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UK의 메가톤급 폭탄 세일 덕분에 피셔-디스카우(Fischer-Dieskau)의 슈베르트 가곡을 오랫만에 들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22.10파운드 라는 정말 저렴한 가격에 21장의 CD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LP시절에야 슈베르트는 물론 다른 분야의 가곡에 있어서도 황제의 위치를 차지했던 디스카우였지만 솔직히 수년간 그의 슈베르트를 들었는지 기억이 가물할 정도로 다른 신예들의 해석에 경도 되어 왔던게 사실입니다.하이퍼리언의 슈베르트 가곡 전집을 가지고 있는 마당에 또 다른 박스를, 그것도 한물 간(?) 가수의 지리한 바리톤 목소리로 마련한다는게 잘하는 일인가 싶었죠.
피셔-디스카우는 엄청난 기간 동안 황제의 자리를 구가했음에도어느 순간부터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아이제 그 마력이 소진된 감이 있습니다만 (전혀 다른 음악적 특성을 지녔음에도 카라얀과 같이 계산된 음악이란 비판을 많이 받죠?^^), 지난주 배송되어 온 이래 어제까지 음반들을 들어 보면서 느낀 점은 그간 다른 신예들의 해석에 취해 옛 명인을 무시해 온 것이 후회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글쎄... 과거에 대한 노스텔지아 인지는 몰라도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디스카우 특유의 음성이 들리는 순간 부터 아무 생각 없이슈베르트의 세계에 빠져 들 수 있었습니다.
처음 "겨울 나그네" 음반(20번 CD)으로 시작한 슈베르트 기행은 자연스럽게 1번 CD로 옮겨지고 음반 하나 하나를 저도 모르게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 하게 되더군요.
들으면 들을 수록 그가 전성기에 얼마나 대단한 가수였는지 깨닫게 되고, 함께 하는 무어의 수년간의 경험에 의한 역량이곳곳에서 느껴지는 그야말로 "슈베르트의 밤"이었죠. 흔히들 디스카우의 슈베르트 가곡집을 "고전"이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런 위대한 "음악적"즐거움 앞에서모든 곡들을 너무 심각하게 불러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제 취향의 갈림은 그야말로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들더군요.
아마 오늘도 다시한번 몇장의 음반을 올려 놓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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