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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게임]슬러거 - 현질, 그리고 매너

by 만술[ME] 2009. 6. 23.
다른 포스팅에 바바님이 답글 주신 내용에 대해 답을 달다 보니 내용이 길어져 하나의 포스팅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싶어 올리는 포스팅입니다. 슬거거 상의 현질(게임에서 현금을 이용해 아이템 등을 구매하는 행위)과 덤으로 매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건 프로야구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공짜는 없죠. 더구나 어떤 기업에서 게임을 만들어서 누군가를 즐기게 해준다고 할 때 자선사업이 아닌이상 (자선사업인 경우도 운영비는 떼는게 보통입니다) 뭔가 수익모델이 없을 수 없습니다.

이 수익모델은 정액제나 시간제로 게임을 할 때 돈을 받는 방법, 스폰서링 등을 통해 광고를 유치하는 방법, 그리고 가장 널리 쓰이는 현금으로 구입하는 아이템을 팔아먹는 방법입니다. 이중 아이템 장사가 널리 선호되는데, 그건 아마 "무료"라는 기본은 유지해야 고객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일겁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다른 이들의 노력의 대가(개발비, 운영비 등)를 공짜로 취할 생각은 없습니다. 해서 노현질 팀운영으로 4시즌째 즐기고 있는 저희팀 K군에게 피망직원들 월급주게 가끔 현질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꼬득이기도 하죠. 이건 "프로"야구고, 그런 이상 투자는 필수라면서... (물론 K군은 절대 현질 안하는 주의입니다)

과연 슬러거에서 현질은 필수일까?

기본적으로 슬러거는 현질없이 평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 팀을 만드는 것도 무료고, 몇몇 미션들을 달성하면 게임상의 돈인 캣이나 아이템을 주기도 합니다. 한시즌(50게임)이 끝나면 성적, 기권유무 등에 따라 캣이 또 나오구요.

기본으로 주어진 선수는 8시즌까지 쓸 수 있는데, (주전으로 주어진 선수와 후보까지 이용하면 8시즌 운용에 전혀 문제 없습니다) 8년이 지나 은퇴를 하게 되면 허접하지만 그 보상 선수를 주거나 드래프트권을 줍니다. 따라서 캣이 없어도 게임은 진행할 수 있죠. 아울러 프로야구 시즌중에는 매일 게임하는 것만으로 국가대표 드래프트권을 매달 하나씩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드래프트권의 가격이 48만 캣인데 이정도면 현질기준 만원정도의 가치라 하겠네요.

문제는 좋은 선수를 보강하거나, 선수들 피로를 회복하거나, 능력치를 향상시키거나 하기 위해서는 캣이 필요한데, 게임만으로는 캣을 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느린 돈벌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는거죠. 그때 필요한게 현질입니다. 이 현질은 아이템 구매의 형식이고, 보너스로 아이템에 딸려 캣과 볼(몇몇 시시한 아이템 구입에 사용됩니다)이 주어지죠.

즉, 우리팀을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들로 꾸며, 높은 승율을 기록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면 (헌데 기왕이면 다들 이러고 싶죠^^) 현질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요? 전 "프로"구단을 운영하고 있다니까요.^^

매너? 진짜야구 같으면 그만 아닐까?

몇몇 동호회나 게시판에 올려지는 글들을 보면 이 모든 매너들을 지키려면 "진짜야구" 슬러거가 아닌 가짜야구 슬러거가 될 것 같습니다. 한때 스타에서도 4드론이 비매너니, 아니니 하는 논쟁이 있었듯, 슬러거에서 어떤이들이 비매너라고 불리우는 것들을 나열하면 정말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현질 - 현질해서 유니폼(전선수 능력치 +4의 효과가 있습니다 / 선수능력치는 0~100)을 입거나,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하면 비매너라 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번트 - 특히나 리드하는 상황에서 굳히기 위해 번트하면 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번트로 아웃카운트를 잡으면 투수의 경험치가 적어지기도 합니다.

포심 - 포심을 많이 던져도 욕을 먹습니다. 투수의 경험치중 포심의 경험치만이 투수의 구속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포심을 중심으로 던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면 게임이 재미 없어진다는거죠.

비포/애프터 스윙 -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스윙을 해보거나, 심판의 스트/볼 판정 이후에 배트를 휘두르는 행위가 투구하는 입장에서 거슬린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견제 - 잦은 견제를 짜증 내는 분들이 있더군요.

번트 모션 - 번트를 안하면서 모션만 취하는 경우도 짜증난다 하더군요.

시간끌기 - 수비시 공선택 시간끌고, 던지는데 시간끌고 하는것을 싫어들 하시더군요.

벽타기 - 투구시 장타가 두려워 아웃코스로만 공을 던져 투구된 공의 흔적이 마치 하나의 벽처럼 보이는 경우도 싫어하더군요.

두더지 - 아웃코스 낮은볼로 코너에만 찔러 넣는 행위를 두더지라 하는데 다들 싫어라 합니다.

욕설 등 실제 삶에서도 비매너인 것들 + 투육, 타육 등 어뷰징 - 말할 필요도 없죠.

저는 이중 욕설 등 당연한 것 말고 두더지만을 피해야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행위들은 실제 야구에서도 행해지는 행위일 뿐이죠. 돈많은 구단이 잘할 확율이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고, 번트 해야하면 하는 것이고, 포심 던지다 맞으면 지는 것이고, 견제 안하면 도루 당하고 작전 당하는데 당연한 일이고, 상대편 맥을 끊기 위해서는 고의로 시간도 끄는게 진짜 야구고, 아웃코스만 던지면 그곳만 대비하면 되니까요.

다만 두더지는 정말 끔찍합니다. 아마 게임 시스템상의 문제일텐데, 이 핫스팟으로 공을 던지거나 살짝 살짝 빼주면 아무리 강진타법으로 친다고 해도 안타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뭔가 시스템상 패치가 필요한 것 같더군요) 아울러 이긴다고 해도 상대의 코스가 뻔하니까 재미가 없습니다.

에필로그

제가 스타를 한참 즐기던 시절, 배틀넷에서 만나는 사람들중 매너없고, 재미 없게 게임하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회사사람들을 중심으로 동호회를 만들었고, 그 동호회가 직장인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들을 위한 피난처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온-오프에서 아는 사람들끼기 게임을 하다보면 한차원 높은 심리전을 벌이게 되고, 끝나고 뒷담화도 즐거워서 그 뒤로는 모르는 사람하고 게임하는게 싫더군요. 덕분에 스타실력은 줄었지만, 스타를 오랜기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슬러거도 어느정도 하다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더군요. 육성게임이다 보니 어뷰징을 통해 소위 투육, 타육을 해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기형아 선수들로 구성된 팀도 있고, 게임이 질것 같으면 그냥 기권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고, 이 나이 먹고 몇살인지도 모를 사람에게 욕을 먹는 것도 싫어지더군요. 결국 직장 동료들과의 게임을 중심으로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실력 보다 승율이 높게 (이번시즌 35승5패3무로 경이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와 채널에 들어가면 다들 피하는 상대로 변해 게임하기 더 힘들어지고, (10여분 동안 강퇴만 당하면 정말 하고픈맘 없어집니다) 그러다 어렵게 성사되면 뭔가 문제 있는 팀이기 쉽죠.

결국, 저에게 있어서는 슬러거도 "안전지대"에서만 게임을 하는게 즐거운 단계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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