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1 [문학]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 이상희 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 이상희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중이야 쉬잇 내 말을 들어봐 난 다시 돌아오지 않을꺼야 다.시.는.돌.아.오.지.않.는.다 다시 돌아와도 찾을 수 없도록 도와줘 데이지, 내 얼굴을 먹어줘 내 의자와 찻잔을, 이름과 구두를 삼키고 동그란 꽃봉우리를 단단히 오므려버려 숱한 풀꽃더미 사이로 숨어버려 새 주소에도 검은 새떼가 그림자를 떨어뜨렸어 포크레인이 앞산을 퍼먹으며 뿌리없는 나를 향해 다가오고 창문을 열면 녹슨 모래언덕이 무너질 듯 데이지, 그런데 난 돌아오고 싶을 거야 야수와 포옹할 미녀를 기다리며 끝없이 긴 불안의 끄나풀이 되고 말거야 도와줘 데이지, 돌아올 수 없도록 내 생의 사진들을 먹어줘 조숙했기 때문인지 겉멋이 들었기 때문인지 청소년기 때부터 나이에 걸맞지 않는 책들을 .. 2006. 2.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