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오디오 이야기2011.03.16 16:42
그간 이런 저런 포스팅과 답글에 쓸만한 헤드폰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었는데, 이제야 득템하게 되었습니다. Beyerdynamic의 헤드폰인 DT 880인데 T1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몇년간 동사의 최고모델이었고 헤드폰의 4대 레퍼런스라고 불리던 제품입니다. (원래 독일식이면 "바이어다이나믹"이라 읽을텐데 다들 "베이어다이내믹"이라고 읽더군요)


처음에 헤드폰을 검토하면서 가장먼저 생각했던건 젠하이저의 HD650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 클래식에 좋다는 평도 많았고 모양도 그럴듯하고 착용감도 좋아보였으며, 국내 인지도도 좋았죠. 사실 "클래식에 좋다"는 평들은 좀 문제가 있는데 이건 클래식 음악이라 할 때 베토벤의 교향곡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만든 말인듯합니다. 클래식에도 시대별로 음의 성향이 다르고 편성에 따라 전혀 다른 특색을 갖는데 어떤 헤드폰의 특성이 "모든" 클래식에 좋기는 힘들죠. 그냥 그 의미는 "대편성 관현악곡을 웅장하게 재현하고(저음!) 공간감도 넓으며 소리가 너무 가까이 들리지 않고 약간 물러선듯 들린다" 정도 아닐까 생각됩니다.


헌데, 이런 수정된 의미의 "클래식에 적합"이라는 특성은 사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특성입니다. 언젠가 포스팅에 저는 재즈에 적합하게 세팅된 오디오로 클래식을 듣는 걸 지향한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믹스&매치를 잘하는 시스템 보다는 해상력이 좋은 시스템, 뚝 떨어지는 저음보다는 빠르고 양감있는 타이트한 저음이 좋으며, 콘서트홀 2층 앞열에 앉아 듣는 관조하는 느낌 보다는 포디엄에 지휘자와 함께 서있는 듣한 느낌을 좋아하는 취향이죠.


이점에서 젠하이저의 HD650은 예전의 HD600 보다 저역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들이 거부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떤 저음이 죽인다는 헤드폰들을 들으면 마치 서브우퍼를 잘못 세팅해 놓은듯한 느낌인데 이런 느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더구나 도자기(Made in China)로 만들어졌더군요.^^


데논의 AH-D2000, 오디오테크니카의 ATH-AD1000/2000 등을 검토하고 결국은 평탄한 음색을 찾아 베이어다이내믹까지 왔습니다. 처음에 DT 880 보다 번호가 더 높고 신품인 DT 990이 눈에 들어왔는데 "저역"이 좀더 강조 되었다는 이야기에 좀 신뢰를 잃었습니다. 헤드폰에서 저역을 강조할 방법은 뭐 커브조정일 것이니 그 저음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일것 같지 않았죠.


DT 880으로 잠정 결정한 뒤 문제는 옵션이었습니다. 임피던스가 무려 세가지 종류로 나오거든요. 32/250/600오옴 이렇게 말이죠. 저야 포터블에서 듣지 않고 집에서 들을 것이니 250오옴이나 600오옴이면 됬지만 문제는 포터블을 완전히 포기하느냐 아니냐였는데, 이 큰 녀석을 포터블에 연결할 일이 없어보여서 그냥 600오옴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론상 임피던스가 크면 울리기는 어렵지만 소리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까지 정하고 보니 600오옴이 흔하지는 않더군요. 그러다가 무려 T1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스피커를 끝장 버전으로 쓸수는 없어도 헤드폰 정도는 끝장으로 갈수 있는 여력은 되지않겠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DT 880 600오옴의 재고를 문의 해놓고 재고가 없기만하면 바로 T1으로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제발 재고가 없어서 명분을 만들어 주기를 바랬습니다만... 있더군요...ㅠ.ㅠ


이제 지루한 사설은 그만두고 DT 880에 대한 개인적 의견입니다. (늘 그렇듯 서론은 길게, 본론은 짧게!)


