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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최근에 즐겨 들은 음반들 (2025년 10월)

by 만술[ME] 2025. 10. 16.
아래 소개하는 음반들은 글의 제목과 달리 최근에 발매되거나 최근에 열심히 들은 음반만을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난번 같은 제목의 글을 올린 이후에 즐겨 들었거나 아직 즐겨 듣고 있는 음반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따라서 따끈한 신보보다는 약간 잘 숙성된 음반에 대한 평가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제 음악 생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음반 듣기 프로젝트와 관련된 음반은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거대한 박스물이 없고, 세장짜리 세트도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쉽게 구입하지 못하던 시절, 보자르 트리오의 하이든 피아노 3중주 전곡 세트를 구입하면서, 평생의 동반자를 마련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악기로 연주된 보자르의 세트는 수많은 시대연주 음반 속에서도 언제건 돌아가면 안식을 주는 음반이었습니다. 트리오 에르네스트의 음반은 오랜만에 발견한 하이든 피아노 3중주 연주의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보자르 트리오 처럼 현대악기로 연주했지만, 듣는 순간 시대연주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가볍고 즐거우면서도 감각적인 연주가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나타샤 로크 알시나가 연주하는 뵈젠도르퍼 피아노의 소리였는데, 특유의 단점이 모두 제거된 이상적인 포르테피아노로 하이든을 연주한다면 이런 소리가 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두 명의 현악 연주자들도 현대악기로 연주하지만, 적절히 제어된 비브라토로 현대적인 음향의 무거움을 모두 덜어냈습니다. 이 음반은 이들의 데뷔 음반인데, 향후 행보가 기다려집니다.
 

 
날이 선선해지면 지난번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에 이은 겨울나그네 음반 비교감상을 진행하려 생각하고 있는데, 아마도 강력한 추천을 받게 될 음반 중 하나가 뒤부와와 르 보첵의 겨울나그네 음반입니다. 이 음반도 코로나 격리 시절의 산물인데, 오브락에서 우연히 발견한 1905년 베히슈타인(Bechstein) 피아노를 사용했고, 녹음 장소도 그 피아노가 놓인 곳을 임시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현대적인 스타인웨이에서는 들을 수 없는 정서를 들려주는 이 베히슈타인의 피아노 소리가 뒤브와의 부드러우면서도 애절함을 담은 테너 목소리와 아주 훌륭하게 조화되어 독특한 겨울나그네를 만들어 줍니다. 슈베르트와 뮐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두 연주자의 교감도 뛰어나지만, 둘이 엮어내는 소리의 향연만으로도 즐거운 음반입니다.
 

 
토마스 던포드와 레아 데상드르의 조합은 이미 몇몇 훌륭한 음반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었는데, 다울런드와 퍼셀의 음악들을 엮은 Song of Passion 앨범도 마찬가지입니다. 던포드의 류트 연주, 그가 이끄는 주피터의 협연은 언제나처럼 빼어나고, 데상드르의 심금을 파고드는 메조 음색과 울림은 들으면 들을수록 반복 재생을 하고픈 마음이 들게 합니다. 여기에 일부곡에 중창으로 함께 참여한 성악가들도 익히 아는 멜로디를 더 흥미롭게 해주고 있습니다.
 
 

 
말러 교향곡에 대한 제 취향은 몇 곡에 한정되어 있는데, 6번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LP시절부터 말러를 들어온지라 지금은 많은 이들의 관심 밖이라 할 쿠벨릭의 사이클을 제법 좋아하는데, 이 쿠벨릭 음반의 파트너가 바이에른 방송악단으로, 당시에도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모범적인 연주를 선사한 바 있습니다. 래틀과 바이에른 방송악단의 이번 실황 음반은 모범을 넘어 영혼과 말러 음악의 지향점을 더해 실황의 열기와 버무려 좋은 음질로 담아냈습니다. 이 음반은 제가 향후 말러 6번을 들을 때 가장 먼저 꺼낼 음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게오르크 니글과 알렉산더 게르게이피가 모차르트가 말년에 소유했던 클라비코드를 사용해서 녹음한 모차르트의 클라비코드 음반은 역사적 가치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이 클라비코드에는 모차르트가 마술피리, 티토의 자비, 레퀴엠 등을 이 클라비코드를 이용해서 작곡했다는 미망인 콘스탄체의 메모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음반에는 바로 이들 곡들 중 일부의 클라비코드를 위한 편곡 버전 음악들과 다른 편곡들이 니글의 노래와 게리게이피의 클라비코드 연주로 담겨 있습니다. 현대 피아노나 포르테피아노에 비해서도 클라비코드의 음향적 특성은 좋지 못한데, 더구나 녹음에 사용된 모차르트의 클라비코드는 훌륭한 악기라고는 할 수는 없어 즐거운 음악감상을 위해서는 살짝 볼륨을 줄여 듣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렇게 들으면 클라비코드의 작은 소리에 맞춰 부드러운 발성으로 부르는 니글의 노래와 게르게이피의 연주가 모차르트의 거실로 우리를 안내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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