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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최근(?) 즐겁게 들었던 음반들

by 만술[ME] 2021. 11. 12.

신규 음반 구입을 거의 중단하고 타이달로 전환한 지 제법 되는데 덕분에 다양한 장르와 연주자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클래식 분야가 아닌 음반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은 클래식 분야에 한정하여 몇 음반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Raphaela Gromes – Imagination

편안하면서도 마음에 호소하는 음악을 원할 때 가장 좋은 악기는 첼로라고 생각하는데, 이 음반은 바로 그런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시합니다. 이미 몇몇 음반에서 기가 막힌 파트너십을 보여주었던 Julian Riem과의 협업은 이 음반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Julian Riem의 기여는 특히 편곡에서 <편안하면서도 마음에 호소하는 음악>이란 측면에서 더 나은 편곡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수록곡은 전통적인 차이콥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등에서부터 영화 <반지의 제왕>의 <샤이어>, <스타워즈>의 <레아의 주제>까지 펼쳐지는데, 어느 한 곡도 버리기 아깝습니다. 이전에도 이 콤비는 <시네마 천국>, <옛날 옛적 서부에서> 등의 영화음악을 멋지게 소화한 바 있는데, 이 음반 끝에 삽입된 두 편곡도 원래 첼로를 위한 곡인 듯 자연스럽습니다.

 

그야말로 힐링 음악!

 

 

Michael Spyres – Baritenor

<바리테너>라는 용어가 새로운 것은 아니고, 이 두 음역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었던 성악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도밍고가 젊은 시절 바리톤으로 시작했고, 나이 들어 - 낮춰 부르는 테너로 들리지만 - 바리톤으로 돌아간 것은 유명한 사례 중 하나일 뿐이죠) 이 음반의 스펙트럼은 흔히 생각하는 바리테너의 영역을 넘어서 알마비바, 피가로, 돈 조반니에서 로시니의 <오델로>, 바그너의 <로엔그린>까지 커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테너를 바리톤으로 바꾼 토니오의 아리아 <아! 친구들~>까지 부르며, 더 놀라운 것은 이 노래들을 단지 부른 게 아니라 훌륭하게 해석하고, 설득력있게 들려준다는 점입니다. 로시니의 피가로는 마치 베테랑 바리톤의 공연 실황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입니다.

<테너>의 영역과 음색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플로레즈의 소리가 어딘지 불편하거나, 카우프만의 소리가 좀 답답하다 생각하는 분들의 취향에도 스파이르스의 노래는 뭔가 불편하거나 껄끄러운 부분 없이 들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 라파엘라 그롬스의 음반처럼 편안하면서도, 즐겁고, 그러면서 짜릿함도 느낄 수 있는 음반입니다.

 

 

Jakub Józef Orliński - Anima Aeterna

 

전 카운터테너의 음색을 좋아합니다.  오를린스키의 그간 음반들을 보면 카운터테너의 리사이틀 음반에 기대되는 곡들로 채워지기보다는 조금은 그 <기대>를 어긋난 음악을 선보여왔습니다. 물론 음악적인 완성도와 레퍼토리의 즐거움에서는 <기대>를 충족시켰지만 말입니다. 이번 음반도 마찬가지입니다.  

 

 

 

Ethel Smyth - The Prison

 

<소프라노, 베이스-바리톤, 합창 및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인 스마이스의 <감옥>은 무고한 사형수(베이스-바리톤)와 그를 평화로 인도하는 그의 영혼의 목소리(소프라노)의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이스의 친구인 Brewster의 가사에 곡을 붙인 <감옥>은 가사가 있는 음악이지만 <언어>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보다는 <음향>으로 전해지는 감동이 더 큰 곡입니다. 

 

 

 

Louis Andriessen - The only one 

 

이 음반의 유일한 단점은 수록시간이 20:55로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완전히 작곡가로 활동하는 Salonen이 지휘를 맡고 정말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추구하는 소프라노 Nora Fischer가 노래합니다. 루이스 안드리센의 <The only one> 자체가 노라 피셔에게 헌정된 노래입니다. 이 음반을 듣다보면 재즈에서 (특히 목소리의 자유자재로운 활용) 나윤선의 음반을 듣는 것과 같은 음악적 쾌감과 정서적 고양을 느낍니다. 노라 피셔의 다른 음반들도 추천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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