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하나 추천 한 덕에 지속하고 있는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가이드 제3탄, 오늘은 책의 두번째 권인 "포스트 캡틴"(Post Captain)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전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를 바랍니다.
1. 제목과 배경
“포스트 캡틴 (Post Captain)”이란 제목은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영국 해군의 등급(1~6)함을 지휘할 수 있는 정식 함장을 의미합니다. 부를 땐 그냥 “함장(captain)”이라 불렸지만 등급함을 지휘하는 함장은 Post Captain이고 등급외 함을 지휘하는 경우는 Commander였죠.
책은 지브롤터에서 본국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잭과 스티븐이 평화가 찾아온 소식을 듣게 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아미엥 조약에 의한 1년간의 평화는 프랑스 혁명전쟁 - 나폴레옹 전쟁 기간 동안 나폴레옹의 실각 후 부르봉 왕가가 복위된 후 나폴레옹의 100일 천하가 시작되기 까지의 약 10개월간의 평화를 제외하면 유일한 평화시기 였습니다.
패트릭 오브라이언은 이 평화 시기를 그냥 넘기지 않고 잭과 스티븐의 사랑과 갈등, 프랑스로부터의 흥미진진한 탈출, 폴리크레스트호의 모험, 그리고 유명한 스페인 보물선 사건까지 다루면서 알차게 소설에 담아 넣습니다. 그러면서 두 주인공의 캐릭터는 더욱 풍부해지고 둘의 우정과 질투는 개그를 만들어 내기도 하죠.
2. 등장 인물들
세인트 빈센트 경 (St. Vincent) - 본명은 존 저비스(John Jervis)인데 실존하는 세인트 빈센트 해전의 영웅입니다. 그의 이름이 이 해전에서 따와 세인트 빈센트 경이 된 것이죠. 해전 당시 그 휘하에는 넬슨 제독이 있었습니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서 오브리 함장의 모델이 된 코크레인 경의 “엘 가모” 나포와 그로 인한 진급이 기대되었음에도 진급이 되지 않은 정황 등은 “포스트 캡틴”에서 세인트 빈센트 경과 오브리 함장의 충돌로 좀 더 극적으로 묘사됩니다.
멜빌 경 (Melville) - 본명은 헨리 던다스(Henry Dundas)이며 실존 인물입니다. 토리당원이었고, 때문에 같은 당원인 오브리 함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오죠. 가끔 잭 오브리 함장의 친구로 등장하는 헤니지 던다스의 부친인데, 아들로 나오는 헤니지 던다스는 실존인물은 아닙니다.
조지프 경 (Joseph Blaine) - 영국 해군 정보부의 조지프 경은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비슷한 인물이 실존하기는 했습니다. 조지프 뱅크스 경이죠. 책에 등장하는 조지프 경처럼 자연학자였으며, 식물학자로 쿡 선장의 제1차 항해에 참가하기도 했고 무려 80여종의 식물의 학명이 그의 이름을 땄다고 합니다.
3. 메이프스(Mapes) 저택과 인근
소피, 다이애너 어페어가 벌어지는 메이프스 저택과 딜, 포츠머스 등의 위치입니다. 메이프스 저택은 개략적인 위치인데 대충 비슷할 겁니다.
4. 사보이궁과 랭카스터 영지
빚쟁이에 쫒긴 오브리 함장은 사보이 영지로 숨어 지냅니다. 그런데 묘사되는 바를 보면 이곳은 마치 영국의 법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나오죠.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헨리3세의 손자인 그로스몽의 헨리가 100년 전쟁의 공로로 랭카스터 공작이 되면서 공작령에 대한 자치권을 갖게 되죠. 따라서 이후 공작령 지역은 공작의 법이 적용 받는 곳이 됩니다. 위치는 런던의 코벤트가든에서 남동쪽으로 템즈강변 부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5. 곰돌이 서커스단의 행로
툴롱에서 오랜 벗(?)을 만난 오브리-머투린 일행은 카르카손을 거쳐 에스파냐에 있는 머투린의 성(?)까지 이동합니다. 카르카손은 보드게임으로도 나와 있는 성곽으로 유명한 도시죠. 잭이 곰돌이로 변신하여 이동한 거리를 생각하면 정말 죽지않고 이동한게 기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6. 로드 넬슨호의 여정
오브리와 머투린은 돌아오는 길도 평탄치는 않습니다. 지브롤터에서 귀한 하는 와중에 프랑스의 사략선 벨론호를 만나게 되고 또 여러번의 구출 기회를 얻었지만 실패하곤 하는데, 그 과정의 항로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7. H.M.S 폴리크레스트(Polychrest)호
오브리 함장이 소피호에 이어 두 번째로 지휘하게 된 배는 폴리크레스트라는 이름의 독특한 함선입니다. 이 함선은 앞뒤가 구분한가는 모양으로 되어 있고, 떠있는 것만도 고마운 수준의 문제작이었는데, 이 시리즈의 사건들이 그렇듯 오브라이언이 묘사한 폴리크레스트 같은 배가 전혀 근거 없는게 아니었습니다.
