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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

공기업 이야기

by 만술[ME] 2013. 4. 30.

지난 몇 개월간 비밀리에 (라고는 하지만 주위에 알만한 사람은 다아는) 진행해왔던 일이 있는데 최근 결실을 맺었습니다. 


말하자면 “사장 만들기” 프로젝트였는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은퇴하신 분이 있습니다. 신입때 저의 팀장이셨고 이후에도 제법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분입니다. 회사를 떠나시기 전에는 제가 팀장을 맡고 있던 본부의 본부장이셨구요. 


퇴직하신 뒤 일년 정도를 쉬셨는데 어느날 연락이 오셨습니다. (제가 퇴직한 뒤 한달정도 되던 시점이네요) 그분은 경기도 00지역 출신이셨는데 지방 공기업인 00공사의 사장으로 도전해볼까 하는데 도와달라는 이야기셨습니다. 그렇게 일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분은 00공사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고 본인이 가서 제대로 일을 추진하려면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하니 저를 픽업해서 함께 가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셨습니다. 당시야 저도 놀고 있는 시절이었으니 말씀이야 고맙지만 공기업에 입사한다는게 그냥 사장 맘대로 되는건 아니란 생각에 처음부터 제 스스로 “조건없이”라는 항목을 달고 도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시장동향, 기존 사장 및 조직의 문제, 지역의 니즈 등을 고려해서 그분의 경력을 만들고, 포장하고 사장으로서의 직무수행계획서 및 세부 과제들, 액션 플랜등을 만들었습니다. 아울러 어떤식으로 인선위원들을 공략할지 등에 대해서도 조언했구요. 서류전형이 끝나고 인터뷰가 진행됨에 따라 제가 수립했던 직무수행계획에 대한 스터디, 예상질문과 대답, 시장에 대한 이해등을 도와드렸고 향후 조직운영에 대한 플랜도 수립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일이 일어났습니다. 00공사 사장이 되신거죠. 물론 제가 아무리 준비를 해드려도 기존의 배경, 지역출신으로서의 인맥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제가 그 “가능태들”에 색을 칠하고, 숨을 불어넣어 구체적인 실체로 만들어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다음 스텝인데 사장이 되었으니 조직을 아우르는 한편, 쇄신을 하고자하는데 제 힘을 필요로 하십니다. 공기업의 간부급 직원을 낙하산으로 정한다는게 쉽지도 않고 저는 이미 먹고살만하니 취임 초창기부터 그런일로 조직 및 지역정서와 마찰을 일으키지 마시라고 조언을 드리기는 했습니다.


진짜 꿈의 직장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지만 흔히 말하는 꿈의 직장인 공기업의 간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든 것 보다는 한정된 범위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나 조직의 힘 없이 전략에서 수행까지 제스스로 했던 결과가 좋았다는 것, 그래서 약간은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낀다는게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MF[ME]


*PS*


여러분, 공기업 사장 되는거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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