예전에는 알미늄 박스에 담겨져 있었다고 하는데, 그냥 가죽 가방에 들어 있습니다. 알미늄이 뽀대는 나겠지만 뭐 미련은 없습니다. (알미늄 카메라가방 있는데 별로더라는) 단단한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구성되어 일단 돈값 하는 느낌이 듭니다. 벨벳 커버도 느낌이 좋고 색상도 마음에 듭니다. 32오옴의 경우 (포터블용이라서인지) 푸른색 포인트가 있던데 250오옴 이상은 그 포인트 칼라가 없는게 다행입니다. 보기보다 가볍고 튼튼해 보입니다. 다만 선이 쓰고있던 소니의 CD780 보다 가는게 좀 그렇습니다. 일단 오됴 파일들은 굵은걸 좋아해요.^^


착용감은 CD780도 제법 좋은편이라는 평이 많지만 저는 그것도 오래 쓰기 힘들다는 느낌이었는데 DT 880은 착용감이 더 좋더군요. 다만 CD780이 좌우의 압박은 없지만 머리 위를 누르는 느낌이 강했던 반면 DT 880은 머리를 누르는 느낌은 약하지만 좌우의 압박은 제법 됩니다. 벨벳이 부드러운 관계로 아프거나 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압박은 느낍니다. 무게는 가벼운편은 아니지만 위에서 누르는 느낌이 적어 무게감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낌니다. 개인적으로 헤드폰은 이 무게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착용감은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음의 특성은 기대했던 대로입니다. 일단 해상력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선명히 각각의 악기들을 분리해서 들려줍니다. 다이내믹도 좋아서 약음의 디테일과 튜티의 디테일이 모두 살아 있네요. 그와중에 산만할까 걱정했는데 많이 산만한 느낌은 나지 않고 조금 무대가 생각보다 넓지 않고 연주자들이 너무 다가와 앉아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녹음된 방식에 따라 가수나 솔리스트를 강조한 녹음의 경우 가수가 제 코앞에 와서 노래한다는 느낌이랄까요? (뭐 이건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로우파이 오디오나 구시대적 오디오에 적합하게 녹음한 엔지니어의 문제기는 합니다) 반면 현대적인 균형감 있는 녹음에서는 가수만 무진장 앞으로 다가온 느낌은 없습니다.


저역~고역의 밸런스는 좋습니다. 착색도 거의 없이 다소 맹물 같은 느낌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역이 좀 약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원천적으로 유닛이 작은 헤드폰이 어떤 원리로 저역을 재생할 수 있는지 몰라도 (제 생각에 저음을 만드는 방법은 커다란 유닛을 활용하거나 - 일반 스피커 - 작은 유닛을 무지막지한 힘으로 밀어부치는 - 액티브 서브우퍼 - 방법 밖에 없다지 싶은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헤드폰에서 저역을 기대한다면 그건 붕붕거리는 소리가 아니겠냐는 생각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 솔직히 저역이 약하다기 보다는 깨끗한 저역이기에 안내려간다는 느낌이 든다는게 더 좋은 표현 같습니다. 저역 소리의 민첩함, 칼같은 통제는 조금 아쉬운 한방의 저역이나 양감으로 인한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합니다. 뭐 혼탁함을 저역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서는 이게 저역이냐 하겠지요.


저도 3/5A의 왜곡되고 착색된 중역을 통해 나오는 여성 보컬의 마력을 좋아합니다. 3/5A가 아니었다면 지금 처럼 가곡을 즐겨 듣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착색이 되었거나, 특정 음악을 멋지게 들려주는 오디오가 꼭 나쁘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지금 제가 추구하는 음악 재생 장비는 그 장비를 잊게 많드는 것이기에 DT 880의 성향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DT 880 덕분에 심야에 듣는 음악이 스피커를 울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많이 달려줄 것 같습니다.


MF[ME]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만술[M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지나가다

    정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저음에 대한 이야기, 음반 녹음과 오디오에 대한 이야기, 클래식에 좋다는 헤드폰에 대한 이야기 모두 공감 입니다.
    블로그를 둘러보니 좋은 글들이 많고 고수의 내공을 느끼게 됩니다. 자루 들러 도움 받겠습니다.

    2011.03.17 09: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재미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고수는 아니고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을 좀 해본 것 뿐이죠^^. 자주 들러서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세요.

      2011.03.18 08:54 신고 [ ADDR : EDIT/ DEL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