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페라 매니아들이라면 모두 관심이 있을만한 음반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바로 1907년 G&T에서 발매한 "팔리아치"(Pagliacci)인데 최초로 녹음된 오페라 전곡 녹음시도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작곡자인 레온카발로가 직접 지휘한 것으로 추정되는 귀한 녹음입니다.
그동안 이 음반은 작곡자의 참석하에 Carlo Sabajno가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근래에 들어서 EMI의 문서중에서 레온카발로와의 녹음계약 관련 문건들이 발견되면서 가이스버그에 의해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레온카발로 자신이 직접 지휘를 맡은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의미로는 가장 작곡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음반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최초 HMV레이블로 발매된 이 음반은 12인치 17장과 10인치 4장, 총 21장의 단면 디스크로 구성되었습니다. 물론 21장짜리 셑도 있었지만 워낙 고가였던 관계로 일반적 애호가들은 낱장으로 구매했죠. 따라서 유명한 부분이 들어 있는 디스크는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어떤 디스크는 희귀 아이템이 되었죠.
이 음원은 다시 미국에 Victor Talking Machaine Company를 통해 발매되는데 이때는 아예 총21면중 6면을 발매조차 하지 않았죠. (9,10,13,14,15,18번 다스크가 생략되었습니다.) 음질에 있어서는 미국판이 배경이 깨끗한 장점이 있었는데 이번 복각에서 Ward Marston은 Victor Talking Machaine의 디스크를 이용하고 HMV의 음반으로 나머지 부분을 보강했다고 합니다. 물론 인기없어 거의 찍어내지 않았던 디스크들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각각 다른 음원과 디스크들의 핏치를 맞추는 작업도 쉽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복각 과정에 대해서는 이 테마에 포스트된 "잡음과 원음사이-복각의 예술"이라는 아티클을 참조바랍니다.)
"팔리아치"에 참여한 음악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Canio Antonio Paoli
Nedda Giuseppina Huguet
Tonio Francesco Cigada
Silvio Ernesto Badini
BeppeGaetano Pini-Corsi
A Peasant Giusepe Rosci
Chorus & Orchestra Teatro alla Scala
Conductor Ruggiero Leoncavallo
들어본 바로는 녹음된 시점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음질이 좋습니다. 1907년 녹음이 아니라 20년대나 30년대의 녹음이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노랫 소리가 투명하게 분리되면서 들리는 것만으로도 놀라울 뿐이죠. 성악부분에서 Marston의 복각 실력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으니 당연한 결과겠죠?
연주는 요즘 발매되는 "팔리아치"와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왜 "베리스모"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를 알려주는 특징들이 일관되게 보여집니다. 더이상 오페라의 등장인물들은 딴세상 사람들이 아닌 것이죠.그냥 눈을 감고 들으면 가수들의 움직임, 감정이 보이는 듯하고 나중에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이 음반은 레온카발로의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오페라인 "채터튼"(Chatterton)과 커플링 되어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음반에서 기대되는 대로 뛰어난 내지 해설은 들어 있지만 (제가 앞에 언급한 녹음과정과 지휘자가 잘못 알려지게 된 계기, 밝혀진 자료들에 대한 언급이 모두 다루어집니다.) 리브레토 "채터튼"만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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