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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 F&B

[여행]일본 (나고야-동경) 출장기② - 게로온천지역

by 만술[ME] 2004. 11. 21.
지난 1월30일 부터 2월9일까지 10박11일 동안 다녀왔던 일본 출장기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1월31일 오후부터 2월1일 저녁까지의 이야기네요.

출장 업무상 휴일에 관계자분들을 만날 수도 없고 해서 최이사님 가족과 1박2일 코스의 온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스파산업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 전통 온천을 방문한다는게 업무상으로도 동떨어진 일은 아니었죠.


게로(下呂) 온천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벳부 등의 온천에 비해 유명하지는 않지만 일본내에서는 동경 근처의 쿠사츠(草津), 고베의 아리마(有馬) 온천과 함께3대 명천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나고야에서 열차로 두시간 정도 달리면되는데 게로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일본인들은 주말 1박2일 코스로 온천을 많이 찾기 때문에 열차는 가능하면 좌석을 예약하는게 좋을 듯합니다. 게로온천까지 가는 길의 마지막 30분 정도는 매우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므로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게로는 전통적인 온천도시였는데 우리나라의 온천도시가 그렇듯 그리 인상적인 풍경은 아닙니다. 그냥 료콴(여관)들이 모여있는 정도라고나 할까요?게로의 많은 온천장중 가장 오래되고 번성하는 곳이 저희가 묵었던 수명관(水明館)이라는 곳입니다. 세번에 걸쳐 확장을 했고, 탕의 종류도 노천탕에서 높은 곳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까지 여러가지라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죠.


도착했을 때는 오후 늦게였기 때문에 우선 체크인을 했습니다. 저와 L대리가 같은 방을 최이사님 가족이 다른방을 K사장님이 또 다른방을 썼죠. 방은 전통적인 다다미방을 현대적으로 개조한 스타일입니다. 일단 손님이 방을 잡으면 바로 손님의 싸이즈에 맞는 유카타를 가져다주죠. 일단 옷을 갈아입고나면 제일먼저 할 일은 차을 마시는 일이랍니다.


원래는 직원이 기모노를 입고 써빙을 해주는데 특별히 최이사님 사모께서 저와 L대리에게 차를 끓여 주셨습니다. 유카타는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입어야 정석이라 해서 그리입었는데료콴내에서도 속옷을 안에 입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편하신대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옷을 처음입어보는 저희들인지라 최이사님 사모께서 도와주셨죠.^^

이렇게 차를 마시면서 온천까지 오는 동안의 피로를 간단히 풀면서 저녁식사 시간을 원하는 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료콴은 All-inclusive 스타일로 숙박비에저녁 정찬과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녁의 정찬은 별도로 마련된 다다미방에서 하게 되는데 코스에 따라 정갈한 일본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요리가 나오지만 코스로 나오고 워낙 양이 적게 나오기 때문에 배터진다 정도는 아니더군요.

물론 온천은식사를 하기전에 할 수도 있고 식사후에 할 수도 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간단하게 료콴(사실은 호텔)을 돌아봤죠. 다양한부대시설이 곳곳에 있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돌아다니면서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모두 유카타를 입고 있으니 다른 곳에 와있는 느낌이네요.

이렇게 돌아다니다 배가 꺼질 때쯤 노천탕부터 시작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보통작은 수건을 들고 탕에 들어갑니다. 이동시에는 앞을 수건으로 살짝 가리는 것을 예의로 생각하기 때문이죠.상당히 추운 겨울이었기때문에 옷벗고 맞는 바깥공기는 엄청나게 차더군요. 솔직히 이 추운데 어떻게 노천에서 목욕을 하냐는 생각이 들어 도로 들어갈까 했지만 탕에 몸을 담그자 "아하!"하는 느낌이 왔습니다. 찬기가 가시고 위는 차갑고 아래는 뜨거운 맛이 독특하네요.^^ 말하자면 반신욕인거죠. 더구나 증기로 덮혀져 있는 실내가 아닌 탁트이고 조경이 잘된 노천에서 뜨거운 물에 담그는 맛이 각별하네요. 공기도 너무 상쾌하고요. 물론 료콴내의 노천탕은 단순 노천탕은 아니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종류랍니다^^.

노천에서 놀다가 나머지 탕들도 순회하면서 즐겨봤는데 노천탕이 제일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게로온천의 물은 원천수의 온도가 매우 높아서 오히려 식혀써야 될 정도라고 하더군요. 일본의 일부 온천들이 미지근한 물을 덥혀쓰는 것에 비해 대비되는 점이었습니다. 물의 질은 유황냄새도 안나고 색도 투명하고 맛도 그냥 그래서 평범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목욕을 하면서 몸으로 음미(?)해보면 물의 질이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이렇게 온천을 즐기고 올라가면 방에는 이부자리가마련되있죠. 노곤한 몸을 눞히면 금방 잠이들게 된답니다. 물론 다음날이나 밤중이라도 온천을 계속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 온천의 특이점이라면 생각과는 달리 젊은층이 많다는 것입니다. 연인들끼리 친구끼리 온천을 하러 많이 찾아옵니다. 나중에 동경 이야기에서 언급하게될 오에도 온천의 경우는 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정도죠. 전통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부러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전통적인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물이나 인테리어도 일본의 곳곳에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은 일본식 뷔페입니다. 식사를 한 뒤 주변을 돌아보러 나갔습니다. 게로지역은 고만고만한 온천장들이 모여 있는데 관광지임에도 휴양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유흥시설들은 거의 없더군요. 유흥, 퇴폐시설이 발전된 일본이지만 안들어가야 할 곳에는 철저하게 배제하는 게 인상적이네요. 지킬건 지킨다고나 할까?


