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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클라우디오 아바도 인터뷰 (Claudio Abbado - 'Interviewing Abbado')

by 만술[ME] 2014. 1. 22.

밀라노에서 태어나 자란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1968년에서 86년까지 스칼라의 음악감독, 1986년에서 91년까지 비인 국립 오페라의 음악감독, 1979년에서 87년까지 런던 심포니의 음악감독,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베를린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이후는 유명 악단들을 객원으로 지휘하면서 루체른 축제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와 좋은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음반으로 이야기하면 이미 작년에 80주년을 기념해서 음반사별로 박스들은 나와 있으니 저렴하게 다양한 음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2010년 8월 그래모폰지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이 인터뷰의 특징은 그와 일했던 유명한 연주자들이 질문하고 아바도가 답하는 형식인데 아바도를 추모하는 뜻으로 번역문을 올립니다. (편의상 앞부분에 인터뷰어가 아바도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Alan Gilbert


저는 당신이 음악을 탐구하는 방식을 늘 존경해왔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탐구해 나가는 절차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는지요? 


저는 책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합니다. 악보를 읽기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죠. 일반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게 있으면 한번 읽고는 그것들을 가슴으로 알게 되는 순간까지 읽고 또 읽습니다. 저는 언제나 제가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작품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는 끝이란 게 없어요. 제가 여러 번 지휘한 작품을 다시 살펴 볼 때도 언제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새로운 작품인 경우에는 작곡가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제가 잘 아는 작곡가의 음악을 지휘합니다. 작품에 대해 더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면 단지 음악만이 아니라 문화적 배경, 서신들, 미술작품들, 건축, 삶 등 무엇이건 공부할 겁니다.


Maurizio Pollini


우리의 음악생활과 문화에 있어 현대음악이 어떤 방식으로 중요하다 생각하시나요?


단순합니다. 베토벤 시대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그도 현대음악 작곡가였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언제나 훌륭한 작곡가를 접하면 들으려 노력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불레즈와 스톡하우젠을 연주하는데 저는 그들을 연주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저는 루이지 노노와 베리오를 여러번 지휘했습니다. 나라마다 훌륭한 작곡자들이 있습니다.


Jose van Dam


당신이 이탈리아 곡이건, 독일 곡이건, 프랑스 곡이건 다양한 분야의 레파토리에 대해 훌륭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만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힘든 음악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쉬운 음악이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계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호세는 러시아 음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는 않았군요. 저는 무소르그스키, 차이콥스키,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에프, 쇼스타코비치를 지휘합니다. 저는 한계라는 게 싫기에 프랑스 음악이건, 영국음악이건, 러시아 음악이건, 오스트리아음악이건, 이탈리아 음악이건 좋아하지 못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좋은 음악을 좋아합니다.


Thomas Quasthoff


가곡과 가곡연주가 당신의 음악가로서의 삶과 음악의 해석에 있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저는 언제나 가곡 연주나 지휘를 좋아했는데 제가 토마스 크바스토프, 안느 조피 폰 오터와 함께 한 최고의 녹음들은 모차르트부터 말러에 이르는 가곡들, 이상한 뿔피리와 전곡녹음들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말러는 관현악 작품의 형태로 오페라를 작곡한 겁니다. 가곡에서 가사의 의미는 매우 종요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훌륭한 극장들과 오페라의 전통이 있지만,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프랑스, 중부유럽에는 가사를 가진 노래들이 있다는 것이 훌륭한 점입니다. 가곡은 가장 훌륭한 표현 방식중 하나입니다.


Christopher Alder


전에 연주했던 작품을 공부하려 할 때 당신의 녹음을 듣나요, 아니면 이전의 관점들로부터 멀리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피하고자 하나요?


아뇨, 저는 다시 연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삶에 있어 늘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죠.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만 하는 건 지루한 일입니다. 저는 새롭고 중요한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때로 제가 예전에 녹음한 음반을 들으며 ‘이거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라고 말하기도 하고 ‘좋은데, 나쁘지 않은 걸’하고 말하기도 하죠. 


Gil Shaham


요즈음의 음악가들 ㅡ 작곡가들, 지휘자들, 특히 연주가들에게 뭔가 충고나 제안을 하실 게 있나요? 예술적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더 많이 듣고 음악을 즐기는 겁니다. 음악을 사랑해야합니다. 몇 년 전에는 그렇지 않던 이탈리아를 포함해 모든 곳에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습니다. 음악가는 바로크에서 현대음악까지 연주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어야 합니다. 제한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늘 좋은 음악을 찾고자 노력해야합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에 바르톡과 스트라빈스키에 대해 음악이 아니라 타악기적이고 소음이라는 이야기들을 했던 게 생각납니다. 오늘날은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 음악들을 클래식이라 할 겁니다. 누가 좋은 작곡가인지 알아내는 게 오늘날의 문제입니다.


