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정직하게 음반 지르기 또는 수오지심(羞惡之心)

by 만술[ME] 2009. 4. 23.
예전 포스팅을 통해 담라우(Diana Damrau)와 디도나토(Joyce DiDonato)의 신보를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소개해 드린 뒤 당연히 국내에 수입되는 대로 구입하려 했었는데, 의외로 수입이 늦어졌고, 1차로 들어 왔던 음반도 수량이 적어서인지 제 손에 들어오기 전에 동나버리고 말았습니다.

Photo: © Michael Tammaro

여기에 우연히 두 음반의 WAV 파일들을 제공 받을 일이 생기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한동안 이 두 음반의 음원들을 구입도 않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두 가수의 음반인지라 당연히 구할 수만 있으면 구했겠지만 워낙 환율이 높아 해외주문하기도 쉽지 않아 재수입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러면서도 어딘지 찝찝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죠.

마침 지난달 디도나토의 음반이 수입되었고, 담라우의 음반도 어제 입고되었더군요. 아직 담라우의 음반은 배송받지 못한 상태지만 그간 뭔가 마음 한켠에 찝찝하게 남아있었던 것이 해결된 느낌입니다. 지난 달에는 우연히 제공받은 쿠폰으로 소리바다에서 40곡을 다운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다운 받은 곡들이 모두 예전에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제공 받았던 음원들 (지금은 거의 듣지도 않는)을 다시 정식으로 다운 받은 것들인 것을 보면 제 결벽증도 약간 문제는 문제지 싶습니다.

물론 제가 모든 분야에 대해 도덕적인 삶을 산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가끔 지인들에게 제가 가진 음원을 제공해 주기도 하구요. 하지만 제가 그런 음원을 듣거나 가지고 있는게 어딘지 찝찝한건 사실이고, 이런 "불편함" 덕에 사회가 유지되는게 아닌가, 그리고 결국 국가와 가정, 그리고 학교의 역할은 국민들이 이런 "불편함"을 느끼고 가질수 있도록 하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같이 "불편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면 이런 "교육"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맹자는 사단(四端)을 말하면서 의(義)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라 했는데 의롭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하고 멀리하는 마음이 정말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MF[M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