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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Mozart "마술피리 (Zauberflte)" DVD

by 만술[ME] 2004. 5. 16.

오늘은 비교적 최신작 오페라 DVD를 소개할까 합니다.

소개에 앞서 우선한가지 사항을 말씀드리면 아래 나오는 DVD의 캡쳐 화면은 모두 제가 직접 한 뒤 리싸이즈와 화면비 조정 (캡쳐 화면의 경우 비율이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죠.) 만을했으며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으며 따라서 다른 곳에 전파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DVD는 2003년 1월 27일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있었던 모짜르트의 "마술피리" 실황을 DVD화한 것으로 기본적인 제원과 캐스팅은 아래와 같습니다.

Region All
Widescreen Anamorphic
Dolby Digital 2.0
Dolby Digital 5.1
Additional Release Material:
Illustrated Synopsis of the Opera
Behind the Scenes footage
Conductor Sir Colin Davies talks about the Opera
Pamina :Dorothea Rschmann
Queen of the Night : Diana Damrau
Tamino : Will Hartmann
Papageno : Simon Keenlyside
Sarastro : Josef Seig
Speaker : Franz-Thomas Allen
Monostatos : Adrian Thompson
Papagena : Kathleen Tynan
Royal Opera House Chorus & Orchestra, Covent Garden
Sir Colin Davis, conductor
Stage director : David McVicar
Video director : Sue Judd

결론 부터 말하면 "마술피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must buy"라 할 정도로 뛰어난 영상과 연출, 가수진, 그리고 음악을 이 DVD는 담고 있습니다. 허나 기존에 실황이나 다른 영상물을 접한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이 DVD가 유일한 "마술피리"일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평소 음반으로 즐겨 듣던 "징슈필"로서의 "마술피리"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실망일 수도 있죠.

하지만 "마술피리"를 좋아해서 공연장 등의 경험이 있거나 "매술피리"가 패러디 하고 있는 역사적 "뒷배경"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집트로 되어 있는 배경을 모짜르트의 시기로 옮겨온 McVicar의 연출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이런 배경속에서 각각의 등장인물은 단순히 환상속에 존재하는 허구의 인물들이 아닌 "살아숨쉬는" 캐릭터로 변모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연출은 "마술피리"의 코믹과 장엄함이 섞여 있는데다전반부와 후반부의 인물들의 선악의 도치로 인한 "복잡함"으로 때로는 설득력 없고 산만해지기 쉽던 줄거리를 설득력과타당성이 있는 서사극으로 바뀌게 합니다. 따라서 의미 없던 코믹은뛰어난 위트가 되고, 혼란스러움은 장엄함이 되죠.

이런 McVicar의 연출을 Sue Judd는 적절히DVD로 옮겼습니다.무대 연출의 의도를 무리 없이 담은 비디오 연출과 함께 16:9의아나몰픽 화면은 어두운 부분에서도 무리 없이 계조표현이 되며오디오도 현장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럼 캡쳐 화면을 보면서세부 사항들을 살펴보죠.

Colin Davis의 지휘는 시종일관 귀를 즐겁게 하면서 항상 관객을 극에 몰입하게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원전악기 연주를 선호함에도 서곡에서 부터 끝까지 그의 템포가 설득적으로 들리는 것은 악보 곳곳의 의미를 숨기지 않고 들려주는 그의 뛰어난 안목 때문인 듯 합니다.


무대와 소품은 요즘의 경향 대로 미니멀 하지만 필요한 곳에는 적절히 이 미니멀 함을 파괴한 것도 돗보이는 점입니다. 초반 뱀의 모습도 타미노가 두려워할 기절할 정도는 되니까요^^. 수동으로 움직이는 뱀이 멋집니다.


뱀에 쫒겨 기절한 타미노는 세명의 밤의 여왕의 시녀들에 의해 구출됩니다. 세명의 시녀들은 몇몇 음반들에서 들을 수 있던 보다 여성적인 (타미노를 놓고 다투는 부분에서) 면이 이쉽지만 극의 진행에 부족함 없이 좋은 가창을 보여줍니다.


이정도 까지는 사실 기존과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없습니다만 파파게노의 등장으로 연출의 진미가 나타나죠. 파파게노는 기존의 "깃털투성이의 바보"가 아니라해학과 패러디 정신이 있는 찰리 채플린적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그에게 있어 새와 관련된 것은 새 장식 모자뿐이죠.


파파게노를 맡은 Keenlyside는 명랑하기 보다는 약간은 우수에 젖은(?) 채플린적 파파게노를 정말 잘 소화해냅니다. 연기와 모든 노래에 있어 아쉬운 것은 "마술종"을 울리는 움직임이 효과음과 싱크 안되는 부분뿐일 정도죠.


새를 잡는 부분의 연출은 나름 대로의 코믹함도 갖고 있어 원작의 유머감각도 저버리진 않습니다.


