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으로 소개해드린 것처럼 지난 주말까지 한전아트센터 갤러리에서 YAP 7기 졸업전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부터 6학년까지로 구성된 학생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는데, 1학년인 시우도 지난 1년간 공부한 과정과 결과를 전시했습니다.
YAP은 스튜디오 아트플러스에서 운영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일반적인 주입식, 테크닉 배양식 미술교육을 지양하고 미술과 인문사회 과확등을 통합하여, 학이 원리를 깨닫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낸 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자신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시우도 단순히 그림그리는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다니게 된거구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거나, 원장님이 교욱 철학을 어린왕자 동화로 만든 내용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간 시우를 가끔 데려다주곤 했고, 와이프와 시우로부터 교육내용에 대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단순한 사생대회 수상작 모음전처럼 그냥 아이들 수준에 잘 그린 그림들이나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수준은 아닐꺼라 생각했지만 전시된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이정도 수준의 작품을 단순히 결과만 달랑 제시하는게 아니고 그들의 고민과 과정을 함께 녹아내서 어른인 나도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게 놀라왔습니다.
전시는 어린작가들의 개인작품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끼리의 콜로보레이션 작품들, 작품이 탄생하기 까지의 과정을 담은 작가노트들, 각종 동영상과 스스로 만들어낸 인터뷰들까지 매우 풍성한 내용으로 전시장을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전시를 보면서 느낀 점은
①초등학생들이 었지만 진짜 작품이었습니다 - 단순히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면서 이쁜 그림만 그린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주제를 탐구하고, 원리를 배우고, 어떤 소재를 사용할지 결정하고, 자기의 소리를 내는 과정이 느껴졌습니다.
②일상적 소재의 활용이 돋보였습니다 - 작품이라 해서 비싸고 전문적인 소재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그래서 한정된 스튜디오에서만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보는 비닐, 종이,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작업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스튜디오를 떠나 집에서도 이런 창조적인 활동을 부담없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즉, 한정된 공간에 갖힌 예술이 아닌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개방된 예술이란 점이 마음에 듭니다.
③아이들 손만으로도 해낼 수 있습니다 - 시우도 모든 작품을 혼자, 그리고 동료들과 해냈고, 모든 작품들이 아이들이 직접 해낸 티가 났습니다. 그냥 말만 아이들 작품이고 선생님들의 전지전능한 계획에 의한 작품이 아니란 거죠.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중요시 여기는 정교함, 내구성 등은 좀 떨어지지만 표현의 자유로움은 배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④4, 5학년만 되어도 참 고민 많은 삶을 살더군요 - 고학년들 작품을 보면 그들의 고민이 녹아있습니다. 시우나 1, 2학년 작가들은 아직 꿈과 희망이 작품에 넘쳐나는데 고학년이 되면 많이 달라집니다. 천장에 매달린 장갑들이 어린이들의 의지라면 실은 그 의지를 못펼치게 가두어두고 자꾸만 엉키게 하는 어른들의 모습이고, 벌써 그들을 위한 가면을 준비해야 함을 그것도 하나가 아닌 흰색과 검은색 두개의 가면을 준비해야 함을 어린 작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⑤그럼에도 이 작가들은 행복합니다 - 피할 수 없는 고민과 고통을 느끼지만 그나마 이 작가들은 이렇게 자신들의 느낌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 표현을 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구요. 그점에서는 정말 다행이고 행복한거죠. 다른 아이들도 뭔가 스스로 찾고 표현하는 재능을 발견해야 할텐데 그리고 그게 행복일 텐데 어떤 부모들은 그게 행복이 아니고 다른게 행복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아무튼 매우 즐겁고 뿌듯한 전시였습니다.
MF[ME]
*모든 작품들은 해당작가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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