폴리크레스트처럼 선수와 선미가 모두 뾰족한 구조로 되어 있는 배로는 다트(Dart)호와 같은 종류의 배가 있었습니다. 책에 묘사되는 폴리크레스트호와는 달리 안정적으로 항해가 가능했다고 하며, 다트호의 경우는 1809년까지 활약했니다. 아울러 폴리크레스트호를 언급하면서 “비밀병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비밀병기(미사일/어뢰)를 발사 할 수 있도록 개발된 배는 프로젝트(HMS Project)호이며 크기는 다트호나 폴리크레스트호 보다 작았다고 합니다.
8. 하트 제독 함대와의 조우 및 픽업 임무
포스트 캡틴이던 하트 함장은 이제 제독이 되어 있습니다. 폴리크레스트호는 하트제독의 함대로 배속 받아 그리네곶에서의 픽업 임무를 부여 받죠.
9. 베른호 격침
시시한 기니 무역선 호송임무를 마친 폴리크레스트호는 귀환길에 숙적(?) 벨론호를 마주칩니다. 그리고 히혼항으로 도주한 벨론호를 추격하여 결국 침몰시키죠.
10. 숄리외항 교전
숄리외(Chaulieu)항에서의 교전에서 폴리크레스트호는 코르벳 판촐라호를 나포합니다만 반대로 폴리크레스트는 침몰하고 맙니다. 나포된 코르벳이라는 함선의 종류는 프랑스쪽에서 쓰이던 용어로 처음에는 작고 빠른 함선을 칭하던 용어였지만 함의 크기가 점점 커져 오브리-머투린이 활약하던 시대에는 600톤까지 크기가 커졌다고 합니다. 이 해전에서 오브리 함장은 폴리크레스트를 잃고 판촐라호를 나포했으며, 여러 선박에 타격을 입혔기 때문에 그 전과를 인정받아 정식함장으로 드디어 승진하게 됩니다.
주목할 점은 그간 커맨더로서의 함장이란 의미로 왼쪽에 달았던 견장을 정식함장이 되면서 오른쪽에 달게 되는데,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서 머투린이 견장이 한쪽 밖에 없다는 것을 지적하자 잭이 넉살좋게 이제 곧 “다른쪽도” 달게될꺼라 했던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잭은 함장이 되자마자 벌써 제독을 꿈꿨던 거죠.^^
11. 스페인 보물선 사건
“포스트 캡틴”에서 오브리-머투린의 마지막 임무인 스페인 보물선 나포 임무는 역사상으로 1804년 10월 5일 실재 했던 사건입니다.
책에 묘사된 것처럼 스페인은 프랑스와 비밀 협약을 맺고 영국에 선전포고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선전포고의 걸림돌은 남미에서 오는 보물선단이었죠. 전쟁이 선포되면 바다를 장악하고 있는 영국 함대에 의해 아까운 보물선이 나포될 것이 자명하니 일단 보물선이 안전하게 도착한 뒤 선전포고를 하자는 것이었죠.
영국은 첩보에 의해 이 사실을 알고 선제 공격을 감행하기로 합니다. 영국 해군이 프리깃 4척으로 이 작전의 함대를 구성한건 재미 있는데, 스페인의 보물선 함대가 프리깃 4척인 것에 맞춘 것이죠. 그야말로 영국 해군의 자부심이랄까요? 영국의 함대는 책에서 언급된 대로 오브리 함장이 임시로 지휘하는 라이블리 호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역사상으로는 해몬드 함장이 지휘 햇지만 책에서는 그가 정치 때문에 자리를 비워 오브리 함장이 임시로 지휘한 것으로 나옵니다)
해전의 결과는 “포스트 캡틴”에서 묘사하는 바와 거의 같습니다. 이때 보물을 가득 싣고 침몰한 메르세데스호는 2007년 발견되었으나 그 소유권을 두고 스페인정부와 발견자간에 법적 공방이 있었고 2012년 미연방법원은 스페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MF[ME]
도움 받은 자료들
Patrick O'Brian's Navy: The Illustrated Companion to Jack Aubrey's World - Richard O'Neill
Harbors and High Seas, 3rd Edition : An Atlas and Geographical Guide to the Complete Aubrey-Maturin Novels of Patrick O'Brian - Dean King
Wikipedia
http://www.cannona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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