Simon Keenlyside


무대 위의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간의 강도를 어떻게 통제하시나요? 통제를 잃지 않으면서도 신뢰를 불어넣기 위해 의도하는 방법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악단원들이 성악가들을 들을 수 있는 적절한 균형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물론 오페라나 콘서트에서 노래에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고 오케스트라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성악가들이 오케스트라의 음율을 따라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듣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Roberto Alagna


음악에 대한 비전을 다른 이미지로 표현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그림을 좋아합니다. 전 언제나 새로운 전시가 있으면 보러가죠. 많은 음악들을 그림과 연관지을 수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책을 읽기 위해 책을 읽는 것처럼 음악을 위해 음악을 읽습니다. 저는 악단과 아주 조금만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눈과 손으로 훌륭히 커뮤니케이션 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의 모든 연주자들은 실내악을 연주합니다. 4중주와 5중주를 연주하는 법을 한다면 그게 최선의 방법이죠.


Barbara Bonney


당신의 멋진 손으로 어떻게 허공에 그림을 그릴 수 있나요? 저는 당신과 노래할 때면 구름위에 떠있는 것 같은 기분이랍니다.


저는 언제나 바바라와 함께 나는 걸 상상하죠.


Jonas Kaufmann


로헨그린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 작품이 자주 바그너의 이탈리아식 오페라라 불리우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바그너가 벨칸토 스타일이 가미된 “독일적” 표현이라 부르는 성악가들이 드믄 이유가 무엇인지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요나스 카우프만과 모차르트, 슈베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아리아들을 녹음했습니다. 그는 훌륭한 성악가라 생각되며 저는 그를 아주 좋아합니다. 로헨그린은 매우 훌륭한 오페라이며 말하자면 트리스탄 보다 더 서정적이지만 저는 오페라를 이렇게 저렇게 분류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바그너가 말한 가수들을 보기 힘들다는 것에 관해서는 요나스 카우프만과 같이 훌륭한 성악가들이 많지는 않다는 것으로 답하겠습니다.


Roberto Alagna


피치의 다양성에 대해 어떤 생각이신지요? 더 높아질 수 있다 생각하는 지요? 


바로크 음악을 연주할 때 피치의 문제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악기들을 415kHz 나 440kHz 나 442kHz로 연주해야 하죠. 비엔나에서라면 447kHz로 연주합니다. 물론 피치가 더 높을수록 소리가 더 찬란할 수 있지만, 이는 연주장의 음향에 크게 좌우됩니다. 예를들면 비엔나에서는 피치가 꽤 높지만 뮤직페어라인의 음향이 따스하기 때문에 나쁘게 들리지 않습니다. 베를린에서는 444kHz로 연주하곤 했고 오케스트라 모차르트는 442kHz로 합니다. 물론 페르골레지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피치를 낮춰야 하죠. 특히나 415kHz인 오보에 다모레가 포함된 경우라면요. 성악가들이 피치가 너무 높다고 말하면 저는 언제나 ‘그럼 베이스는 어떻게 하라구요? 피치를 낮추면 그들도 낮춰 불러야 하쟎아요’라고 말하죠. 더 높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비엔나의 447kHz도 충분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Yuja Wang


당신은 제가 매우 존경하고 좋아하는 마르타 아르헤리치나 엘렌 그리모 같은 많은 피아니스트들과 작업했습니다. 피아니스트와 협연 하는데 세대에 따른 변화가 있었나요? 커리어를 처음 시작하던 시점과 지금시점에서 피아니스트들과 협연하는데 차이가 있는지요? 젊은 세대 피아니스트들과 작업할 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시나요? 


제가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같이 피아노를 배울 때 그녀는 11살인가 12살인가 그랬는데 제 생각에 그녀는 대단한 연주자라 생각되어 당장 함께 연주회를 가졌죠. 제 생각에 베를린에서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협연한 프로코피에프와 라벨이 베를린 필하모닉과 녹음한 제 첫 레코딩인 것 같습니다. 저는 독주자와 일할 때 언제나 제가 해당 음악에 대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말하고 가장 좋은 접근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죠. 하지만 요즘의 젊은 연주자와 구세대 연주자의 구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루빈스타인이나 루돌프 제르킨과 연주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우리가 모차르트 협주곡을 녹음할 때 제르킨은 88세였는데 제가 보기에 정신적으로는 제일 젊은 사람이었습니다. 늘 오케스트라에게 ‘봐요, 여기서 가장 젊은 사람은 루디에요‘라고 말하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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