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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TV]롬 (ROME)

by 만술[ME] 2007. 8. 16.
케이블 채널인 HBO와 BBC가 만든 명작 드라마 중에 롬(ROME)이 있습니다. 원래 아무리 영어권에서 "롬"이라 읽고 쓰더라도 "로마"라고 하는게 맞을 텐데 다들 "롬"이라 하고 발매처인 워너에서도 "롬"이라 표기하므로 그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롬"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마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시기인 시저가 갈리아 정복을 하고 황제가 되었다가 살해당하는 때까지를 시즌1로 하고 그 이후의 권력암투와 옥타비아누스의 집권까지를 시즌2로 하고 있습니다. HBO에서는 이미 시즌2가 방송완료 되었고 DVD가 예약판매중이지만 국내는 시즌1만 DVD로 발매되어 있고 OCN에서 시즌2를 방영 준비하고 있습니다.


"롬"은 이 스펙타클한 역사적 시기를 다룸에도 전혀 블록버스터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규모 전쟁에 대한 묘사는 대충 말로 때우고 말죠. 그럼에도 세트는 웅장하면서도 매우 정교합니다. 모든 출연진의 의상도 섬세하며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쳤죠. 이정도 비용을 들여 세트를 만들고 의상을 디자인 했다면 블록버스터가 되고 싶었을텐데 "롬"은 이 모든 세트와 의상이 캐릭터와 상황을 보다 현실감 있게 해주는 보조적 역할에 충실합니다.


이 보조적 역할에 대한 충실함,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직교하면서 잘 짜여진 각본, 이탈리아의 빛을 너무나 잘 살린 촬영, 죽은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살아 숨쉬고 있는 캐릭터,흔히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사고와 철저히 다른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등이 드라마를 만들고 이끌고 있는게 "롬"의 진정한 매력이죠.


이렇게 등장인물들과 함께 에피소드들을 진행 하다 보면 어느덧 처음에는 놀랍고 당혹스러웠던 그들의 도덕관, 인생관이 점점 이해되고 공감되고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도 인간이니까요.


스토리는 큰 줄거리는 정사를 따라 가면서도 허구적 즐거움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두 주인공인 풀로와 보레누스가 큰 역사적 사건들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고, 그 모험속에서 활약하기도 하죠. 때로는 그 교묘함과 엉뚱함에 웃음을 짓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도 합니다.


여인들은 역사에 전면적으로 뛰어들지는 않지만 늘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우리 드라마 "여인천하" 정도는 아니지만 여인들의 맹활약이 많은 역사의 조건들을 성숙시키고 계기를 만들어 내죠.






원정을 떠난 병사들의 무기와 갑옷이 번쩍거리는 말도 안되는 상황은 "롬"에는 없습니다. 동원되는 인원이나 의상이나 분장 등이 모두 극히 "현실적"이죠. 최고의 미인이라는 클레오파트라 까지도 너무 현실적인 외모를 지닌점에는 아쉽습니다만...^^












아무리 아쉽더라 해도 역사적 사실은 뒤바뀌지 않습니다. 캐릭터가 정말 살아 숨쉬었기에 시즌1의 끝에 시저가 살해되는 장면은 너무나 끔찍하고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각 장면의 빛에 대한 감각(역시 이탈리아죠^^)은 정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시각적 감각이 예민하신 분들이 아니어도 "롬"의 인트로 화면의 구성과 색감, 그와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빛의 느낌만으로도 왜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지 아실 듯합니다.


그리고 보실려면 시즌1의 DVD가 말도 안되는 싼 가격에 할인 판매가 되고 있으니 도둑질을 위해 인터넷을 뒤지지 마시길~!

MF[ME]

*모든 이미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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