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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10만원에 즐기는 모짜르트 최고의 오페라들

by 만술[ME] 2007. 8. 16.
요즘 네이트의 옛블로그를 정리중인데 아랫글은 2002년 10월 모 싸이트에 올렸던 글입니다만 아직도 유효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대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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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 10만원이 있다면 가장 뜻깊게 쓸 수 있는 방법 한가지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이 게시판이 "Music & Arts"란 제목인 만큼 당연히 예술에 관한 이야기겠죠?
 
영화 "아마데우스"로 단지 유명한 작곡가 정도를 넘어서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모든면까지 부풀리고 과장되어 이젠 살리에리와의 관계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가 된 가장 대중적(?)인 작곡가 모짜르트의 최고 오페라들을 단돈 9만원에 만날 수 있다면 행운이겠죠?
 
모짜르트의 가장 유명한 오페라를 꼽자면, (1)피가로의 도움으로 젊은 처자를 유혹, 결혼에 성공한 백작이 (이 과정은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상세히 나옵니다) 피가로의 약혼녀인 수잔나에 눈독을 들이다 망신당하는 "피가로의 결혼", (2)호색한 돈 조반니의 여성편력과 그에 따른 징벌을 다룬 "돈 조반니", (3)사랑의 힘으로 악을 무찌르고 파미나를 구하는 타니노 왕자의 이야기를 다룬 "마술피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자기들이 사귀는 여자들의 정조를 시험하기 위해 쇼를 벌이는 웃끼는 남정네들의 이야기를 다룬 "코지판 투테"가 끼지 않을까요?
 
워낙 유명한 오페라들이다 보니, 연주들도 많고, CD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런 네종의 모짜르트 오페라를 CD에 담으면, "피가로의 결혼" 3장, "돈 조반니" 3장, "마술피리" 2장, "코지" 2장...총 10장의 CD가 됩니다. 보통 오페라 CD라면 장당 17,000은 되니...무려 17만원입니다...휴~~~!
 
모짜르트의 유명 오페라를 담은 연주들중에 음반사의 사정에 의해 "마술피리"를 빼고는 절판되어 정말 아쉬웠던 연주가 외스트만 (O"stman)의 지휘에 의한 원전연주였습니다. 빠르고 경쾌한 템포와 훌륭한 독창진, 라이브를 연상케 하는 연주자들 간의 공감대 형성... 어느 연주건 최상의 선택중 하나였죠. 특히 "마술피리"의 경우엔 조수미가 밤의 여왕으로 나와 키메라가 불러 유명해진 그유명한 아리아를 불러줍니다. 또한 여기선 가장 청순한 파미나의 목소리(바바라 보니)도 들을 수 있구요. 다른 오페라들도 "즐거움"이란 관점에서는 이 외스트만의 연주를 따를 것이 없는 듯하고요.
 
 
헌데, 구하기도 힘들던 이 외스트만의 연주들이 이번에 10장짜리 박스에 담겨 9만원이란 가격으로 나왔습니다. (신나라 레코드점 가격) 물론, 염가물로 나왔기 땜에 가사는 없지만, 같이 나온 책자에 트랙별로 해설이 잘되있어 비록 다른 CD가 없어 가사를 즐기진 못하더라도, 내용을 따라가며 오페라를 즐기기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모짜르트의 오페라를 즐기시려는 분들... 더구나 저렴한 가격에 좋은 연주를 즐기시려는 분들은 외스트만 (Decca)을 택하시면 후회 없을 겁니다.
 
MF[ME]
 
*내용상 CD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영상물인 DVD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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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윗글의 내용중 생소한 개념들이 있을지 몰라 토를 달기로 했습니다.
 
(1)네편의 오페라 "코지판 투테"(여자란 다 똑같은 것!), "돈 조반니",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중 어느 오페라 부터 듣는 것이 좋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는 "마술피리"입니다. 베토벤 선생도 이 오페라를 최고로 쳤다고 하죠. 오페라 아리아중에는 키메라가 불러 유명해지고 CF음악으로도 쓰인 "아아아-아아아아아아~"하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도 있고, 친숙하면서도 주옥같은 아리아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오페라를 첨 감상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친숙한 아리아가 많이 들어 있는게 오페라 전체를 즐기는데도 좋습니다. 아울러 "마술피리"는 연주시간도 CD 두장에 들어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짧으니 좋고요^^.
 
다음은 "피가로의 결혼"입니다. "마술피리" 보다 더 친숙한 아리아, 중창들이 많이 나옵니다. 분위기 자체도 즐겁고요. 단점이라면, 좀 연주시간이 길다는 것이죠. 특히 전반부에 몰려 있는 좋은 음악들은 시간 가는줄 모르게 해줍니다. 그 다음은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순으로 감상하심 됩니다.
 
(2)"원전연주"란 무엇인가?
 
제가 추천하는 외스트만의 연주는 흔히 "원전연주" 또는 "정격연주"라고 불립니다. 이 의미를 알려면, "원전연주"가 아닌 연주를 먼저 설명하는게 빠르죠.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교향악단의 연주가 바로 원전연주가 아닌 연주들입니다. 흔히 현대악기에 의한 연주라고 하죠.
 
다른 모든 것처럼 악기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고, 연주스타일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습니다. 80년대까지는 이런점을 별로 생각치 않고 걍 우리 스타일대로 현대의 악기로 연주해 왔던 것이죠. 이에 대해 고음악을 전공하는 일군의 사람들이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작곡가의 의도를 잘 살리려면, 그 작곡가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고, 그 작곡가가 기대했던 음악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즉, 바흐나 모짜르트가 음악을 만들던 시대의 악기는 현대악기와는 많이 다르고, 연주기법도 다르며, 악단의 편성도 다르기 땜에 우리가 흔히 듣는 모짜르트의 음악과 모짜르트의 머리속에 들어 있던 그 음악과는 다르다는 주장이죠.
 
대표적인 예를들면, 바이올린 현의 경우 지금과 같은 강철현이 아니었고, 목관악기는 진짜 나무로 만들어 졌으며, 바이올린 연주하면 생각나는 비브라토(손가락을 떨며 흐느끼는 듯한 울림을 만드는 것) 기법도 지금처럼 많이 사용되진 않았고, 악단편성도 지금과 같이 100여명의 악단은 아니었죠. 또한 악보도 출판과정에서 많은 수정과 오류가 있었기 땜에 가능한 자필악보를 연구하여 오류를 잡는 노력이 이루어 졌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대부분의 원전연주는 악단내 각각의 연주자의 개성도 들어나고, 템포가 현재적(또는 낭만적) 해석보다는 빠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지금은 원전연주와 현대식연주가 서로서로를 배워나가는 관계가 어느정도 정립되 있죠. 개인적으로는 모짜르트 이전의 연주들은 현대악기에 의한 연주보다는 원전연주를 선호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외스트만의 오페라들도 악단편성이나 악기의 특성상 박력은 떨어지지만, 음의 색깔이나, 한음한음의 또렸함, 그리고 템포의 설정, 음악 자체에 대한 즐거움 등에 있어서는 현대적 해석보다는 한수 위인 듯합니다. 특히 빠른 템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가리겠지만, 즐거운 해석이란데는 이견이 없죠.
 
MF[ME]
 
*지금은 "돈 조반니"와 "마술피리"가 각각 2 for 1으로 나와 있습니다.
*"원전연주" 또는 "정격연주"에 대한 코멘트는 이해를 돕기위해 단순화 한 것으로 좀 더 공부를 위하시면 "역사주의 연주의 이론과 실제"라든가 아르농쿠르의 멋진 저작인 "바로크 음악은 말한다"를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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