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글쓰기라기 보다는 사회적 잡담

와이프가 요즘 미술 활동 + 감상을 넘어 감상을 위한 인문학적 배경지식의 탐구를 열심히 하더니 (지난 부처님 오신 날에는 예전이라면 와이프가 관심을 가질 리 없던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대해서 한 시간가량 저와 토의를 했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글쓰기, 특히 사회적 글쓰기의 영역 진출을 위한 강의를 신청해 듣고 있습니다. 사회적 글쓰기에 대해 어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난 여파로 저도 사회적 글쓰기라기보다는 사회적 잡담을 몇 줄 블로그에 올려볼까 합니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부동산 정책

중세 부동산 투기꾼들의 전쟁, 일명 십자군 전쟁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 그리고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다들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그로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을 손꼽고 있습니다. 이 시국에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어떤 정책이 <내가 살 아파트 가격은 오르지 않고, 내가 산 아파트 가격은 오르는 것>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많은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책은 바로 저 <矛盾>을 만족시키는 정책이기 때문이죠. 주식으로 말하면 <내가 살 때는 저점이고 내가 사고 나면 올라서 내가 팔 때는 고점인 주식>을 고르는 것과 같죠.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모른다고 생각하나요? 충격 없이, 아파트를 자기 소득보다 무리해서 대출을 끼고 구입한 사람들이 신용불량자가 되어 길에 나앉지 않는 방법으로, 평생 월급 받아 모은 돈으로 그나마 하나 장만한 아파트가 <똥값>이 되어 노후가 막막해지는 상황은 만들지 않는 방법으로 부동산을 연착륙시키는 방법이 어려울 뿐이죠. 지금 상황에서 연착륙의 기미만 보여도 곡소리 내는 국민이 제법 많을 것 같은데요?

전 정당에 관계없이 아파트 가격을 잡을 마음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가격을 잡는 정권을 국민이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아파트 가격이 적당히 올라줘야 경기가 잘 돌아가니까요. 정당에 따른 차이는 어떤 정당은 약간 좌파 같지 않은 좌파 코스프레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을 잡는 척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고, 다른 정당은 그런 정책을 좀 수위가 낮게 내놓은 것뿐이죠. 

집이 <사회간접자본>인지 <상품>인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힘들고 앞서 말했듯 내가 집이 없으면 <사회간접자본>이어야 하고 집이 있으면 <상품>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가 집에 대한 인식을 조금만이라도 <사회간접자본>쪽으로 틀면 <빨갱이> 소리가 나올 게 뻔하기 때문에 결코 집값 잡는 정책은 나올 수 없고, 어떤 미친 정책이 진짜 집값을 잡으면, 아마 <탄핵> 국면으로 들어설 겁니다.

아파트 가격은 대표적인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예이기 때문에 정부가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정책>으로 떨어뜨릴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시장은 <욕하면서 보는 시청율 높은 막장 드라마> 같은 시장이에요. 진짜 아파트 값이 떨어지기를 바란다면 소위 말하는 <영끌>해서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않겠죠. 그리고 불과 5년 전만 해도 아파트 사면 취득세에 재산세도 꼬박꼬박 내면서 감가상각을 감내하는 등신이었고, 전세 사는 게 재테크였던 건 기억하시나요?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라면 <진짜로 아파트 값 잡으면 제일 먼저 곡소리 낼 주제에 까불지 말라>고 대국민 담화 할 겁니다.

[추신]

주택시장 대책에 대한 제 의견은 뭐냐구요? 제 집을 국가에 헌납할 테니 국가에서 집들 다 모아다가 저렴하게 국민에 필요에 따라 빌려주라는 입장입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는 사회간접자본이고 그 <기본적인>의 수준도 국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 집을 헌납할 각오도 되어 있고, 제 벌이의 80~90%도 세금으로 낼 생각이 있다구요. 네, 전 <빨갱이>라니까요.

 

MF[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