곳곳에는 진짜 노천탕이 있습니다. 설마 했지만 실제로 이 노천탕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물론 이 노천탕은 무료라는 장점이 있기는 하죠^^. 하천을 중심으로 게로온천은 나누어져 있는데 다리의 디자인이 특이하더구요. 블록을 손도장으로 엮어 놓았는데 이 다리를 만들기 위한 기금모집에 참여하는 이벤트 형식으로 이루어 진 듯했습니다. 이런 참여형 기금모집으로 청계천 공사기금도 마련하던데 잘 됬음 좋겠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볼 수 있는게 자그마한 사당인데 게로온천의 기원을 표시하는 곳이라합니다.게로온천수의 발원지인 셈이죠. 아마도 이런 자그마한 소품(?)들이 관광객에게는 이국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고, 자국인에게는 자긍심과 전통의식으로 작용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 사진의 동상은 앞에 말씀드린 3대온천을 처음 언급한 분이라 하는데 이름을잊었습니다.^^






부근에는 족탕(足湯) 카페들이 있습니다. 웰빙 바람과 함께 많이 보급된 반신욕과 효과는 거의 같으면서 더 간편한 방식인데 이렇게 온천물에 발을 담그고 차를 마시거나 마지막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온천수에 계란을 삶아 먹는게 이 카페의 특징입니다. 게로온천의 높은 온도 때문에 계란을 삶아 먹는 시스템이 도입된 듯한데, 완숙이 되려면 시간이 좀 걸리고 그냥 반숙으로 먹으라고 하네요. 때문에 종이컵을 계란을 팔때함께 줍니다.


체크아웃하고 최이사님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문에 계시던 직원분이 찍어주셨는데 조금 후핀이 낫습니다...ㅠ.ㅠ 암튼 게로에서 푹~~ 쉰 뒤 다시 나고야로 돌아갔습니다. 나고야로 가는 길은 예약을 안해서 초반에 서서 가느라 좀 힘들었고요.

나고야에서는 우선 디자인 센타를 구경했습니다. 디자이너인 K사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나고야가 일본에서는 디자인의 중심지라 하더군요. 전시장과 쇼핑몰 등이 결합된 디자인 센타는자체로도 구경거리 였습니다. (일본인 평균 인체 모형이 인상적입니다.)

구경을 마치고건너편의 커피샾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의자위에 걸쳐 놓았던 가방을 떨어뜨렸는데 운이 없어서인지 5050z의 LCD부분으로 떨어져 LCD가 나갔습니다....ㅠ.ㅠ 나중에 A/S를 받았는데 당연히 사용자 과실로 10만원의 수리비를 내야 했습니다. 암튼 이때부터의 사진은 모두 뷰파인더를 이용했기 때문에 SLR이 아닌 카메라의 특성상 핀이 안맞거나 조금 의도하지 않았던 구도가 나오더군요.




이어서 복합 쇼핑몰인AEON 쇼핑몰을 구경했습니다. 유명한 유통업체인 AEON 그룹에서 운영하는 명품 아웃렛, 할인점, 슈퍼마켓의 복합 구조로 되어 있는데 특별한 테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와 개방감은 인상적입니다. 특히 주차를 위한 별도의 빌딩을 지어서 주차문제를 거의 완벽하게 해결했더군요.




쇼핑몰 구경을 마치고는 나고야에서 유명한 회전초밥집을 찾아갔습니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아 무척 인기였는데 무려 한시간반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죠. 맛난 것을 위해서는 당연하다는듯 기다리는 사람들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대부분의 초밥은 한접시에 100엔 또는 조금 고급은 200엔이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특별 주문 초밥도 잇었는데 L대리가 다른 테이블에서 시킨주문초밥을 맛나보인다고 픽업하는 헤프닝을 연출해서 웃기도 했죠^^. 신선하고 맛도 잇었기 때문에 기다린 시간이 보람 있었습니다.


초밥을 먹고는 최이사님댁에 들러 차를 마셨습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빌라였는데 작지만 알뜰하게 꾸미시고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저희들을 위한 실용적인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없는) 물건들을 챙겨주시기도 했고요. 최이사님은 우리나라에서 성장, 공부하시고 영국에서 호텔학을 공부하신 뒤, 조선호텔에 근무하시다 같은 계열인 웨스틴 나고야 캐슬 호텔에 스카웃 되셨는데, 한국적 심성을 바탕으로 서양의 합리주의와 일본인들 친절함을 모두 겸비한 국제인이셨습니다. 일본인에게는 서양의 합리주의로, 서양인에게는 일본적인 마인드로 대응하시면서 자기만의 입지를 구축해 가시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호텔로 돌아와서 창밖을 보니 나고야성의 야경이 펼쳐지더군요. 아름다운 나고야성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L대리와 차를 마시며 나고야의 밤을 즐겼습니다.

이상으로 게로온천과 나오야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에는 나가시마와 동경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MF[ME]

*사진은 모두 Olympus C-5050z를 이용해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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