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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영화]디지탈 세상에 아날로그로 살기 - 전여옥의 과거^^

by 만술[ME] 2008. 9. 11.


오늘 우연히 "반지의 제왕" 이야기를 하다가 예전에 다른 곳에 올렸던 글이 생각 났습니다. 오늘 포스팅의 소재도 없기에 재탕합니다. 내용은 지금은전국민이 아는유명인사가된 전여옥씨가 매경에 올렸던 글과 그글에 대한 제 코멘트인데 이후 그분의 행보를 생각할 때 이때 이미 그분의 캐릭터는 완성되어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분이 속한 집단의 집단적 특성을 나타내주는 좋은 본보기인 듯해서 한번 읽어볼 가치는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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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의 My Culture & Life] 참을 수 없는 영화의 가벼움


2002년01월24일 13:52<글·전여옥(인류사회 대표)>
‘예술’이 아닌 ‘상품’인 영화가 권위 있는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요즘이다.
슬프지만 가볍고, 접속하지만 깊은 관계 설정을 거부하는 ‘디지털 패러 다임’으로 모든 영화가 건너가 버린 걸까? 요즘 몇 편의 영화를 열심히 보았다.

일단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을 보았고 ‘반지의 제왕’을 보았다.

또 ‘물랑루즈’도 보았다.

그런 데 솔직히 떨떠름하다.

이 가운데 ‘해리포터…’는 그런 대로 구성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지만 뭐 그리 썰렁한 영화다 싶었다.

‘반지의 제왕’은 정말 대단했다.

일단 영화광인 내가 영화보다 졸아본 것은 머리털 나고 처음이었다.

저녁 9시 마지막회를 보았다고 해도 심했다.

엄청난 그래픽 효과로 치장한 기죽이는 도입부를 보고 ‘뭔가 있나보다 ’하는 기대를 갖게 했으나 무려 3시간 내내 쫓기고 쫓아가는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대사는 물론 구성력까지 왜 그렇게 치졸한지 한심했 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결말이었다.

본전 생각도 나고 해서 졸다말다 하면서 그래도 끝까지 ‘결판을 내리라 ’하며 보았는데, 그 유명한 엔딩은 무엇이었는가? ‘2002년 크리스마스 , 제 2편을 기대해 주세요’였다.

배신감에 치를 떨며 내 앞에 조지 루 카스가 있었다면 뼈도 못 추렸을 것이라고 이를 부드득 갈았다.

‘물랑루즈’는 한술 더 떴다.

최근 니콜 키드먼은 눈부신 연기의 발전 을 보였다.

‘투다이 포’의 요부 역과 ‘와이즈 아이즈샛’에서 무척 힘든 역할을 소화하는 저력을 보였다.

톰 크루즈가 없어도 충분히 독립 할 여배우였다.

그렇지만 ‘물랑루즈’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너무도 진지하게 소 화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물랑루즈’는 현란한 색감을 곁들인 뮤 지컬 영화로서 재치와 감각을 보여주었지만 감동이라는 단어와는 ‘가까 이 하기에는 너무도 먼 관계’였다.

보고 나서 도대체 이 영화가 어떻게 해서 타임지 10대 영화이며 칸 영화 제 개막작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야 그저 광적인 영화 애호 가일 뿐이지만, 모든 문화적 산물은 관객 한 사람의 만족과 감동에서 시 작되는 것 아닌가? 나는 왜 감동하지 못하는가? 나의 감동 네트워크는 아날로그 시스템이라 그런가? 요즘 영화는 진지함과 치밀한 구성력과 앞뒤 아귀가 맞는 ‘아날로그적 시스템’을 과감히 벗어나 있는 것 아닌가? 어디든지 꽂을 수 있고 중간 부터 보아도 이야기가 되고 진지한 감동보다는 순발력이, 재치와 군더더 기가 없는 가벼움이 요즘 영화의 코드인가 생각했다.
디지털 패러다임 속에서는 모든 경험이 상업화되는 동시에 타인과의 관 계를 피한다.

그때 그때 짧은 접속을 통해서 체험을 나누고 체험의 가치 를 정한다.

‘물랑루즈’나 ‘반지의 제왕’은 그런 점에서 인간의 체험이 고도로 상업화된 상황에서 어울리는 영화들이다.

슬프되 너무 부담스럽지 않기 위해서 영화는 가볍고 또 가벼워야 한다.

심오한 진리를 담는 것은 버거 우므로 대사는 반복되고 단순한 것이 미덕이다.
이제 영화는 예술이 아니라 상품이 되었다.

상품을 사는 소비자는 쉽게 잊어버린다.

가볍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패러다임 속의 교활한 영화제작자들은 ‘2002년 겨울방학 때 2편을 기대하세요’라는 끝 자막 을 보고 비분강개한 소비자들이 기억상실증에 걸려 다시 그 극장 그 자 리에 앉을 것을 확신한다.

왜? 이제 영화는 대량생산되는 일회용 상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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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 세상에 아날로그로 살기

만술[ME]

윗글을 읽어 보면, 우선 전여옥씨의 목적은 근래 영화의 상업화 및 영화제의 상업화에 대한 경종(아마도 그게 그녀...아니 이렇게 쓰면 성차별적인 지칭일 수 있으니 말을 바꿔... 그분의 뜻이었으리라 짐작한다)이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나 저처럼 인터넷 게시판에 갈겨쓰는 것이 아니고 공공적인 장소에 돈받고 쓰는 것이라면 좀더깊이 생각하고 글을 올렸어야 했다고 봅니다.

