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함께 올린 사진은 내가 운영(?)하는 불법복제 전문 음반사 T&F Music에서 발매한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의 표지)



11월 탄핵 정국에 올린 글입니다.



[나는야, 전공을 잘 택해서 세상을 구한 남자]


전공을 잘 못 택했어...ㅠ.ㅠ


하지만, 과학을 전공 했으면, <미친> 천재 과학자가 되어 박양의 뻘짓 이전에 세계를 멸망시켰을지도...ㅋㅋ



사회학도 주제에 물리학을 복수전공 했던 흑역사(?)는 일단 묻어두죠.^^



[가빈이는 1학년]


  가빈이 시험 답안지...ㅋㅋ



초등학생들의 황당한 시험 답안을 캡쳐한 것들이 돌아다니는데, 가빈이의 답안지도 최신 버전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솔직히 가빈이의 답도 틀리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갤럭시 기어S3 유감 또는 CEO에 대한 유감일지도...^^]


갤럭시 기어S3의 광고를 보고 원형 배젤에 아날로그 느낌이 풍겨 아이폰을 씀에도 잠시 관심을 가졌었는데, 최근 사장단 모임에서 뽐부받은 사장님이 구입한 실물을 보니 여전히 수트에는 안어울리더군. 가까이서 보면 만듬새는 그냥 싼 스포츠시계 느낌에 배터리 절약을 위해 시계판이 평소에는 꺼져있어 시커먼 원반을 차고다니는 느낌. IT회사의 젊은 CEO도 아니고 수트를 전투복으로 입고다니는 회사의 CEO가 그런것 차고 다니지 말라 직언을 하고 싶지만, 조만간 본인이 깨달을 것 같아 일단 참고 있기로...


문득 팀장 쯤 됬으면 (까르띠에 같은) 듣보잡 시계 차지 말고, 자기가 차는 지샥 정도의 인지도 있는 시계는 차줘야 하는것 아니냐고 호기롭게 충고하던 영환이가 그리워 진다.


[SNS 특유의 오해를 방지키 위해 부언하면, 지샥이 수트에 안어울리는 디자인이어서 그렇지 시계라는 기능으로는 까르띠에는 물론 브레게나 바쉐론 콘스탄틴 보다 100배는 더 우월한 시계임은 틀림없다.]


주변에 아무도 이야기 해주지 않는지 아직도 사장님 손목에는 기어S3가, 그것도 배터리 절약모드의 컴컴한 화면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롤렉스의 다이버 시계가 드레스 워치 취급 받는 시대지만, 러버 밴드의 컴컴한 기어S3를 차고 수트를 입은 모습을 보면 여전히 적응이 안됩니다.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재독]


 지난 주말, 읽을 책을 쟁여둔 것이 떨어져 2011년 번역본이 나오자마자 구입해 읽고 던져둔 앙드레 고르의 <프롤레타리아여 안녕>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프랑스어 원문의 prolétare를 <프롤레테르>로 prolétariat를 <프롤레타리아>로 번역한 것은 여전히 읽는데 거부감이 느껴진다. 고르가 뭔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거나 기존의 단어에 새로운 용법을 부가한 것이 아닌 마르크시즘의 일반적인 용례로 이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미 이 바닥에서는 굳어진 번역어들을 놔두고 이런 <독창적>인 번역을 했다는 것은 역자가 마르크시즘에 익숙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교수님, 학자님 중에도 프롤레타리아와 프롤레타리아<트>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분들도 있으니, 척박한 지적 환경을 탓해야지 프랑스어 전공의 역자를 탓할 건 아니지 싶기도 하고. 역자가 프랑스어를 전공한 입장에서 prolétariat를 번역하면서 묵음인 <t>를 발음해서 (독일어식으로) <프롤레타리아트>로 옮기는 것이 부적절하다 생각했다면, prolétare는 <프롤레타리아>로, prolétariat는 <프롤레타리아 계급> 정도로 번역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참고로 제목도 <프롤레타리아트여 안녕> 또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이여 안녕>이 맞는 번역이겠지만 집합명사와 그 소속원에 대한 구별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우리말의 특성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자.


번역의 문제를 차치하면, 고르의 주장들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지금의 세상이 뭔가 잘 못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읽어봤음 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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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술[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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