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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비발디 - 두개의 사랑 (Amor Sacro & Amor Profano), Kermes & Marcon

by 만술[ME] 2009. 1. 9.
비발디 하면 "사계"만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꽤 되지만 비발디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많은 곡을 그것도 "사계" 처럼 귀에 착착 달라 붙는 곡들을 작곡 했습니다. 몇년째 지속적으로 발간되고 있는 Naive의 비발디 에디션의 음반중 아무것이나 골라 들어 봐도 알 수 있듯 비발디의 음악세계는 그간 밝혀진 것 말고도 무궁무진한 즐거움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메이저 레이블인 DG에서 나온 비발디 음반중 강력 추천할 만한 음반 두장을 골라 보았습니다. 각각 2007년과 2008년에 출시된 음반으로 한장은 비발디의 모텟을 한장은 비발디의 오페라중 아리아들을 담고 있습니다. 때문에 첫번째 음반은 Amor Sacro(성스런 사랑), 두번째 음반은 Amor Profano(세속의(상스런?^^) 사랑)으로 되어 있습니다. 



두 음반 모두 최고의 바로크 소프라노인 케르메스(Simone Kermes)가 노래하고 마르콘(Andrea Marcon)과 그 일당들(Venice Baroque Orchestra)이 협연합니다. 그야말로 비발디 음악에 있어 막강 조합이라 할 수 있죠. (마르콘과 일당들은 까르미뇰라와 함께한 협주곡 음반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Amor Sacro"라 해도 그 모텟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류의 종교음악은 아닙니다. 그 화려함과 즐거움, 그리고 감정적 고양은 오페라 아리아를 담은 "Amor Profano"에 거의 필적할 정도 입니다. 음반 표지에 표현된 것처럼 소프라노를 위한 "사계" 정도로 이해해야 할 음악이죠. 우리가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기대할 수 있는 빠른 템포와 현란한 기교, 그리고 즐거운 템포가 서정적이고 기교적이면서 아름다운 느린 악장들과 잘 조화되어 있는 음악이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되어진 것이 이 음반에 들어 있는 비발디의 모텟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반면 "Amor Profano"는 좀 더 나아간 음악들입니다. 그야말로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모아놓은 음반이니까요. 각 노래마다 감정의 고양과 현란한 기교는 어지러울 정도죠. 다섯곡의 최초녹음 아리아도 들어 있으며, 음반의 구성이 매우 전략적으로 짜여져 있기에 처음 부터 끝까지 들으면 그놈이 그놈 같아 좀 지겨울 수도 있는 비발디의 아리아들을 계속 즐겁게 들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특히나 비슷한 곡들의 나열로 인한 이런 식상함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에 순수 관현악곡인 Il Bajazet의 Sinfonia을 살짝 끼워 넣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죠.


두 음반에서 케르메스의 음성은 바로크 소프라노가 어떠해야 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고음과 현란한 빠른 패시지, 적절한 감정의 고양과 후퇴, 누구나 한번에 각인되어 버리는 매혹적인 음색. 저역으로 내려갈 때 조금 아쉬운 면이 보이기는 해도 다른 장점을 생각할 때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정도죠. 여기에 마르콘과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최상의 서포트를 해줍니다. 긴장의 이완을 정말 잘 조절함으로써 케르메스의 노래를 서포트 해서 찰떡 궁합으로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내죠. 때로는 보컬과 경쟁하듯 때로는 서로 상생하듯 진행하는 마르콘의 지휘는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듭니다.

두음반중 하나만 고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두음반의 제목으로 미루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될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속쪽이 더 좋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MF[ME]

*비발디의 오페라를 조금 더 맛보고 픈 분들이라면 Naive의 비발디 오페라 아리아 모음집을 들어 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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