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와이프와 제가 푹 빠져 있는 TV 씨리즈가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 (Without a trace)입니다. 국내 케이블에서는 "FBI 실종수사대"라는 약간 "공무원스러운"인 제목으로 방송되었죠. 현재 미국에서는 시즌 5가 방송중이고, DVD는 시즌2까지 나와 있습니다. 국내에는 시즌 1이 나와서 엄청난 가격으로 할인 판매가 되고 있어 조금 과장하면 토토디스크 충전할 돈이면 시즌1을 사볼 수 있습니다. 도둑질 안하고 광명 찾을 기회죠^^.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는 제목으로 알 수 있듯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실종자들을 찾는 FBI 실종자 전담반의 수사 과정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FBI가 마약이나 조직범죄도 아니고 없어진 사람 하나 찾기위해 전담반까지 구성하는게 이상해 보여도 미국에서 납치는 연방범죄이기 때문에 FBI에서 수사하게 되어 있나 봅니다. 혹시 제가 실종되면 잭 말론 반장에게 연락해 주시길~!^^
요즘의 수사물 시리즈들이 그렇듯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도 팀웍으로 일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단 실종자의 주변을 철저히 조사하고 (실종에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죠) 각종 증거들을 수집한 뒤 가능성 있는 용의자들 또는 실종 동기들을 하나하나 좁혀나가 실종자를 찾거나 시체를 찾거나 하죠. 이 과정에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만든 다른 히트작인 CSI시리즈와는 다르게 철저한 과학 수사보다는 탐문수사, 정보원 닥달하기, 취조,용의자 을러서 힌트 얻어내기 등의 전형적인 방법을 동원합니다.그점에서는 훨씬 사실적이죠^^.
이런 팀웍이 중심인 드라마는 사건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얽혀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캐릭터들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들어 NCIS 같은 시리즈는 그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히 성공 했던 것이구요. 캐릭터란 점에서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의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드리마를 흥미롭게 해줍니다. 모두 개성 있고, 배경도 때로는 전형적이지만 독특하구요. 더구나 이들은 차가운 이성으로 무장된 아이디얼한 수사관들이 아니고 자신들이 가진 부족한 부분들 때문에 사건을 잘못된 각도로 바라보기도 하고 또 해결하기도 하죠.
완벽하기 보다는 헛점들이 많은 캐릭터들이 사건들과 얽혀 가면서 시청자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동시에 이들의 관계가 늘 완벽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드라마의 매력입니다. 자애로운 팀장, 그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팀원의 구성이 아니라 때로는합리적인 부하의 제안을 이유도 없이 삐져서 거절하기도 하고 그에 항의하면 사건에서 빼줄까하고 더 삐진 투로 대하기도 하죠.
작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용의자들을 좁혀가는 스토리 진행도 재미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이미지에 보이는 화이트 보드에 실종자의 사진을 걸어 놓고, 빨간줄에 시간별로 사건들을 나열하면서 "공백"을 메워갑니다. 이렇게 공백이 메워지고 수사관들이나 시청자도 점점 실종자가 둘러싸인 상황들에 공감해가면 어느덧 결론이 도출되죠.
스토리는 단순한 범죄나 실종을 다루기 보다는 현대(미국)사회의 각종 문제들을 근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청소년문제, 결손가정문제, 미성년자 성폭행, 혼외정사, 인종문제, 이민자들에 대한 대우 등 대부분의 사회문제가 결국 실종이라는 사건으로 연결되죠.
그리고 이 "실종"이 해결되는 방식이 꼭 해피엔딩만은 아니란 것도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의 매력입니다. 이 해피엔딩이 아니란 이야기가 단순히 실종자가 죽었거나 못찾았기 때문이 아니고 이들이 그 실종을 처리하는 방식과 결론 자체가 때로는 미국사회의 한계와 현실자체를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아프게도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아랍계 의사의 실종사건을 다룬 에피소드에서 실종자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지만 수사과정 내내 테러리스트 취급을 당하고, 마침내는 누구나 그가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알지만 테러리스트로서 사살당하죠. 잭 말론 반장은 그가 희생자임을 알면서도 이 사살을 용인하구요. 이런 슬프고 아픈 엔딩 덕에 해피엔딩 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됩니다.
잘짜여진 스토리, 뛰어난 캐릭터, 그리고 풍부한 사회적 이슈까지 가진 TV시리즈라면 한번 시간을 투자해 볼만하지 않을까요?
MF[ME]
*모든 이미지는 공식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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