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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

그 당, 그 언론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가?

by 만술[ME] 2016. 9. 1.

시사주간지 S의 정기구독을 취소하는 사람들에게 대응해서 S가 현재의 우리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따라서 과오와 상관없이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S를 구독하지 않고 인터넷판으로 관심 있는 기사를 어쩌다 읽는 입장에서는 S가 M인증을 하건, 독자를 우습게 알 건 그건 자기들 알아서 할 바라 생각하지만, S가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좀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링크된 글만 읽어도 어떤 논쟁인지 알 수 있음에도 S라는 이니셜로 지칭하는 것은 이 문제가 J당의 문제와 같이 비단 시사 주간지 하나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S가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 위해서는 아마도 다음의 몇 가지 기능 중 하나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1. 소위 말하는 조중동에 대항하여 <맞든 틀리든 내 생각과 전혀 다르거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짚어 주는 언론>으로 기능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1)S는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 유일한 매체가 아니며, (2)S가 조중동과 달리 저격하려는 세력들의 전략이 너무 세련되어 속기 쉽다거나 S를 읽는 독자들이 순진해서 그 세력들의 진실을 몰라볼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S를 읽을 정도의 사람들이면 그 세력들이 나쁜 놈인 건 알고, 왜 나쁜지도 대충은 아는데, S의 기사들은 확인 또는 증거보강 정도의 역할만 수행할 뿐이라는 거죠. S가 없다고 그 사람들이 조중동의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큰 오만이죠.

아울러 문제의 기사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짚어> 준 것이 아니고 독자들이 아는 부분에 대해 S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불과합니다. 

2. S의 존재가 <세력들>의 두려움으로 기능해서 <세력들>이 전횡을 휘두르는 데 걸림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세력들>이 무서워할 만한 힘을 S가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겁니다. S의 독자라면 어차피 <세력들>과는 가는 길이 다른 계층일 것이고, <세력들>이 무서워(한다기보다는 좀 이런 기사는 안 봤음 하는) 사람들은 S를 안 봐요. S에 뭐라고 나왔다고 이야기 해도 안 믿어요. 

따라서 K신문의 사례와 같이 접대받으러 나간 자리에서 접대하는 측에서 (그쪽 입장에서는) 실수한 것을 옳다구나 특종으로 잡아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리고 그 내용이 조중동에서도 뭔가 팔아먹을 만한 구미가 당기는 내용(개와 돼지의 레토릭)이 아니고서는 딱히 눈치 보일 일도 없다는 거죠.

물론 예전에 언론 관련 담당할 때 S같은 언론도 눈치는 보긴 봤습니다만, 그건 예의상이거나 행여 개와 돼지 사건처럼 조중동이 좋아할만한 헤드라인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그 언론이 <힘>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예전에 좀 도움이나 될까 해서 H신문에 광고라도 내려고 하면 <H보는 사람 중에 우리 제품 살 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었어요. (그나마 제가 언론과 광고 담당하던 시점에만 그 회사에서 H신문에 광고를 내곤 했고, 이전에나 이후에는 전무합니다.)

3. S의 존재가 어떤 사회운동의 기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S가 이런 목적으로 창간되지도 않았고, 이런 기능을 수행하지도 않아 왔습니다. 아울러 M사태를 볼 때 이런 기능을 수행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장황하게 썼지만, 결론 - (미러링으로 답하겠습니다)  잘봐줘야 S 같은 잡지는 역시 ‘없으면 안 되는’ 쪽보다는 ‘있어서 좋은’ 쪽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J당이건 S잡지건 중요한건 그 당이 미흡하나마 지지율을 얻고, 그 잡지를 사람들이 읽게 된 건 그 당의 목소리, 그 잡지의 글들에 애초 관심 없는 사람들이 어느날 갑작스런 관심으로 주목하게 된 것이 아니라, 그 당을 지지하고 그 잡지를 읽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주변에 추천하고 설득한 결과란 겁니다. 


니들은 니들이 잘난 줄 알지만, 니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내 주변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어, 그 사람들은 내가 이거 한번 들어보라고 해야 한번 들어볼까 말까 하거든! (아니면 이런 걸로 대화할 필요 없는 선수들이거나...)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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