허나... 이런 서사적 연출은 "마술피리"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대사"를 많이 수정 하게 합니다. 요즘의 공연 경향으로 볼 때 대사를 너무 많이 줄였다고야 할 수 없지만 "마술피리"를 통털어 가장 즐겁고 재미 있는 부분인 파파게노와 타미노의 첫만남 부분의 대사들이 많이 잘려 나간 것은 쫌 아쉽습니다.


Willy Hartmann이 노래하고 연기하는 타미노는 고음부에서한두번 불안정 했던 것을 눈감아 준다면 멋진 타미노입니다. 외모나 노래, 음색이 나무랄데 없죠. 아래는 타미노의 가장 멋진 아리아인 "Dies Bildnis ist bezaubern Schhn!"을 부르는 모습입니다.


드뎌 밤의 여왕의 등장입니다 (아래는 사라스트로로부터 딸인 파미나를 구해달라고 부탁함는 모습). 요즘 밤의 영왕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Diana Damrau는 두곡의 고난이도 아리아는 물론 표정연기에서 대사와 동작까지 최고의 밤의 여왕을 보여줍니다.


이리하여 반지 원정대는 아니고 피리 원정대가 편성되어 납치된 밤의 여왕의 딸인 파미나를 구하러 떠납니다.^^


McVicar의 연출상의 배경이 모짜르트의 시대라면 모노스타토스를 기존처럼 흑인으로 처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얼굴이 더 하얗게 되어 마치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모노스타토스가 등장합니다. Adrian Thompson의 뛰어난 노래와 연기는 단순무식한 악당이던 모노스타토스를 연출된 의도에 맞게 조금은 복잡한 캐릭터로 업그레이드 합니다.


Dorothea Rschmann이 노래하는 파미나는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을 보여줍니다. 특히 "Ach, ich fhl's..." 에서는 그 아름다움과 탄식에 경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죠.


Thomas Allen이 깜짝출연(?)하는 Speaker와 타미노의 만남은 그야말로 "프리메이슨"적입니다. 스피커는 사원의 승려가 아닌 학자로 묘사되죠. 무대 배경도 태양계 모형을 두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사라스트로 역시 종교적 해탈의 현자가 아닌 "성군" 또는 지혜와 자혜로 백성을 다스리는 귀족의 이미지를 지닙니다.복장역시 승려와는 거리가 멀죠.


이번 연출을 통한 후반부 "드라마"를 끌고 가는데 있어가장 중요하고 또 인상적인 것이 사라스트로의 대사와 아리아를 통한 캐릭터 연기인데 Josef Selig는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완벽한 (물론 승려가 아닌 지도자로서의) 사라스트로를 소화해 냅니다.


파미노가 프리메이슨에 들어올 자격이 있는지 심사하는 모습 역시 현자들의 모임이 아닌 정치적 회합 같은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사라스트로는 이 정치적 "대결"에서 "연설"을 통해 동지들을 설득하는 카리스마를 발휘합니다. 마치 원로원에서 연설하는 케사르나혁명의회에서의 당통을 연상시킵니다.



딸에게 사라스트로를 죽이라고 명하는 밤의 여왕과 파미나의 갈등에 있어 밤의 여왕은 마술적 힘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죽은 남편의 부를 이어 받았지만사라스트로의 정치적 지위에 대한 질투를 들어내는 것으로 묘사되죠. 물론 그 유명한 아리아가 뛰어남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파파게나의 케릭터 역시 상당히 다릅니다. 파파게노의 바지를 잡아 내릴 정도로 적극적인 이미지인데 약간의 잡부적인 느낌입니다.


침묵의 서약을 지키는 타미노의 태도에 슬픔을 느낀 파니나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세 소년들이 저지 합니다. 후반부의 세 소년은 이론의 여지가 없이 소년입니다. 소년들의 캐릭터는 연출에 있어 설정이 어려운 부분인데 이번 프로덕션에서도 전반의 세 소년과 후반의 세소년에 대한 논리적/인과적 고리는 해결되지 않은 듯 합니다.물론 후반부에 있어서는 자연스럽지만...



결국 마지막 시험을 앞둔 타미노는 파미나의 사랑과 도움으로 불과 물의 시험을 통과합니다. 불과 물은 무용수들과 조명을 이용한 형상화를 통해 표현되었는데 일반적인 연출 보다 설득력 있고 좋은 아이디어인 듯합니다.




이 DVD에서 실망 스러운 것이 있다면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두엣인 "파파파파..."가 별로 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파파게나를 노래하는 Kathleen Tynan의 노래가 순수함이나 세련됨이 없기도 하지만Keenlyside와의 호흡도 맞지 않은 점도 원인인 듯합니다. 다만 "파파게나"와 "파파게노"가 만나 "파파게니"를 이루어 가는 과정은 침대를이용한 연출을 통해 잘 표현 되었죠.


결국 밤의 여왕은 모노스타토스와 공모사라스트로를 공격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당연히 지옥으로 떨어지는 등의 연출은 없습니다^^)결국 "여자"에 불과함을 만천하에 들어내고 말죠.




이외 모든 배역들과 함창단도 훌륭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봐야할 공연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즐거운 감상이 되시길...

MF[ME]

*2007년 8월 동영상을 추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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