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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정식판, 해적판, 조작판

by 만술[ME] 2004. 6. 2.
오늘도 새로운 글을 올릴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예전에 올렸던 글을 재탕하기로 했습니다.^^ 오래전에 하이텔 고전음악동호회에 올렸던 글이지만 지금의 시점에도 시사하는 바는 있는 듯합니다.

일례로 얼마전(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B과장과 Furtwangler의 43년 베토벤5번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둘다 가지고 있는 Gramophone 2000의 복각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고 때문에 같은 음원으로 제가 가진 DG의 박스셑과 비교하면서 오랫만에 Gramophono 2000의 음반을 들을기회가 있었는데 아래의 논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3년 베토벤5번의 공식적 음반인 DG의 박스셑

솔직히 요즘은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의 법적 보호의 틈을 비집고 남이 발굴해서 (물론, 이 저작권 만료된 음반을 새롭게 복각해서 저렴하게 마케팅하는 업체가 오리지널 음원을 가진 입장에서는 얄미운 건 마찬가지지만) 어렵게 복각한 음반을 버졋이 카피해서 발매하거나, 동호회를 가장한 온라인을 통해 유료 써비스를 하고 이윤을 챙기는 곳도 있으니 아래의 논점은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죠.

*수년전의 글인 관계로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귀챠니즘과 원전보전이라는 핑계로 그대로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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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천리안에 들어가보니 굿 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한 염가판 <카잘스 -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과 함께 해적판에 대한 논의도 있더군요. 사실 저도 비공식적(unofficial) CD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지만... 비공식적 CD를 살때는 최소한 다음의 명분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1) 원하는 연주가 공식적인 경로로는 CD화 되 있지 않다.
: 예를들어 Biddulph에서 나온 같은 경우가 되겠지요
(헌데 이연주의 대부분은 작년말 EMI에서 CD화 했습니다)

2) 공식적인 CD보다 음질이 월등히 좋다.
: 예를들어 Schnabel의 Beethoven Sonata집이 되겠죠.
EMI의 전집도 있지만 Pearl의 복각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니까요.

다만 이 두 경우 모두 저작권기간(50년)이 만료된 연주에 해당한다는 것은 필수조건이죠.
국내에 유통되는 과거의 명연주, 역사적연주 등으로 분류되는 복각 CD중에는 이 두조건과는 상관없이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2)번에 대한 견해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잡음말살>방식이나 SP나 LP를 그대로 녹음한 <여과없는>방식이 좋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고, 때문에 저작권 기간이 만료된 연주를 싼값에 산다고 말릴 수는 없지만, 이런 경우는 어떠신지요....

1) Furtwangler의 팬인 A씨는 어느날 값싸게 파는 CD중에 Gramophono 2000에서 나온 (AB78551) 44년 3월 19일 BPO실황으로 된 Beethoven 6번을 산다. 헌데 그 녹음은 사실은 3월20일 실황이 었고, A씨는 20일 실황은 이미 갖고 있었으며 아울러 그 CD는 멜로디아의 CD를 그대로 (연주 일자가 틀린 것까지) 베낀 것이었다.

2) B씨는 Abendroth의 미공개 녹음이라는 51년도 라이프찌히 방송교향악단 연주의 Bruckner 4번(아를레키노 ARL 107)을 샀지만 사실은 Berlin Classic 92772BC로 나온 49년 11월 16일의 연주를 조작해 만들어낸 연주였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부 복각전문 레이블은 데이터의 부정확함, 다른 명성있는 레이블의 CD의 무단복제, 또는 의문시 되는 연주의 뒤늦은 발매(예를들어 기제킹과 푸르트뱅글러의 그리그)에 더불어 이제는 없는 연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탈리아의 들어보지 못한 레이블인 Originals라는 데서 72년 쾰른에서의 실황을 담은 Kleiber의 Beethoven 7번의 CD를 그것도 3000장 한정판으로 낸것을 5000원에 판다고 했을 때 그것을 믿어야 할까요? 그리고 오리지날 마스터를 사용했다고 쓰여있는데... 그 마스터가 연주회장에 숨켜들고갔던 휴대용 카세트가 아니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들어보고 나서야 어렴풋이 그 진위를 알 수 있겠죠? 그리고 Beethoven 7번은 이미 DG에서 스튜디오 녹음의 공식연주가 있으니... 어떤 것이 안전하고 바른 길인지는 자명하죠?

더욱 놀라운 일은... 굿 인터내셔날에서는 자신들이 수입하는 CD들이 그라모폰, 클래식CD, 팡파레 등의 유명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양 선전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들어 Piano Library에서 나온 Rubinstein의 Chopin협주곡 1,2번의 경우 팽귄가이드***, 굿CD가이드GG,레빠뜨와10점 만점 등의 표시를 해두고 있지만, 실상은 EMI의 정식음반에 대한 평가지요. 물론 연주야 같은 것이지만, 리마스터링이나 쏘스에서는 차이를 보이는게 사실이고, 이 모든 조합이 점수로 환산되는 것이 아니던가요? 이건 마치 피카소 그림의 복제품을 피카소그림이라고 우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Ginsburg나 Sofronitsky의 가족같은 사람들이 아를레키노의 무단복제판 CD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로열티를 못챙기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잘못된 음반들이 아들 연주자들의 예술을 왜곡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첼리비다케의 아들이 EMI에서 공식 Edition을 내게된 것이구요.

이곳 게시판에는 라이센스, 독일제, 미국제, 프랑스제 CD를 고르는법, 장단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던데... 독일제와 프랑스제의 차이가 그정도로 목숨걸만한 일이라면, 그래서 그런것을 수입하는 수입상을 성토할 일이라면 좋은 복각CD들을 놔두고 마진 좋은 엉터리들을 수입하는 수입상에 대한 문제도 다시한번 집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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