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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하이든 현악4중주 작품 20 - Quatuor Mosaiques

by 만술[ME] 2009. 1. 19.
제가 처음으로 정격연주 또는 원전연주라 불리는 음반을 접한 것은 80년대 중반 성음에서 라이센스로 발매되던 호그우드와 슈뤠더의 고음악 아카데미 연주의 음반(LP)들이었습니다. (요즘은 HIP 또는 시대연주 정도로 용어가 불리우고 또 그렇게 불려야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지만 이 포스팅은 처음 이 음반을 듣던 시절에 통용되던 용어를 따릅니다) 특히 잘로몬 콰르텟과 함께 연주한 (편곡된) 하이든 교향곡들을 참 좋아했죠. 이때의 느낌은 독특하고 깔끔한 뭔가가 있는데 어딘지 차갑고 흔히 듣는 풍성함과 질감, 그리고 감정의 고양이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끔 음반을 구입하고 듣기는 했지만 공감하고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는 트렌드에 따라가자는 생각이 있었죠. 이때만해도 (지금도 이런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책에서 까지 그런식으로 언급하는 분도 있지만) 원전연주 또는 정격연주는 그냥 단순히 그시대 악기로 그시대 음악을 연주하는 일종의 복원의 의미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원전연주에 대한 편견을 한방에 무너뜨려준 음반이 바로 콰터 모자이크(Quatuor Mosaiques)가 연주하는 하이든 현악4중주 작품 20을 두장의 CD로 담은 음반입니다. 원전연주의 특징들은 살아 있지만 차갑거나 뼈대만 남아 있는 느낌이 아닌 하이든의 유머와 음의 질감이 살아 있는 매우 따뜻한 연주로 치밀하면서도 여유롭고, 그야말로 파파 하이든의 미소를 느끼게 해주는 연주였죠. 이후 이들의 하이든 4중주는 모두 구입했고, 모짜르트나 베토벤까지 영역을 확대 했습니다.

모자이크 4중주단 덕분에 참맛을 알게된 90년대 중반 이후, 이들 뿐 아니라 다른 원전 연주들을 지속적으로 들어 왔으며, 덕분에 제가 즐겨 듣지 않던 작곡가들의 음악도 많이 섭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이렇게 제 음악의 지평을 한차원 높혀준 콰터 모자이크의 하이든 4중주가 다섯장짜리 두개의 박스로 특별기획 되어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mid price)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더군요. 



하이든은 기존에 바이올린 둘에 첼로가 함께하는 현악3중주를 지금과 같은 현악4중주로 완성한 작곡가 입니다. 아마 여분의 비올라 주자가 갑자기 생겨서 한명을 위한 자리를 주기 위한 배려였던 것 같은데, 어찌되었건 그점에서는 교향곡의 아버지 뿐 아니고 현악4중주의 아버지이기도 하죠.^^

이 하이든의 현악4중주중, 첫째 박스에는 작품 20과 작품 33의 4중주들과 "십자가 위에서의 마지막 일곱 말씀"이 들어 있고, 두번째 박스에는 작품 64, 76, 77의 세트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중 저는 당연히 작품 20의 여섯곡이 들어 있는 첫번째 박스를 우선 추천하겠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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