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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

생존신고 - 요즘 이러고 삽니다

by 만술[ME] 2020. 12. 24.

먹고 살기

얼마전 직장을 바꿨습니다. 이전 직장이 업계 순위도 높고, 그룹 재개서열도 높고, 비록 올해 제가 맡고있던 부서의 실적이 죽을 쑤기는 했어도 자리에 대해 그리 큰 <위협>을 느끼지는 않음에도 갑작스럽게 결정을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고 영리해 보이지 않는 이직을 한 이유는 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에서 그간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고, 자신은 물론 친구의 목숨도 온전치 못할 것을 알면서도 크리스토프 발츠(왈츠)가 “I’m sorry. I couldn't resist”라며 디카프리오를 쏘아죽인 이유와 같습니다. 전 이래서 출세를 못해요. (유튜브 링크)

 

옮기고 보니 연봉도 좀 오르고 뭐 장점도 제법 있더군요. 더구나 최근 이전 직장의 대표가 갑자기 바뀌고 나서의 상황은 드레스덴에 살다가 피부병도 고칠겸 온천 좀 하면서 살자고 뜬금없이 좋은 직장 때려치고 비스바덴으로 이사했더니 공교롭게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고 드레스덴에서 알던 이웃들은 슈타지 눈치보며 목숨걸고 사는 예상못한 전환이 이루어진 상황이라 <세옹지마>가 되긴 했습니다. 대표가 임원 티타임을 매일 2시간 넘게 진행하고 저녁8시에 퇴근한데요...쿠하하.



듣고 살기

쌓여 있는 음반을 효율적(?)으로 듣기 위해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만들어 들었던 건 제 블로그를 보신 분들은 아실터인데, 새해에는 더 많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더 다양하게 듣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진행하던 연주자 박스 듣기는 피아니스트와 현악주자, 지휘자로 나누어 세 개의 프로젝트로 만들고 하나의 박스를 공략하는게 아닌 제가 가진 그 연주자의 모든 음반을 다 듣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런저런 테마별 박스 세트 듣기는 <예당클래식스 박스>를 듣는 것으로 했습니다. 한때 빠져지내던 러시아 연주자들의 연주를 오랜만에 다시 집중해서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작곡가 ABC 순서별 듣기는 몇 년간 지속될 프로젝트니 그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 베토벤 250돌을 기념하기 위해 생일달인 이번 달까지 기다렸다가 (게으름 때문은 절대 아닙니다^^) 베토벤 전곡 듣기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2021년까지 계속합니다. 베토벤의 음반을 많이 가지고있는지라 이걸 다듣자면 좀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예전에 소니에서 나왔던 <마스터피스> 박스만 달랑 듣고 말기로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올해 나온 DG나 Naxos의 베토벤 기념 박스를 구입했을 테지만, 음반을 가능하면 적게 늘리고 듣는데 치중하자는 목표에 충실하고자 새로운 베토벤 박스는 건너뛰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DG박스 질러서 소니박스와 교차로 비교하며 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월급도 올랐으니 40만원 쯤이야!)



오디오 라이프

어쩌다 젠하이저의 헤드폰 앰프인 HDV 820을 들여놓고 듣고 있습니다. 주말 이외에는 스피커로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헤드폰에 의존해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은데, 공교롭게도 헤드폰 앰프가 굴러들어왔습니다. 

 

매뉴얼 들어 있는 USB 메모리가 제일 멋져요.^^



간략 리뷰를 하자면,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탄탄하게 만들어졌다는 게 들어보고 만져보면 느껴집니다. 소리는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대역 재생도 좋습니다.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소리죠. 헤드폰 앰프로 아쉬울 것이 거의 없을 것 같군요. 스테이징이 더 좋게 느껴진다는 점이 오디오넷 앰프의 헤드폰 앰프부와의 큰 차이고 나머지는 별 차이는 없지만, 오디오넷 앰프의 가격이나 오디오넷 앰프의 헤드폰부를 그냥 형식적으로 달아놓았던 것은 아니란 점을 생각하면 젠하이저 HDV 820은 매우 훌륭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딱 하나 아쉬운게 있는데, 뭔가 너무 완벽합니다. 강한 한방이랄까 거침없음이랄까 그런게 없습니다. 재즈를 무진장 잘 연주하고 잘 부르는데 악보대로 연주하는 느낌이랄까요? 평탄, 중립, 깔끔한 소리를 좋아하는 제가 그럴 정도니 다른 분들은 더 심심하다 생각하실 듯합니다.

기능상으로는 ①인디케이터가 너무 단순합니다. 조그만 LCD창이라도 하나 있거나 했으면 좋았을 것 같더군요. ②가격이 높음에도 HDMI입력이 없는 건 많이 아쉽습니다. ③USB 입력이 B타입이라 애플 이용자 입장에서는 좀 그렇습니다. 별도 케이블을 따로 장만해야 하는데, 라이트닝-USb B는 별로 없더군요. ④출시 시점이 좀 된 제품이기는 하지만 에어플레이나 크롬캐스트 지원이 되면 좋았겠습니다. ⑤단순한 헤드폰 앰프가 아니라 프리기능으로도 사용할 때는 밸런스 출력만 되고 언밸런스 출력은 지원이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⑥DAC 성능은 훌륭합니다. Sabre 32 칩은 매우 좋은 칩이지만 지금은 더 좋은 칩도 나오니 그게 들어갔다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읽고 살기

몇 년전부터 <인문-문학-철학(또는 인문 또는 예술)-장르>의 순서로 돌아가며 책을 읽는 습관을 지속하고 있는데, 새해는 인문 대신에 음악서적을 치중해서 읽으려고 합니다. 몇 년간 예술분야 책을 고르면서 음악보다는 미술쪽에 치중해왔던지라 읽고싶지만 차후에 읽자고 넘겼던 음악서적이 제법 있습니다. 아울러 제가 <풍월당>의 매니아는 아니지만 <숨어서> 응원은 하고 있는지라 출판사까지 차리고 좋은 책들을 내는데 뭔가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주수입원으로 생각되는 교육사업이 현재 불가능하니까요) 일단은 <풍월한담>을 <바람의 선물>형식으로 정기구독했고, <바람의 선물>에 실려온 책들에 더해 그간 풍월당에서 출간한 책들을 중심으로 내년을 채워볼까 합니다. 

