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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아르헤리치와 친구들 (Argerich & Friends) DVD

by 만술[ME] 2004. 8. 18.

연세 디지탈 미디어에서 파나소닉의 DVD를 라이센스화 해서 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 이 DVD는 뮨헨의 음악축제 동안의 "아르헤리치와 친구들" 공연 실황을 담고 있습니다. 연세 디지탈 미디어라는 회사가 프레싱만 하는 회사이기 때문인지 내용상으로 본다면 정식 라이센스이기는 해도그냥 복사본 수준의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솔직히 경우에 따라서는 엄한 로컬라이제이션 보다는 이런 방식이 더 좋은데, 예를 들어 스팩트럼의 카라얀 DVD의 경우 한국판을 지향하면서 원가와 시장성을 고려하다 보니 카라얀의 인터뷰에만 자막이 실리고, 자막을 넣기 까다로운 나레이션은 아예 나레이션 자체를 빼버리는 엄청난 일을 저질렀죠. 고객의 입장에서야 원어라도 나레이션이 있는게 낫지만 라이센스의 출시에 있어 본편에 나레이션이나 대사가 나오는데 이에 상응하는 한글 자막이 없이는 출시할 수 없기 때문에 나레이션 자체를 날려버린 것이죠. 때문에 그 DVD는 조금은 웃기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답니다.

암튼 이 아르헤리치와 친구들 DVD는 다행히도 대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냥 리핑하는 스타일로 DVD를 제작했고 이렇다 보니 타이틀의 문제가 연세측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판의 문제인지도 알수가 없죠. 아무튼 제원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화면 : 4:3
음향 : DD 5.0 /비압축 2.0
시간 : 56분
부가기능 : 해설 텍스트 등

화면은 TV방연을 위해 촬영한 듯 4:3에 그리 스타일리쉬 하지는 않고 평범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냥 몇가지 앵글로 연주자의 옆모습, 앞모습, 손, 무대에서의 원경 등을 교차해서 보여주죠. 이 과정이 음악의 흐름과 그리 연관된 효과를 나타내지도 않고 화질도 썩 좋은편은 아니어서 그냥 아르헤리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

음향의 경우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데 바로 싱크로의 오류입니다. DD5.0의 경우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비압축 2.0 포맷의 경우 화면과 음악이 싱크되지 않고 따로 놀아 솔직히 감상하는데 문제가 있더군요.


연주의 구성은 아르헤리치와 니콜라스 에코노무의 연주로 모짜르트의 네손을 위한 피아노 소나타 K.381로 시작합니다. 아르헤리치의 리드에 따라 호흡을 맞추는 두 연주자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이어서 오랜 동반자 관계를 갖고 연주활동을 해오고 있는 마이스키와의 공연이 나오는데 이 둘은 슈만의 Phantasiestucke op.73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또한명의 오랜 파트너 넬슨 프레이레와의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라벨의 "La Valse"를 연주합니다. 재미 있는 것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때는 아르헤리치가 왼쪽에 라벨은 오른쪽에 앉는다는 것이죠.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DVD 제작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연주회의 분위기나 연주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이런 영상물로나마 연주자들간의 공감과 관객과 연주자의 공감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이런 영상매체의 커다란 장점이죠. 연주회를 보다보면 아르헤리치가 이런 함께하는 맛 때문에 솔로보다는 이런 형태의 연주회를 즐기는게 아닌가 생각되게 만들어 주죠.

현재 실연은 물론 영상물로도 접하기 힘든 아르헤리치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몇가지 문제에도 추천해 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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