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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미술]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 신상호: 무한변주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by 만술[ME] 2026. 1. 15.

현재 진행되고 있는 뜨거운 전시회들이 몇몇 있지만, 그런 유명 전시회의 경우 줄 서서 밀려 관람하는 수준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기도 힘들어 관람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해 피하고 있습니다. 파리의 오랑주리나 오르셰 보다 더 혼잡한 오랑주리-오르셰 특별전을 서울에서 보아야 하는 아이러니가 싫습니다. 그렇다고 파리로 날아갈 필요는 없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으로 가면 가난한 자의 오랑주리-오르셰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입장료 3,000원이면 모든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외 명작을 전시 중인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전이 그것인데, 오랑주리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이번 오랑주리-오르셰전에서 오르셰의 간판스타로 내세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수련이 있는 연못이고 앙드레가 피아노를 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죠.^^   

 

 

 

이 전시는 44점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전시회의 제목처럼 모네의 수련 외에 가장 최신작인 아이 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를 포함하여 마르크 샤갈, 키키 스미스, 프랭크 스텔라, 앤디 워홀, 파블로 피카소(역시 다작을 한 피카소 답게 다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호안 미로, 신디 셔먼,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뒤샹, 카미유 피사로 외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나 와이프나 가장 감동을 받았던 쩡 판츠의 초상 두점도 있습니다. 

 

오랑주리의 수련이 모네, 클레망소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장소성이 곁들여진 거대한 작품 앞에서 넋을 잃고 앉아 있게 만든다면, 오히려 이번 전시의 작은 수련은 그 압도적인 느낌은 없더라도 한편에 치우친 수련과 연못의 공간을 바라보면서 서서히 연못의 깊이에 빠져들며 조용한 관조의 시간을 갖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쩡 판츠의 녹아내리며 커다란 눈으로 관객을 쳐다보는 초상 두 점을 마주하며 전신 거울 앞에 서있는 관객 자기 자신을 대면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유명 작품을 보았다는 종류의 감동이 아닌, 작품을 통해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느 순간 그것이 결국은 나의 마음속을 꿰뚫어 본 것이란 진실을 깨닫는 종류의 감동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작품과 1대 1로 마주할 때만 얻을 수 있고, 과천의 44점의 작품은 이런 점에서는 최고의 진수성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명 전시가 사람들이 북적되어 줄 서서 먹어야 하는 특급호텔의 값비싼 뷔페라면 과천의 전시는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낸, 고즈넉한 한옥에서 접하는 한정식이라 하겠습니다.   

 

 

신상호: 무한변주

 

역시 과천관에서 만날 수 있는 도예가 신상호의 회고전인 신상호: 무한변주는 단순 도예의 경지를 넘어선 대가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낸 전시입니다. 전시는 총 다섯 가지 테마로 작가의 시대를 구분하며 시계열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대 구분에 따라 처음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도자기들이 보이다 점차 도자예술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며 도조(陶彫)의 흥미로운 작품들을 보여줍니다. 이 단계부터 저와 와이프는 신상호 작가의 작품 세계에 푹 빠져들었는데, 많은 작품들이 귀엽기도 해서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몰라도) 굿즈로 나와도 좋을 듯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영향을 받은 이후의 작품들은 그 스케일과 압도적인 규모도 대단했습니다.  

 

 

 

도자 회화라 할 수 있는 불의 회화도 흥미로웠고, 이어지는 작가의 소장품 전시(사물과의 대화), 그리고 마지막 생명수묵시록 시리즈까지 도자예술이 어디까지 발전하고 기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전시였습니다. 귀여운 도조(陶彫) 한두 점이나 묵시록 한점 정도 소장해 벽면에 걸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혼잡함을 벗어나 여유속에 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전시 리플릿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신상호: 무한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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