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크 호건과 관련해서 제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장면은, 그가 앙드레 더 자이언트를 들어 올려 슬램 하던 장면이나, 역사적인 턴힐을 하던 장면이 아니라, 레슬매니아 9에서 브랫 힛맨 하트가 요코주나에게 억울하게 패해 타이틀을 뺏긴 뒤 벌어진 즉석 경기에서 호건이 요코주나를 (반칙을 하려다 자승자박으로) 간단히 레그드롭으로 이기고 타이틀을 차지한 장면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영웅의 귀환이었죠. 비록 AFKN의 시간지연 녹화방송이었지만, 제게는 라이브 이벤트로 느껴지는 충격이었습니다.
훗날 브랫 하트의 인터뷰 등을 보면 이 멋졌던 이벤트에는 더러운 어른의 사정이 있었고, 지난 주말 스맥다운에서 10번의 링벨이 울릴 때, 모두의 존경과 추념을 받는 그였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란의 대상이던 헐크 호건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어찌 보면 TV 화면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그 뒷면의 극명한 어둠이 교차하는 상징적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명한 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들의 기억에는 빛과 어둠 중 한쪽이 주로 남아 그 사람을 특징짓게 마련이고, 다행히 많은 사람들에게 호건은 그가 TV 화면에서 보여주고 싶어 했던 모습으로 간직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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