 

<풍월한담> 관련 추가 [2021.01.06.]


블로그의 유입 키워드 중에 <풍월한담>으로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제법 있는데, 제 포스팅이 그분들을 만족시켜주는 내용은 없는 것 같아 몇 마디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비정기 무크지인 <풍월한담>은 현재 3호까지 발간 되었습니다. 1~3호까지 읽어본 느낌을 간략하게 적으면,

①1~3호로 갈수록 책도 두꺼워지고 내용도 두터워지고, 좋아집니다. 

②음악관련 해외 정간물들을 제법 많이 보았던 입장에서 <음악>을 기반으로 이정도 수준 있는 정간물을 우리글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③그간 나왔던 국내 음악관련 정간물과 비교 했을 때 <지성과 감성> 모두에서 깊은 자극을 줍니다. <풍월한담>은 <한담>이기 때문인지 <지성>을 목적으로 쓴 글도 매우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쓰였고, 읽힙니다. 부연하자면 제가 받아들이기에는 <풍월한담 2호>에서 나성인 선생이 다룬 <서정>의 영역의 특징인 <공감과 성찰>을 이끌어내는 <톤&매너>의 글들이 많으며, 이건 아마 <풍월한담>의 편집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④많지 않은 지면(광고 없는 정간물로서야 두터운 책입니다만)에 제법 큰 글자체로 헐거운 편집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그냥 읽어나가면 뚝딱 읽을 텍스트 분량이지만, ③번의 이유로 천천히 여유롭게 산책하는 느낌으로 읽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꼭지를 읽고 나서 그 꼭지에서 다루어진 음반을 듣거나 관련 글을 읽은 뒤, 다시 읽게 됩니다. 즉, 손에 들고 있게 되는 시간이 제법 되며, 다시 읽게 되는 빈도도 높습니다. 

⑤이렇게 <풍월한담>을 느리게 그리고 반복해서 읽게 되는 이유는 <풍월한담>에 담긴 글들이 <음악>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곁가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수준 있는 <한담> 같은 글들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풍월한담 2호>에 실린 장은수 선생의 글을 읽고 나면, 필립 로스의 <네메시스>를 읽지 않을 수 없고, <네메시스>를 읽고 나면 다시 장은수 선생의 글로 돌아가게 됩니다. 

⑥음악을 포함해서 예술에 대해 <지성>의 영역을 충족시켜주는 책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풍월한담>처럼 어느 햇살 좋은 오후 카페에 앉아 좋아하는 사람들과 수준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감성>의 영역까지 충족시켜주는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 오후의 모임은 1년에 몇 번 정기적으로 열리니 얼마나 좋습니까!

 


게임하기

아제로스의 명문가 폭스가문은 이미 잊혀진 전설이 되었고, 요즘은 매주 <카탄>섬의 패권을 위해 싸우거나, 향신료 팔다 신대륙으로 건너가 세력을 키우거나, 밭 늘리고 가축을 키우며 구걸 안하고 식구 먹여 살리려고 노력하거나, 유럽 철도의 패권자가 되기 위해 철도를 놓거나, 프랑스 남부 시골에서 길막고 땡깡부리다가 남의 성을 뺏으면서 땅따먹기를 하면서 놀고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을 핑계로 그걸 막으려 노력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가족들이 협력해서 하는 스타일을 좋아할지 모르겠네요.  


하이브리드 라이프

자동차를 이동수단 이외의 다른 용도로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차는 그냥 폐차할 때까지 타고 다니곤 했는데, 아버지께서 나이먹고 그렇게 사는 아들이 불쌍했는지, 그런 차에 귀한 손주들을 태우고 다닌다는 사실이 걱정이 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날 갑자기 차를 사라고 돈을 주셨습니다. 차에 대한 로망이라는게 페라리 정도가 아니면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었고 얼마라도 더 보태서 구입한다면 선택지도 늘어났겠지만, 주신 돈을 남기기도 그렇고 더 쓰는 것도 원하지 않았으며, 세단 이외에는 구입할 생각이 없었으니 간단하게 어떤차를 살지 결정되었습니다. 평소 차를 새로 살 일이 있다면 하이브리드를 사겠다고 생각했었기에 하이브리드로 구입했구요. 오래전 일본에서 프리우스 1세대를 보며 다음에는 하이브리드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20년이 흘러 드디어 하이브리드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생각의 시점이후 첫 차량 <구매>인지라 어찌 되었건 (별로 지킬생각도 없었고 중요하게도 생각않던) 약속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소견과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시대적 요청이야 전기차로 가야겠지만, 아직은 불편한 상황에서 순수내연기관 차에 대한 대안 또는 강력한 대체재라 생각합니다. 흔히 연 몇만을 타느냐로 하이브리드의 실효성을 따지는데, 저는 ①친환경적인 트랜드와 최소한의 환경에 대한 의무감 ②동급 대비 강한 파워와 주행 능력 ③적은 진동과 소음 등 보다 편안한 승차감 때문에라도 연간 주행거리와 무관하게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연료비 절감은 <부수적> 효과라 생각합니다.

대충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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