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음악을 들으면서 했던 가장 무모했던 "과업"이 2005년~2006년에 바흐의 모든 음악(171장의 CD)을 일주일에 음반 두장씩 86주에 걸쳐 들었던 것인데 그냥 듣기만 한 게 아니고 각각의 곡들에 대해 각종 문건을 뒤지며 공부를 겸하며 일주일 내내 반복해서 들었었습니다. 이후에도 모차르트의 모든 음악, 글렌 굴드가 Sony에 남긴 모든 녹음, 호로비츠의 모든 공식 녹음, 하이페츠의 모든 공식 녹음, 루빈스타인의 모든 공식 녹음 등에 도전은 했지만 바흐 때 만큼 타이트하게 일정을 관리한게 아니고 대충 편한 방식으로 한번씩 듣고 넘어가는 식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었는데 (물론 순서도 안지키며 듣다보니 몇장은 빼고 듣기도 했고) 2014년을 맞아 나름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보기에 따라 바흐의 모든곡을 86주에 걸쳐 공부하며 듣는 것 보다 더 황당한 계획인데 가디너가 1999년 크리스마스에 시작해서 2000년 1년 동안 바흐의 종교 칸타타들을 해당일에 맞춰 연주한 것처럼 각각의 칸타타가 연주된 날에 맞춰 1년간 들어 보자는 계획입니다. 아시겠지만 바흐는 매주 일요일과 교회 주요 행사일에 맞춰 칸타타를 작곡했는데, 예를들어 "승천일" 예배를 위해서는 BWV 11/37/43/128의 네곡을 작곡했죠. 따라서 저는 2014년 승천일인 5월29일에 그 음악들을 듣겠다는 것입니다. (연주한 사람도 있는데 듣는걸 못할까 싶기는 합니다.)
물론 제가 교회의 종교 기념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니 (아는건 크리스마스 뿐^^) 200곡에 맞는 각각의 날들을 찾는 것도 일이고 (물론 현재는 다 찾아 달력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날 맞춰 듣는 것도 일인데 더구나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이 중요한 날에는 곡들이 몰려 있어서 빡세기도 하더군요. 더불어 각 기념일의 의미를 모르니 이 기회에 신자는 아니지만 각 기념일들에 대해 공부도하고 그 종교적 의미에 좀 더 의미를 두고 각각의 칸타타에 대해서도 더 심도 있게 공부하자는 생각인데 바흐 매니아도 아닌 제가 왜 이런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음반은 가디너의 음반들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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