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몇번 언급했지만 저와 회사동료인 B과장이 재미삼아 창립(?)한 Turandot & Fox Music이라는 레이블이 있습니다. 물론 정식 레이블이 아닌 사설 불법 복제 레이블이죠^^.
두사람의 아이디에서 따서 이름 붙여진 이 T&F Music은 그간 몇종류의 음반을 제작해서 불법적으로 배포했는데 이런 불법적 배포에 대한 핑계를 들자면,T&F Music은 ①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구할 수 없는 음원이나 ②샘플러 차원에서 듣는 사람에게 정규 음반구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매우 사적인 루트를 통해 배포되었습니다.
두번째 경우와 관련해서 "Better than Oldies"라는 음반은 클래식 보컬곡 21곡을 담은 음반이었는데, 이 음반을 통한 듣고 펌프질로주위사람들에게배포한 숫자 두배 이상의 정규음반 판매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더구나 배포 받은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의 문외한들이었고 이후 꾸준히 음반을 구입한다는점에서 꽤 성공적인 프로모션(?)이었죠. 물론, 그렇다고 이런 불법적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죠^^.
오늘 소개해 드릴 음반은 T&F Music에서 최초로 발매 했던 음반인 "신중현 에디션"입니다.
2001년 출시(?)된 신중현 에디션은 당시로서는 전설로만 남아 회자될 뿐LP로는 수집가의 콜랙션에 숨겨져 있고 CD로는 발매가 요원하던 음원들을 우연히 발굴해내게 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매니아층에서는 신격화되어 추앙되던 신중현이었지만, 그의 음악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LP는 기백을 호가하면서시장에 나오지 않을 뿐더러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지고 있다 자랑할 뿐 음원으로 제공을 하지 않았죠. 또한 오리지날 마스터 역시 없어진 것이 분명했고요. 이때 우연히 매우좋은 상태의 음원을 발견하게 되고 주인이 안판다는 것을 주인 없는 틈에 안주인을 설득해서 음원을 획득하기에 이릅니다. (카잘스의 무반주 모음곡 발굴 같은가요?^^)
이 대발견에 흥분한 저와 B과장은 그 음원에서 18곡을 선별, 마스터 CD를 제작했죠. 당시 CD-RW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 마스터를 제작했던 레코더는 오디오 전용이었던 관계로 전문 CD 복사업체에 외주를 통해 30장의 CD를 제작했습니다.
여기에 제가 거래하던 광고업체에 부탁해서 내지 표지를 디자인하고 정식으로 인쇄까지 했습니다. 다행히 광고사 사장님께서 인쇄비는 무료로 해주셨죠.^^ 내지는 저와 B과장이 작성했는데 저는 발매의 취지와 복각에 관한 테크니컬한 부분을, B과장은 곡목별 해설을 맡았습니다. 그리고는 아래한글을 이용해 제가 편집하고 양면인쇄후 수가공 과정을 통해 2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자를 제작, CD에 삽입할 수 있었죠.
각각의 곡명과 가수는 책자 뒷면 사진을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 CD복사 비용이들었기 때문에 실비인 2,000원씩에주위에 배포했는데 놀랍게도 일주일 정도만에 초판 30장이 다 나가고, 그 수익금(?)으로 추가 20장을 제작, 이번에는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이후 Limited Edition을 표방한 대로 생산을 중단했죠.
즐거웠던 일은KBS에도 음원이 없었기 때문에 KBS 모프로 PD님의 요청에 의해 CD를 제공해서 방송된 일이었죠. 물론 저희들에게 크레딧이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후 뜻있는 분에 의해 공식적 루트로 "신중현 작품집" 시리즈가 발매되었습니다. 그 정상판은저희 처럼 샘플러 스타일이 아닌 LP한장 한장을 복각하는 형태를 취했으며 오리지날 커버를 사용함으로써 더욱 소장가치가 있도록 했죠.
이 공식적 작품집은 신중현씨 본인이복각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헌데 저희들이 들어본 바로는 음질과 음악적 전달력에 있어 저희 불법 에디션이 합법 에디션 보다 탁월하더군요.^^소문에 의하면 신중현씨는 복각 장비에 신경을 안쓰는 스타일이라 그냥 집에서 쓰는 롯데 파이오니아에서 음반들을 복각했다 합니다. 이에 비해 저희는 Technics SP-10, VAC CPA-1MK II LE 등 오디오파일 장비를 사용했으니 음질이 좋을 수 밖에요.^^
혹시 어디서 T&F Music의 "신중현 에디션"이 굴러다닌는 것을보시면 얼른 챙기십시요.^^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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