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맥주이야기 - 호가든

에어컨은 아직 이르다고 안나오고, 선풍기로 후텁지근한 사무실에서 버텨야 하는상황에서 또다시 맥주생각이 나서 적어보는 맥주이야기, 제2탄입니다.

지난번에는 스타우트의 대명사 귀네스에 대해 알려드렸으니 오늘은 좀 다른 쪽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 갠적으로 더운 여름날에 어울리는 맥주로 좋아하는 것은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정신과 몸이 함께 "찌르르르" 해지는 그야말로 병색깔 부터 "난 시원 그 자체야"하고 주장하는 듯한 <하이네켄>, 그냥 마시면 밍밍한게 맛 하나두 없지만 찬 투명한 병의 시각적 효과와 라임(또는 레몬)의 상큼한 맛이 조화되어 그냥 마실 때와는 달리 야릇한 마법을 발휘하는 <코로나>, 그리고 오늘 말씀드릴 Hoegaarden 입니다.

우선 발음부터 이야기 하자면, 국내 수입업자의 공식표기(?)는 <호가든>(따라서 위의 제목을 이렇게 달았습니다^^)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호에가르덴>이라고 발음하는가 하면 <후가든>이 옳다고 주장하는 설도 있습니다. 원산지인 벨기에의 발음은 어떨지는 몰라도 주로 통용되는 유럽과 미국쪽의 발음은 <후-가튼>이 맞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위의 제목에도 불구하고 그냥 <후가튼>으로 표기하도록 하죠^^.

우선 이넘의 기원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벨기에의 후가튼 지방은 밀농사 등으로 유명해 밀을 이용한 양조가 번성했었다고 합니다. 헌데 라거방식이 도입되면서 많은 양조장들이 문을 닫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맥주에 오렌지 껍질과 고수나물 씨 등을 첨가하여 독특한 맛(진짜 독특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의 <후가튼> 맥주가 탄생한 것이죠. 보통은 이 맥주를 화이트 비어라고 합니다만 흰색은 아니고 보통 라거맥주가 희뿌옇게 된 것을 연상하시면 될 듯합니다. 뭐...첨가물이 들어간 밀맥주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현재 후가튼은 인터브류의 한 브랜드로 되어 있습니다만 그 맛과 향은 여전히 개성적입니다.

 

△다양한 후가튼 맥주들 이중 맨위의 <후가튼 화이트>가 가장 잘 알려져 있죠.(보통 그냥 <후가튼>으로불립니다. 나머지는 각각 Grand Cru, Forbidden Fruit.

이 <후가튼>은 앞서 말씀드린 첨가물 때문에 아주 독특한 맛과 향이 납니다. 과일향과 소나무 숲에서 느끼는 향이랄까? 그러니 이렇게 찌는 듯한 더운 날에 마시면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고 좋죠. 뒷맛은 깔끔하고 달콤하기 때문에 강한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특히 여성)도 즐겨 드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벨기에 맥주로 좀더 향과 맛이 강한듀블(Duvel)을 좋아하는데 듀블은 가격도 비싸고너무 강한 향과 맛을 싫어 하는 분들이 많아 비슷한 종류로는 후가튼이 좀 더 보편적인 선택일 것이라 생각됩니다.(전 듀블이 넘 좋아서 비싼 전용잔도 샀답니다^^.)

△잘 따라진 듀블은 예술 그자체 입니다.

잔에 따르는 방법은 (원래 제대로 마실려면 각 맥주마다의 전용잔을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예전에 귀네스 스타우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잔과 병이 닿지 않게 잔을 기울려 흘려주듯 따르다가 살짝 잔을 세워 거품이 생기도록 따르고 병을 흔들어 효모 등을 따르는 방법을 쓰시면 됩니다. 병에 친절하게도 따르는 방법이 그림까지 그려져 있구요^^.

<후가튼>이란 이름으로 몇종이 있습니다만, 흔히 <후가튼>이라 불리는 것은 <후가튼-화이트>입니다. 가격은 <한이네켄> 정도의 수입맥주와 비슷한데, 예전과 달리 수입맥주 산업이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가정용으로 구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대문 등에서 정식 수입품이 아닌 <후가튼>은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철에 시원한 맥주를 원하지만, 코로나의 밍밍한 듯하면서 뭐가뭔지 모르는 맛이나, <하이네켄>류의 알싸한 강한 맛이 싫으신 분들이라면 달콤하면서도 상쾌한 향이 입안을 감도는 부드러운 <후가튼 화이트>를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MF[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