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정리해 보는 2022년에 대한 후일담과 2023년에 대한 약간의 기대입니다.
[가정 생활]
아이들은 여전히 건강하게 잘 자라고, 큰 문제없이 학교도 다니고 있습니다. <사교육 제로>를 시행하고 있기에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도 없고 아내가 <당근>에 취미를 붙여 작금의 경제상황에도 저축은 늘고 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처럼 추락한 아파트 가격과 주식가격으로 자산평가 손실이 엄청납니다만, 오를 때도 그리 신경을 안 썼던지라 내버려두면 원금은 찾겠지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1인 딸아이는 아직 이런저런 전시회나 공연에 잘 따라다닙니다만, 고1인 아들은 대부분 집에서 게임을 하는 것을 선호해서 이런 저런 비용을 줄여주고는 있습니다. 아직 보드게임에는 참여하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회사 생활]
이쪽 업역이 연초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 달성할 것을 거의 기대 안 하고 하달받는 스타일이라 연말에 목표 달성할 일은 거의 없는 데, 올해 제가 맡은 본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법 성과가 좋아서 95% 정도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덕분에 저도 1년 연장이 되어 최소한 한 해는 더 월급을 받고 살 수 있게 됐습니다.
내년은 지금과 같은 금융 상황과 경기가 이어진다면 매우 어려울 것이 분명한데, 복안은 있지만 딱히 대책은 없습니다. 걱정인 게 제가 맡은 본부가 올해 회사 실적의 약 70%를 책임졌고, 내년에도 목표로 보면 65%는 해야 하는 데다, 영업이익을 따지면 회사 이익의 90% 이상이 저희 본부에서 나오는 구조라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복안>대로만 된다면 상반기는 적당히 선방하고 하반기 반전을 노려볼 수 있는데, 하반기 경기와 금융이 어떨지가 관건입니다.
[문화 생활]
작년 말부터 정말 오랜만에 <그래모폰>를 다시 정기구독하는데, <그래모폰>이 <타이달>을 만나니 들을 음반이 넘쳐납니다. 덕분에 소위 <음악 듣기 프로젝트>는 소홀해져서 지지부진이고, 신보 위주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실연은 코로나 아니어도 거의 갈 일이 없습니다. 음악회 티켓 가격이 너무 올라서 그 돈을 모으면 오디오를 바꿀 판입니다. 몇 년 전 수년간 예당 리사이틀홀 중심의 콘서트 고어 생활을 하면서 월 10회가량의 음악회를 즐겼는데, 내년에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저렴하고 알찬 연주회 중심으로 다시 시작해 볼까 합니다.
미술이나 전시 관련해서 가장 최근의 관람은 <합스부르크전>이었는데, 이번에도 벤야민이 말한 <아우라>의 중요성을 깊이 체험했습니다. 음악회만큼은 아니지만, 전시회 가격도 만만치 않고 따라서 내년에도 얼리버드로 싸게 즐기는 정도에서 유명 전시는 정리하고, 덜 유명하지만 알차고 저렴한 전시 중심으로 다니려 합니다. 코로나도 안정화되고, 해외여행 특수도 잦아들면 다시 해외로 나가 <아우라>를 느끼며 관람할 날이 오겠죠.
[지름 생활]
음악 스트리밍을 위해 <블루사운드 노드>를 지른 것 이외에 별다른 지름은 없습니다. 애플워치는 선물 받은 것이라 지름이라고 할 수는 없고요.
집에서 스피커보다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더 많은 데, 작년 베이어다이내믹 T1 2세대를 떠나보내고 여전히 DT 88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상세히 언급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T1이 좋기는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DT 880 보다 아주 조금 좋은 정도라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물론 이 아주 조금을 위해 다들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는 있지만 말이죠. 아무튼 10년이 넘은 헤드폰을 계속 쓰는 게 지겹고, 감상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무선>의 매력도 좋은 것 같아 이런저런 헤드폰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애플의 에어팟 맥스인데, 에어팟 맥스를 사는 이유라면 음악보다는 영화를 혼자 볼 때, 그리고 그러자면 애플 TV도 함께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더군요. 결국은 그냥 음악에 치중하자는 생각이 들어 좋아하는 브랜드인 베이어다이내믹의 아미론 와이어리스 버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에 포컬에서 베티스를 출시했고 평도 괜찮아서 베이어다이내믹 소리를 10년을 들었고, 아미론 와이어리스는 나온 지도 오래되었으니 브랜드를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티스의 경우 유선연결을 하면 포컬의 유선 헤드폰 느낌까지 난다고 해서 더 마음에 들었죠. 그런데 베티스는 유선의 경우도 패시브 연결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여지더군요. 결국 어차피 아웃도어에서 들을 일 없는데 유선으로 가는 게 음질면에서 낫지 않겠냐, 그러면 포컬의 유선 헤드폰도 고려하자 하고 뒤지니 래디언스(밀폐형)이나 클리어 MG(오픈형)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클리어 MG까지 검토 대상이 되니 새 헤드폰 구입을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색해지더군요. 유선에 오픈형이면 지금 큰 불만 없이 쓰고 있는 DT 880과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요. 아무튼 청음을 해보고 결정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 생활]
WoW의 새로운 확장팩이 발매되었습니다. <군단> 때 중단했기에 제법 오랜 시간을 쉬어온 WoW지만 여전히 다시 복귀하고픈 마음은 있었기에, 오랜만에 새로 설치를 해봤습니다. 예전에는 시간제 결제방식도 있었는데, 이제는 기간결제 방식 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하는 김에 25% 할인에 이런저런 탈것도 주는 1년 결제(176,000원)를 할까 생각했는데, 20 레벨까지는 체험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는 새 캐릭터를 만들어 시작해 봤습니다. 죽기-전사-흑마-사제-술사를 모두 대격변 레이드까지 해봤고 죽기가 주 캐릭터였지만 첫 캐릭터가 인간 흑마였기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에 인간 흑마로 시작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애드온이 없어도 될 정도로 편해졌고, 조금 레벨을 올린 뒤 계정템을 입혔지만, 계정템 없어도 문제없을 정도로 캐릭터가 강해졌고, 퀘스트도 쉬워졌더군요. WoW의 MMO 요소보다는 RPG 요소를 좋아했던지라 여전히 퀘스트가 재미있지만, 오랜만에 하기 때문인지, 지하나 실내에서는 멀미가 나서 오래 못하겠더군요. 이 멀미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나이 탓인지 몰라서 일단은 1년 결제를 미루었습니다. 과연 제가 복귀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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