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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독서]등대여행

by 만술[ME] 2007. 7. 24.
서점을 배회하다 보면 종종 책의 내용에 대한 관심 정도와 상관 없이 한권쯤 곁에 간직하고픈 책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등대여행 - 사진과 함께 떠나는 아무도 가지 않던 길>도 그런 종류의 책입니다.
<등대여행>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을 써온 주강현 선생의 등대3부작의 제2탄인데 1탄인 <등대 - 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가우리나라의 주요등대를 등대별로 소개하고 있다면 <등대여행>은 등대의 구성인 등대가는 길, 등탑, 출구, 층계, 등명기 등 등대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사진과 함께 비교하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A5의 작은크기에 표지를 두텁게 디자인하여 늘 곁에 두고 등대여행을 하기 좋게 꾸며져 있는 <등대여행>은 책의 디자인만으로도 곁에 두기 좋습니다만 내용도 매우 좋습니다. 국내의 등대를 이렇게 자세하게 소개한 것은 처음이지 싶은데 읽다보면 늘 보아오던 등대가 어떤 역사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사소하게 보았던 담장이 어떤 미학적 아름다움과 과학적 원리가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여기서 수백장의 저자가 직접찍은 사진이 곁들이니 등대에 대해서 이보다 더 좋은 가이드는 없을 듯합니다.
사실 <등대여행>을 추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한번 뒤져보는 것입니다. 구성과 사진들을이곳에서 보여드릴 수 없기 때문이죠. (회사만 아니면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 있겠군요^^) 이런 책은 손에 잡아보고, 뒤척여 보면 감이 딱 잡히죠.
<등대여행>이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우선 제 입장에서는 내용이 좀 더 깊이 있었음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저자는 민속학자인데 단순한 민속지적인 접근 보다 좀 더심도 있는 접근을 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울러 휴대를 목적으로 하기 위해 희생된 점인데,등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는 사진이 너무 작습니다. 또한 종이의 재질상 사진이 이쁘게 나오지 않았더군요.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했으면 좀 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느낌의 사진들이 나왔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저자의 용어 선택이나 문체, 그리고 편집에도 아쉬움은 있습니다. 사진들의 배치가 좀 헛갈릴 때도 있고, 차례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편집이 문장의 가다듬음에 있어서는 발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약점들은 <등대여행>의 장점을 퇴색시키지는 못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번 휴가에서 바닷가에홀로 서있는 등대를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숨은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MF[ME]
『등대여행』에 부쳐_ 아무도 가지 않던 길

01 등대 가는 길_‘해양기술풍경’을 찾아서
등대의 자리매김 / 대체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 /
오르고 또 오르면 제대로 된 경관이 보인다 /
경관의 미학_장소감에 관하여

02 등대의 다양성_그 풍부한 얼굴
사람이 보살피지 않는 무인 등대란 없다 / 등표와 등대는 다른 것이다 /
등표와 입표도 다른 것이다 /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방파제 등대 /
뱃길의 교통 신호등인 부표

03 등탑_원형의 상징
등대의 원형原形은 원형圓形 / 다각형 등탑도 원형 등탑이다 /
등대인가, 아니면 전망대인가 / 조형 등대를 원하는 21세기형 미감에 관하여

04 20세기는 시멘트의 시대_돌과 쇠를 이기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리석 등대 / 1907년 최초의 벽돌 공장이 만들어지다 /
20세기 초반의 최첨단 공법, 철근 콘크리트 / 소금과 싸워 온 철제 등탑

05 문_빛으로 가는 출구
근대국가 시스템이 작동하는 등대 정문 /
그리스 신전의 박공으로 치장된 초기 등대들 / 포치 형식의 문들

06 층계_하늘 사다리
쇳물을 부어 만든 수공예적 주물 층계 /
직선 층계와 콘크리트 층계 / 나선형의 미학

07 창문_바다 경관의 바늘구멍
배를 닮은 원형 창 / 사각 창의 아름다움 /
등대 사무실 창문에서 본 풍경

08 등롱_판테온의 추억
판테온의 장기 지속 / 색깔 있는 등롱 / 변신하는 등롱

09 등명기_굴절과 직선의 힘
얼어붙은 달그림자, 등불이 켜지다 /
등대의 보물인 회전식 등명기 / 등명기의 다양한 얼굴들

10 담_물마루와 수평의 힘
돌담 / 시멘트와 벽돌담 / 그 밖의 담들

11 무적_물안개와 바다피리
무적霧笛, 혹은 안개피리 / 전기혼의 시대 /
종은 절집에서만 울리는 것이 아니다

부 록
*생각의 나무 / 12,000원
등대여행
주강현 글그림 l
생각의나무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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