지식의 부재

전여옥씨가주장하는 사실의 타당성은 둘째로 치고, 그녀는 자칭 영화광이라고 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것이 없는 듯합니다.

(1)<반지의 제왕>이 3부작으로된톨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 그리고3부작으로 제작이 되었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문학쪽(톨킨을 보았을 때)에 관심이 있거나 영화쪽(영화를 보았을 때)에 관심이 있기만해도 다 아는 사실이고새삼스럽게배신감을 느낄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2)<반지의 제왕>은<스타워즈 3부작>으로 유명한 조지 루카스가 제작하거나 감독하거나 아니면 어떠한 방법으로 개입한 영화가 아닌 피터 잭슨이 감독한 영화로 비록 피터 잭슨이 대중적인 감독은 아니라도 영화광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이라면 알만한 이름이죠.아니, 일반적인 영화광이라면 영화 보면서 크레딧에서 주요 배우나 감독이름 정도는 확인하고 넘어가죠. 글쓰고 비판하고 하려면 우선 기본적인 데이타에는 충실해야 할텐데...그야말로 이런 행위는 조지 루카스(?) 보다도 더 불성실한 행태가 아닌지...^^

우리는 때로 어떤 것에 대해 팬이라거나 광이라거나 애호가라거나 말하고픈 충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부담없이 매니아라거나 하는 용어를 쓰죠. 마치 길거리서 장동건을 만났을 때 그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도 보지 않았으면서 "장동건씨...전 장동건씨 열열한 팬입니다. 얼마전 개봉한 <2002 로스트 템플>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하고 친한 듯 말을 건내고픈 것처럼요.^^

물론, 꼭 영화제목을 줄줄 꿰고, 감독 이름을 외우고, 미쟝센이니, 스테디캠이니, 블리치 바이패스니, 롱테잌이니 하는 용어를 꿰고 있어야 영화를 좋아하고 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반대죠. 하지만 공식적 언론에 스스로 또는 외부에서 생각하고 의식있고 행동하는 지식이라고 착각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비록 자기가 원해서 얻은 자리는 아닐지라도 조금은 책임의식을 갖고 사실을, 아는 범위내에서 말해야 할 것입니다.

논리의 부재

우린 지식인이 되기 위해서 요구되는 조건중의 하나로 논리를 내세웁니다. 그래서 <논술시험>도 보고 어떤 사람이 비논리적인 이야기를 하면 그사람의 지식과 무관하게 <무식>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논리라고 해서 콰인의 <메쏘드 오브 로직> 같은 책을 줄줄 꿰거나양상논리니 하는 것까지 배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죠. 허나, 최소한 어떤 글을 쓰고, 자기주장을 이야기 할 때는 근거가 있어고그게 이치에 맞게 배열되야우린 논리적이라고 합니다. 수필조차도 최소한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게 해주는 -논리적이 아니라 감정적이라도 -이런 근거가 없으면 마음에 와닿지가 않죠.

‘해리포터…’는 그런 대로 구성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지만 뭐 그리 썰렁한 영화다 싶었다.

이게 <해리포터>에 대한 전부입니다. 예, 저도 <해리포터>는 좀 썰렁하다 싶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구현하는데 많이 치중되서인지 책을 안읽고 접하는 경우 각각의 장면들이 맘에 와 닿지는 않았죠. 스토리도 조금은 판에 박힌 아동용(어차피 아동용이니까) 수준이었고요. 허나 왜 썰렁한지에 대한 이유는 달아 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는 글을 읽어가면서 절로 그렇구나 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치밀함을 지니고 있던지요...

편협함

전여옥씨는 그 글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듯 편협함을 글속에서 숨기지 않습니다. 압권은 아무래도 니콜 키드먼의 연기를 논하면서 "톰 크루즈가 없어도 충분히 독립 할..."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니콜 키드먼의 영화들을 보신분들이라면 초기작에서 최근의 물랑루즈까지 니콜 키드먼이 남성의 부속물로 느껴지는 연기를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하다못해본드걸과 같은 이미지인 배트걸로 출연한 "배트맨 포에버"에서 조차도 배트맨은 물론, 관객들도 한방에 사로잡아 버리는 마력을 보이지 않았던가요... "배트맨 넌 내꺼야" 하는 대사없이 누구나 그 것을 느끼게 해주는 눈빛을 지닌 배우는 그리 흔하지 않을 걸요...^^

쇼맨쉽 그리고?

우린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헤드라인의 홍수속에 살고 있습니다. 감정에 치우쳐진 도전적인 글이 냉정하고 논리적인 글보다 더 대접을 받죠. 그리고 이런 글들은 전여옥씨의 표현대로라면 극도로 디지탈화 된 글들입니다. 심오한 진리를 담는 것은 버거우므로 글은 반복되고 단순한 것이 미덕이죠. 이제 논평은 치열한 예술에 대한 성찰이 아닌 원고료를 받고 스타도 되는 일적이조의 상품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소비자는 "내용"이 아니라 그냥 그 글을 읽었을 때의 아드레날린 분비의 "느낌"만을 간직한 채 살아갈 테니까... 그렇게 디지타이즈된 소비자니까요... 그리고 그 한가운데 전여옥씨의 글이 서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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