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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초년 직장인 티 내지 않고 멋 내기 시리즈

[패션]초년 직장인 티 내지 않고 멋 내기 (9) 구두 관리법

by 만술[ME] 2025. 9. 8.

20여 년 전 사진 관련 동호회 활동 중에 알게 된 치과의사 K님이 있는데, 지금은 동호회 활동은 하지 않지만, 환자와 의사의 관계로 남아 아직도 일 년에 몇 번은 얼굴을 보게 되는 (상대방은 주로 입안을 보게 되겠지만) 분이 있습니다. 얼마 전 병원에 들렀는데, 진료가 끝나고 갑자기 "구두 어디 제품이에요? 이렇게 되기 힘든데, 에이징이 아주 잘 되었네."라며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더군요. 같이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할 때는 주로 등산복 차림이었고, 의사와 환자로 만났을 때야 가운 차림이니 몰랐는데, 가죽의 에이징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참에 제가 하는 구두관리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짚고 넘어갈 것은 제 방법이 구두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너무 대충 하는 그야말로 흉내만 낸 방법이라는 점입니다. 구두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구둣방에서 닦는 것인데, 제 방법은 구둣방에 구두를 맡기지 않고 스스로 구두 관리를 한다고 할 때의 최소 수준으로, 저보다 더 대충 한다면 그것은 구두관리를 안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

 

만약 매일 같은 구두를 신고 출근하거나 생활한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구두를 하나 더 사는 것입니다. 즉, 같은 슈트를 연속으로 입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구두도 연속으로 신지 말고 최소한 하루는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냄새, 습기도 없애주고 발건강에도 좋으며, 구두 관리에도 좋습니다. 세 켤레 정도를 삼일에 한 번씩 신는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열심히 구두 닦고 관리하는 것보다 구두를 돌려가며 신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관리도구

 

무엇인가 관리를 한다면 그를 위한 도구가 필요한데, 제가 관리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가장 간소하게 아래의 도구만을 사용합니다.

 

말털 브러시 - 먼지떨이 용도

돼지털 브러시 - 구두약 광내기 용도

약솔 - 구두약 바르는 용도

슈크림 (구두약) - 먹는 슈크림은 사용 불가

구멍 난 양말, 구멍 난 스타킹, 못쓰는 헝겊

 

더 복잡하게 하는 분들이라면 구두약도 한 종류로는 안되고, 구두 보관용으로 슈트리(발모양으로 생겨서 구두에 끼워 넣어 원형을 보존하는 용도)를 꼭 사용하는데, 저처럼 구두가 많지 않아 주로 착용하는 구두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신는 사람이라면 슈트리 사용은 귀찮기에 생략할 수 있겠습니다.

 

관리방법 / 주기

 

1. 제일 먼저 구두끈을 제거하는데, 저는 귀찮아서 덜 귀찮은 날만 구두끈을 풀고 닦습니다. 일단 말털 브러시로 먼지를 제거하는 데, 이 방법은 구두닦기 전 말고도 매일 집에서 나갈 때와 돌아와서 해주면 좋습니다. 브러시는 가능하면 큰 것이 좋은데, 당연하지만 큰 브러시일수록 가격도 높아집니다. 비싼 제품도 많지만 그냥 1만 원 내외의 제품 중에서 고르시면 됩니다.

 

2. 약솔을 이용해서 슈크림을 구두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슈크림은 구두의 색에 맞춰 구입하면 되는데, 색깔별로 약솔과 돼지털 브러시는 별도로 구비해 두어야 합니다. 브랜드에 따라 구두 색과 딱 일치하는 색을 제공할 정도로 색이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 반면, 검정 / 갈색 정도로 단순한 브랜드도 있으니 가능하면 제품군이 다양한 브랜드로 시작하는 게 좋고, 그냥 우선 맛만 봐보자 하는 생각이면 무색 슈크림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요즘은 비즈니스 캐주얼 중심으로 다니는지라 검은색 구두는 거의 안 신고, 주로 갈색 계열만 신는데, 그래서 슈크림은 검정과 무색 두 종류로 구비해 두고 갈색 구두는 모두 무색으로 닦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색을 활용하면 단점은 구두의 흠집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점인데, 반면에 자연스러운 태닝이나 에이징 효과를 볼 수 있어 보기에 따라 파티나 작업이 된 듯한 멋진 색상이 연출됩니다. 슈크림은 너무 많이 바르지 말고 살짝만 표면을 덮는 정도면 됩니다.

 

슈크림 중에서 가장 다양한 색상을 보유한 것은 사피르 제품인데, 정말 다양한 색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검정은 사피르 제품을, 무색은 콜로닐의 1909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콜로닐은 무색, 검정과 함께 갈색 제품은 탄, 버건디, 다크 브라운, 미드 브라운 정도만 나오는데, 이 정도면 어지간한 갈색 계열 구두는 해결될 수 있다 생각됩니다. 제가 콜로닐을 선호하는 이유는 발림이 부드럽고 향이 나쁘지 않아서 인데, 품질도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포스터 칼라보다 더 많은 색상을 자랑하는 사피르의 슈크림

 

 

3. 약을 바른 뒤 제품에 따라 5~10분 정도를 놔두었다 돼지털 솔로 문질러 광을 내주면서 슈크림을 골고루 펴줍니다. 많이 문질러 줄수록  구두도 광택이 생기고, 약도 잘 퍼지는데, 힘들면 적당히 해도 됩니다.

 

4. 좀 더 광택이 필요하면 헝겊이나 양말을 스타킹에 넣어서 문지르면 돼지털 브러시 보다 더 강력한 광택을 낼 수 있습니다.   

 

관리주기는 얼마나 자주 구두를 신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적당히 돌려 신고, 말털 솔로 먼지를 잘 털고 신는다면 2주에 한번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좀 더 잘 관리하고 싶다면 가죽의 영양보충을 위해 사피르의 유니버설 레더 로션 정도를 하나 준비해 두고 정말 가끔 한 번씩 발라주면 좋습니다. 이 제품은 꼭 구두만이 아니고 각종 가죽제품에 활용가능한 무색 제품이니 심심하면 소파나 자동차 시트에 사용해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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