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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Demidenko - Bach-Busoni 피아노 음악

by 만술[ME] 2006. 11. 21.
오늘 출근하면서 오랫만에 데미덴코가 연주하는 바흐-부조니 피아노곡집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꽤 많이 들었던 음반인데 "St. Anne"를 듣는 순간 갑자기 이 곡과 연주가 이렇게 좋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늘 듣던 곡을 늘 듣던 연주자의 연주로 들어도 갑자기 이곡에 이런 부분이 숨어 있었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였죠.
데미덴코의 바흐-부조니 음반은 개인적으로 뜻이 깊은 음반입니다. 제 블로그를 보시면 어얼리 어댑터적 기질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의외로 보수적인 부분이 있어서 이 음반이 나오던 93년까지 LP만 고집하고 CD는 듣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다 제가 늘 꿈꿔왔고 LP로는 구하기 힘들던아날로그 시대의 명반들이 CD로 게속 발매되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정해 CD로 전향하게 되는데, 그때 처음 구입했던 음반이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데미덴코의 바흐-부조니 음반이죠.
첫 CD를 이 음반으로 했던데는 당시 제게는 친숙치 않았지만 뜨는 레이블이던Hyperion의 음반을 듣고픈 욕망이 있었고,특히나 니꼴라이 데미덴코의 명성을 직접 확인하고픈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조금 앞서 CD에 투자하던 친구녀석이 당시 구하고 싶지만잘 안구해지는음반으로 이 음반을 지목했기에 앞서 들어 보고픈 경쟁심도 작용했다고 보입니다.
아무튼 순수주의자만 아니라면 바흐-부조니의 곡들을 데미덴코 만큼 멋지게 다양한 음색과 광범위한 감정적 표현으로 수를 놓은 음반을 찾기는 힘들지 싶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들어도 잘 알려진 곡이던 그렇지 않은 곡이던 최고 수준의 연주에 최고수준의 녹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데미덴코의 스피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겠지만 그의 연주는 모든 것을 설득력있게 만들어 버립니다.
몇년전 정말 오랫만에 그 2탄이 나와 또한번 저를 기쁘게 했었죠. 이 음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즐거운 바흐의 음악을 들려주죠.

템포는 역시 느립니다만 그 느림 속에서 음악의 긴장을 놓치지 않는 맛... 과연 데미덴코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 음반이죠. (데미덴코는 그 흔한차이콥스키 협주곡에서도 숨겨진 아름다움을 멋지게 찾아냅니다) 물론, 1권을 먼저 들으시고 2권으로 가시는게 더 좋은 선택이기구요.
데미덴코의 바흐-부조니 곡집은 십여년간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는 생각입니다.물론, 개인적으로는 데미덴코를 한수 뛰어 넘은 피오렌티노의 APR 녹음이 있습니다만 이 음반은 정확하게 바흐-부조니 곡집은 아니니 패스하기로 하고...

그래도 피오렌티노에 엄청 빠져 있는 제가 추천 안하면 너무 서운할 음반인 관계로 추천하자면 피오렌티노의 바흐 1집도 놓치지 마시길~! (제 포스트중에 피오렌티노에 대한 관련글들을 읽어 주세요)
아무튼, 십여년이 지나도 여전히 새로운 느낌을 안겨줄 수 있는 진정한 위대한 음악과 연주 - 데미덴코의 바흐-부조니 연주집이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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