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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페니의 가마슈 경감 시리즈 또는 스리 파인스 시리즈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습니다. 어딘지 우스터 스콧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스틸라이프>의 표지를 보는 순간, 제가 아무리 소위 말하는 코지 미스터리 장르에 큰 흥미가 없다고 해도 구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시작하는 것은 한참 미루었는데, 그 이유는 첫 편인 <스틸 라이프>가 개정되면서 표지도 갈아입고 깔끔한 외양에 가벼운 느낌의 제본으로 나왔지만, 2편인 <치명적인 은총>은 예전의 두꺼운 판형에 표지만 갈아입은 모양이라 좀 꺼려졌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시리즈의 다른 책처럼 <치명적인 은총>도 깔끔하게 개정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수많은 수상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가 인기가 별로 없기 때문인지 (국내의 시장 상황을 생각하면 뭐 당연한 일입니다만) 2014년 8월 개정판이 나온 이래 1년 반이 지나도 개정판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기에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그냥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으려고 사둔 책이 점점 떨어졌고, 뭔가 시리즈물을 하나 더 읽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묘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읽는 김에 작품의 시간적 배경에 맞춰 <스틸 라이프>는 가을, <치명적인 은총>은 겨울이어서 계절에 맞춰 읽었고, 다음 편인 <가장 잔인한 달>은 배경이 부활절(올해는 3월 27일)이니 조만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물의 경우에는 일관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적당히 등장인물들을 묶어 읽고 다 읽은 뒤에는 간단한 감상을 올렸는데,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그런 식으로 올리기에는 적합지 않는 것 같아서 두권을 읽은 뒤의 감상을 먼저 올릴까 합니다.


이 시리즈는 미스테리도 흥미롭지만, 스리 파인스라는 캐나다 퀘백 시골마을이라는 배경, 그 마을에 살고 있는 개성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만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에 함께 하는 재미가 더 훌륭합니다. 작품에서 도시에 사는 가마슈 경감이 스리 파인스 사람들과 교류하고 동화되어 가는 과정을 독자도 함께 합니다. 그냥 저도 비스트로 한켠에 가마슈 경감 옆자리에 앉아서 클라라, 오브리, 루스 등과 이런 저런 정담을 나누는 느낌이죠. <스틸 라이프>를 다 읽었을 때의 느낌은 사건이 해결 되었다는 안도감보다는 이제 이 마을에 더 머무를 수 없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이 본인의 취향일지 아닐지는 제가 어떤 글을 쓴다고 해도 도움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 경험을 전해드리면,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늘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풍경보다는 고층빌딩의 숲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던 제가 책 한권을 읽고, 그것도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한적한 전원생활을 꿈꾸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울러 늘 혼자가 더 편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할 시간이면 책이나 음악을 택하는 스타일인 제가 스리 파인스의 비스트로 같은 곳에서 루스 자도의 악담을 듣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내 주변에 정신과 의사 출신의 중고 서적상, 인정은 받지만 돈은 별로 못 버는 화가와 예술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한점도 팔지못한 그의 아내, 비스트로를 운영하는 게이 커플, 악담을 일삼는 늙은 시인 같은 친구들과 예술과 문학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 할 수 있는 삶이 곧 행복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모두 이 책 덕분입니다.  


앞에 언급한 대로 저는 코지 미스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시리즈에 푹 빠졌고, 아마 국내에 번역본이 출간되는 대로 모두 읽을 것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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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술[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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